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계승 위해 통합 시립 궁도장 건립 추진"

상주시 용운정 소속 하용준 궁사.
상주시 용운정 소속 하용준 궁사.

“상주 궁도인의 화합과 일치된 목소리로 가장 오래된 전통문화인 궁도를 계승 발전시키고, 상주 궁도의 위상을 널리 알리겠다.”

경상북도 궁도 대표선수로서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침체한 상주 궁도의 재도약 중심에 선 하용준 궁사의 당찬 포부다.

무려 6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상주 궁도에 자부심을 가진다는 하용준 궁사를 만나 상주 궁도와의 인연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경상북도 대표팀으로 참가한 ‘2023년 전국생활체육대축전’ 경북대표팀 종합우승을 견인한 하용준 궁사(뒷줄 왼쪽 두번째).

△하용준 궁사와 상주 궁도의 인연

지난 2017년 궁도에 입문한 하용준 궁사는 그해 열린 ‘제3회 예천세계활축제 기념 전국 남녀궁도대회’에서 5위에 오르며 놀라운 솜씨를 알렸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안동민속활쏘기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개인 사정으로 2년간 궁도를 쉬었던 하 궁사는 지난 2022년 고령에서 열린 경상북도 남녀궁도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실력을 뽐냈다. 이어 올해 4월 치러진 전국 생활체육대축전 궁도 부문에서 경상북도 대표로 참가한 하용준 궁사는 경상북도의 종합우승과 단체전 3위의 우수한 성적을 견인했다.
 

2023년 4월 열린 ‘전국생활대축전 궁도대회’에 경북대표선수로 출전해 단체전 3위와 경북팀 종합우승의 주역 하용준 궁사.

또 지난 7월 ‘봉화 청량정 개정 10주년 기념 경북남녀궁도대회’에서 장년부 우승을 차지하고, 이어 열린 ‘중부지구(경북·강원·충청) 남녀궁도대회’에서도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지난 8월 열린 상주시장기 대회 우승까지 올해만 3번의 개인전 우승을 차지해 상주 궁도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하용준 궁사는 “역대 어느 때보다 상주 궁도의 입상 성적이 높아지고 있다”며 “침체하던 상주 궁도가 물실호기의 자세로 상주 궁도의 위상이 재정립되길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용준 궁사(왼쪽 첫번째)가 지난 7월 열린 ‘중부지구(경북·강원·충청) 남녀궁도대회’에서 일반부 우승을 차지해 상을 받고 있다.

△상주 궁도의 역사

역사적 문헌 기록에서 상주 궁도 역사는 조선 초기로 알 수 있다. 조선 인조 때 부제학을 지낸 이준(1560~1635)은 향사당중건기(鄕射堂重建記)라는 글을 통해 ‘향사당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은 예악을 다하고 덕행을 세우는 일에 활쏘기보다 더 좋은 것이 없으므로...(중략)’라고 밝히고 있다.

‘향사당’은 지현(知縣, 조선 초기 현감 벼슬) 한순(韓順)이 창건하고 몸소 그 일을 감독하며 편액을 새겨 벽에 걸었다.

임진왜란 때 강당과 편액이 모두 불탔는데 19년이 지난 경술년에 한순의 손자인 한중영이 향정(鄕正)이 되어 옛날 터를 그대로 복원하였다고 전해진다. 조선 초기 ‘향사당’은 상주 읍성 북문 밖에 설치돼 그곳에서 상주의 선비들이 술을 마시며 활쏘기를 즐겼음 직하다.
 

궁도대회에 참가한 하용준 궁사가 활시위를 당기며 집중하는 뒷모습.

△상주 궁도의 현재

최근 상주 궁도는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주시는 시내 남산의 상무정, 중동면 낙동강변의 충의정, 공성면 초오리의 용운정 등 궁도장 세 곳이 있다. 하지만 이들 위치가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무정은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남산에 위치해 산책로 위로 활쏘기를 하는 위험성이 있고, 충의정과 용운정은 강·천변에 위치해 정식 건물을 지을 수 없는 형편이다. 그동안 소수의 부적절한 언행이 상주 궁도계 전체에 영향을 끼쳐 불신이 팽배해지고 기나긴 침체에 빠져들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상주시 궁도인의 화합이 전통문화 창달의 밑거름이 된다”며 “현실 인식과 겸허한 자세로 궁도인의 친목과 단결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앞으로의 계획

지난 8월 상주시 궁도협회는 잘못된 관행을 탈피하고 새로 출범했다. 대내외적인 다양한 대회에서 크게 성적을 내자 상주 궁도계도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고무적이다.

하용준 궁사는 “모든 상주 궁도인은 불철주야 습사(習射, 연습으로 활쏘기를 하는 것)를 통해 각종 대회에서 입상을 목표하고 있다”며 “바야흐로 상주의 궁도가 다시 크게 활갯짓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서라도 오랜 숙원인 통합 시립 궁도장의 건립과 개정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김범진 기자
김범진 기자 goldf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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