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반디트라소

최용대 작가.
경북 청도 출신인 최용대 작가(1963년생)의 개인전이 2024년 새해를 맞이하는 1월 10일부터 갤러리 반디트라소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춘수 시인의 타계 20주기를 맞아 포르체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판될 김춘수 시화 집 ‘꽃인 듯 눈물인 듯’과 함께 선보이는 전시이다.

1999년 처음 시작된 김춘수 시인과 최용대 작가의 인연은 2001년 시·판화 집, 2005년 유고작으로 출간된 시화 집 작업으로 이어졌다.

20년의 시간을 관통해 김춘수 시인의 시와 최용대 작가의 그림을 함께 녹여낸 시화집이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완전한 완성본으로 세상에 나오게 됐다.

김춘수 詩人 초상.
김춘수 시인이 작고한 지 20주기에 되는 해에 맞춰 다시 세상에 내보이는 이 책은 2005년 당시 유고작으로 출간됐다.

당시 시와 그림이 완전히 하나로 융합된 문학적 실험으로써의 시화집이라는 김춘수 시인의 기획 의도가 제대로 담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기획자와 출판사로부터 책을 ‘완성본’으로 다시 출간해야 한다는 제안에 최용대 작가의 기쁜 응답과 함께 전시가 이뤄지게 됐다.

시화집 표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최용대 작가의 30여점의 신작들은 작가 스스로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 작업한 작품들로 오랫동안 작업했던 ‘숲’ 시리즈에서 벗어나 내면에 잠재돼 있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유롭게 그려낸 작업들이다.

그는 20여 년간 숲 LA FORET 라는 타이틀로 작업해왔다. 삶과 죽음 사이의 존재와 부재를 표현함에 많은 시간을 수행자처럼 정진하듯 작업해왔고 자연을 주제로 설치 작업에도 몰두해왔다. 그런 그가 이제 ‘숲’을 떠났다. 관념의 틀을 벗어나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추상적인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화면 안에 스퀴즈를 사용하거나 더러 붓과 함께 혹은 붓만 쓰기도 하는 작가는 작가의 신체가 직접적으로 화폭에 밀착되면서 생생하게 전달된다. 캔버스의 화면은 스퀴즈 기법, 혹은 붓질로 남긴 화면들이 다시 물감의 층으로 균일하게 덮거나 헝겊으로 닦아 내거나, 혹은 물티슈를 이용해 문지른다. 이는 ‘숲’연작의 블러링 효과와 유사하나, 최근에 선보이는 ‘Inner Language; 내면의 언어’작품들은 이를 보다 더 밀고 나간 그림이다.

최용대 작가는 프랑스에서 1993년부터 1998년 6년동안 프랑스에서 작품활동을 활발히 했다.

프랑스 비유지프(Villejuif) 시립미술학교 Atelier Nicolas STAVRO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벨기에 브뤼쥬 국제미술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작가로 이미 한국에서 화가로 활동을 시작한 후에도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프랑스 유학을 결심한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김춘수, 이병률, 이수익 시인들과의 작업, 시와 그림을 통해 콜라보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데, 특히 20년 만에 비로소 완전하게 재출판되는 김춘수 시인과의 시화집 ‘꽃인 듯 눈물인 듯’은 물론, 2022년 이병률 시인의 ‘저기 붉고도 푸른 인연이/ 최용대 작가의 전시에 부쳐’, 2020년에는 이수익 시인의 시집 ‘조용한 폭발’에 수록된 ‘두 손에 대하여/서양화가 최용대의 화폭을 보며’가 수록됐다. 그림도 일종의 언어라고 말하는 그는 특히 계간지, 월간 잡지 등에 글과 그림을 자주 발표해왔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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