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외 온도 차 5℃ 유지하고 증상 지속되면 '레이오넬라균' 의심

대구시 칠성시장의 한 가게는 손님맞을 준비로 에어컨 및 실외기에 물줄기를 뿜으며 제품을 닦고 있다.경북일보DB
연일 무더위와 장마로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에어컨 등 냉방 장치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차가운 공기에 반복적으로 오랜 시간 노출되면 ‘냉방병’에 걸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냉방병에 걸리면 가벼운 감기, 두통, 몸살, 복통, 설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주된 원인은 자율신경계의 기능 저하다. 실내외 온도 차가 5℃ 이상 되는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혈관이 빠르게 수축하고 혈액 순환과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해 냉방병 증상이 나타난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 차를 5℃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우리 몸은 주변 온도에 맞춰 1~2주간 천천히 적응하는 체계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또 자주 사용하는 냉각기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필터 청소 주기 역시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에어컨을 가동할 때도 1시간가량 가동하면 약 30분의 정지 시간을 거쳐야 하며, 주기적인 환기도 필요하다.

에어컨 가동으로 실내 수분이 응결돼 습도가 30~40%까지 낮아지면 몸속의 호흡기 점막이 건조되면서 인후염과 감기 증상과 두통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냉방병 증상이 오래 지속될 때는 ‘레지오넬라균’ 감염도 의심해야 한다. 이는 냉각수와 공기가 세균으로 오염된 청결하지 못한 냉방기기를 통해 주로 전파된다.

특히 같은 냉각기를 쓰는 건물 내에 순식간에 퍼져나가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냉방병은 기침과 발열 등 경미한 호흡기 증상이 찾아오기 때문에 유사한 증상인 결핵과 헷갈리기 쉬워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차이점을 알아두면 건강한 여름철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냉방병은 콧물과 인후통, 두통 등이 동반되는 데 반해 결핵은 2주 이상 장기간 기침이 계속되며 객혈, 체중 감소 등 눈에 보이는 신체변화가 훨씬 뚜렷하다.

냉방병에 걸렸다면 체온을 높게 유지하고 휴식을 충분히 취하면서 과도한 냉방 환경에서 멀어진다면 개선이 가능하다.

권규호 예천권병원 병원장은 “두통과 인후통, 콧물 등 냉방병으로 진료를 보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냉방병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하고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수면, 건전한 식습관 등의 건강관리를 통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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