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설비 공사, 27일 입찰 마감…현대·삼성·대우 '3파전' 구도
'정치적 외풍' 변수 작용 우려도…울진군민들, 상생 협력 기대

신한울 3·4호기 부지 전경.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기사회생(起死回生)한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수주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지역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진 군민은 마지막 원전 건설인 만큼 지역 상생에 가장 앞장서는 업체가 수주하길 기대하면서 적극적인 상호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는 총 3개 컨소시엄으로 구성됐다.

신한울 1·2호기 건설을 맡은 현대건설(두산에너빌리티·포스코이앤씨)과 신고리 5, 6호기 건설 대표사인 삼성물산(GS건설·DL이앤씨), 신월성 1·2호기 건설 대표사였던 대우건설(SK에코플랜트·금호건설)이 각각 팀을 꾸려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시공능력평가로 보면 현대건설(2위), 삼성물산(1위), 대우건설(3위)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번 입찰은 11조 원 규모의 총 사업비 중 2~3조 원에 달하는 주설비 공사다.

현대건설은 지난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따른 원전 안전성 보완을 이유로 강도 높은 시설 개선(?) 요구 꼼수로 준공이 계속 미뤄지면서 적잖은 손실을 봤다.

건설사는 계약된 공사 기간 안에 준공해야만 적정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곧 돈으로 해석된다.

현대건설은 수준 높은 시공 능력을 필두로 든든한 컨소시엄 협력사 그리고 10년간 이어왔던 울진 주민들과의 상생 협력안을 덧붙여 최적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세탁, 영정사진, 벽화 그리기, 집수리 봉사 등을 펼치며 신뢰를 쌓았고, 마지막 원전 건설을 통해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했다.

삼성물산은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를 신설하고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영업을 전담하는 원전영업그룹을 설치했다.

삼성과 한배를 탄 DL이앤씨도 원자력 영업분야와 원자력사업실을 신설 및 격상하는 등 조직 재정비로 발을 맞추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3년 신월성 1·2호기 주설비 공사 수주 뒤 20년 만에 대표사로 뛰어들었다.

대우건설은 한수원과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로 구성된 팀 코리아에 참여해 지난달 31일 체코 신규 원전(1200MW급) 수주를 위한 최종 입찰서를 제출하는 등 원전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국내 건설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신한울 3·4호기 건설 수주전’은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술과 시공능력 외에 정치적 외풍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업체마다 이번 원전 건설 수주에 사활을 걸었고 평가서만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우려에 한수원도 전임직원을 대상으로 입찰 참여업체와 상호 접촉을 절대 금지하고 직무 관련 범죄가 발견될 경우 즉시 고발 또는 수사 의뢰할 것을 공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시공계획 항목에서의 배점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된다”면서 “업체마다 쟁쟁한 계획서 제출로 인해 아마도 최종 승자는 근소한 점수 차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입찰 평가 마감은 오는 27일까지며, 개찰 결과는 30일 그리고 본계약 체결은 12월 초로 예정돼 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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