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부지 이전을 반대하는 이성장(가운데) 비대위원장과 윤순미(오른쪽) 침산1동 주민자치위원장, 김진석(왼쪽) 산격1동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위원이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삭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재용 기자

대구 북구 주민이 국립문화시설을 달성군으로 이전하는 대구시를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주민을 대표하는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들은 눈물의 삭발식까지 단행했다.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부지를 옛 경북도청터에서 달성군으로 옮기는 대구시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판하면서다.

북구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결성된 ‘도청후적지 문화예술허브 달성군 변경추진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도청 후적지 개발 변경 추진 반대집회를 열었다. 산격청사 앞 교통섬과 인근 인도를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주민이 집회에 참석했다. 앞서 경찰에 신고된 집회참가 인원은 500명이다.

비대위는 홍 시장이 지난 5일 김동우 문화체육관광국장을 통해 도청 후적지에 건립하기로 한 문화예술허브(국립근대미술관·국립뮤지컬콤플렉스)를 달성군 대구교도소 후적지로 옮기겠다고 밝혔으나 두 국립문화시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공약사항으로 도청 후적지에 건립하기로 한 공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홍 시장도 같은 약속을 한 사안이라며 시가 사업지 변경의 주된 이유로 공약 조기이행을 주장하지만, 사업지 변경과 관련해 북구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어떤 의견수렴 절차 없이 날치기로 발표한 것은 북구 45만 명의 구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부지 이전을 반대하는 이성장(가운데) 비대위원장이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한 후 눈물을 흘리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재용 기자

이날 주민 대표단은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부지 이전 철회를 촉구하며 삭발을 감행했다. 이성장(북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회장) 비대위원장과 윤순미 침산1동 주민자치위원장, 김진석 산격1동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위원 등 3명은 비대위 규탄발언 직후 산격청사 앞 교통섬에 마련한 단상 위에 올라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 비대위원장과 윤 위원장은 삭발식을 지켜보던 주민이 함께 눈물을 흘리며 부지 이전 철회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윤순미 침산1도 주민자치위원장은 “북구는 지금 홍준표 시장으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다”며 “북구를 위해 싸울 것이며 주민 전부 다 함께 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울먹였다.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원안 추진을 촉구하는 이성장(가운데) 비대위원장과 윤순미(오른쪽) 침산1동 주미자치위원장, 김진석(왼쪽) 산격1동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위원이 울먹이며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재용 기자

이성장 비대위원장은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이어 도청 후적지 문화예술허브 달성군 변경 추진에 대한 홍 시장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이전 발표에 민의의 대변자인 지역 정치권은 침묵과 방관으로 그 존재감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우리 북구 구민은 스스로 일어서서 이 사태를 해결하라고 북구 23개동 주민자치위원회와 각 동 230개 단체, 그리고 700개 통장을 대표해 궐기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삭발식을 하게 된 것은 구민 대표 회장인 제가 우리의 뜻이 관철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결기를 모으고, 그 뜻을 이루고자 한 것”이라며 “똘똘 뭉쳐 원래 약속대로 북구에 문화예술허브가 건립될 수 있을 때까지 투쟁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외쳤다.
 

대구 북구 구민이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부지 이전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재용 기자

비대위는 이날 대구시와 홍 시장을 향해 △문화체육관광부 용역 중단 거짓말 한 책임자 문책 △특정 구·군이 아닌 상식과 공정이 빛나는 대구 발전을 위한 노력 △대구 시민 누구나 공감하고 균형 있는 성장을 누리는 50년 미래 도시 재배치 △대구시 혁신 위한 신청사 추진과 임시청사 이전 조속 추진 △균형 있는 대구 발전, 균형 있는 시각과 인재 활용 등을 촉구했다.
 

대구 북구 구민이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부지 이전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재용 기자

비대위는 “다섯 가지 주장은 모두 홍 시장의 주장과 다름 없다”며 “충분히 공감할 이 의견을 시정에 반영함으로써 진정한 대구시장으로 시민을 위한 시정을 적극 추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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