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초등학교, 민주시민교육 선도학교 학년 프로젝트
미래 군수 선거·공약 제시…실천과정 등 편지로 전달

수비초 4학년 학생들이 당을 만들어 소멸 위기 영양을 구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지역 초등학생들이 정당을 만들고 선거를 통해 소멸위기에 처한 영양군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영양 수비초등학교(교장 임병제) 4학년 학생들은 민주시민교육 선도학교 학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소멸위기 영양군을 지켜라!’ 프로젝트 학습을 마무리했다.

지난 2개월간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어린이의 시각에서 인구 소멸위기에 직면한 영양군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기 위해 계획된 학습으로 4학년 국어·사회·미술 등의 교과 융합형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지역의 문제점은 ‘학생 수가 너무 적다’ ‘학생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 ‘치과, 가정의학과 정도의 병원밖에 없어서 불편하다’ 등의 여러 의견들이 나왔다.

이후 2022년 영양군수 후보 토론회 영상을 보면서 당시 영양군수 후보들이 말한 공약의 내용을 파악했다. 어린이들 스스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있는지 살펴봤다.

“영양군의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린이를 위한 정책이 꼭 필요한데 후보들의 공약에 그것이 부족한 것 같다”며 어린이가 행복한 미래 영양의 대표를 어린이 중에서 뽑아보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각자가 준비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비슷한 정책을 만든 학생들끼리 모여 당을 만들고, 각 정당의 대표들과 당원들은 영양군 발전을 위한 자신들의 공약을 다듬어 광고지·로고송·피켓 등의 홍보자료를 만들어 전교생을 대상으로 미래 영양군수 선거와 각 후보들의 공약을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호 1번 누리당 소속 학생들은 무료버스 운행 실시, 마을회관에 어린이 공간 마련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기호 2번 영양의 힘 소속 학생들은 영양군 주민 모두에게 일상지원금 지급, 면마다 지역아동센터 설치 등의 공약을, 마지막 기호 3번 아이사랑 소속 학생들은 수영장 추가 설치와 생활체육 프로그램 운영, 찾아가는 이동 병원 운영 등의 공약으로 인구 극복 대안을 제시했다.

전교생 및 전 교원을 대상으로 투표에서 수비초 미래 영양군수로는 일상지원금 지급, 면마다 지역아동센터 설치를 약속한 기호 2번 영양의 힘 대표가 당선됐다.

4학년 담임 이아름교사는 이번 프로젝트학습의 전 과정을 연극 대본으로 다듬어 학생들과 동일한 제목 ‘소멸위기 영양군을 지켜라!’의 연극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프로젝트학습의 마지막은 오도창 현 영양군수에게 학생들이 만든 공약을 소개하고 앞으로 주민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군정을 잘 펼쳐달라는 부탁 등 그동안의 실천과정과 연극 영상을 담아 편지를 쓰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배도원(수비초4) 학생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구들과 고민했던 과정이 뜻깊었다. 앞으로 우리 지역의 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양수발전소 설치를 위해 어른들이 힘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앞으로 우리 영양이 더욱 발전해서 어린이들이 행복한 영양이 됐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임병제 수비초등학교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일에 참여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학생이 주도적으로 배움을 계획하고 실천하고 성찰하는 배움의 장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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