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대표 차액 가로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예산 지원을 대폭 늘리고 있는 가운데 보육 예산의 상당액이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운영 예산의 80%를 정부 보조에 의존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산하 경주근로복지공단 어린이 집(정부예산 80%, 공단지원금 20%)대표가 보육시설 공금횡령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것.

형식적인 지도 점검으로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공무원 등은 직무 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주경찰서는 25일 K어린이 집 대표 김모씨(41·경주시 충효동)를 공금횡령 혐의로 구속하고 같은 어린이집 사무장 김모씨(39·울산시 북구 무거동)를 배임으로, 경주시청 공무원 안모씨는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어린이집 대표 김모씨는 2003년 경주시에 신고된 정원 131명에서 14명을 초과 모집해 초과 인원에서 발생한 수업료를 현금으로 받는 방법으로 이달까지 총 4천400여만원을 받아 개인용도로 횡령한 혐의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씨는 정상적인 보육료 이외에 원칙적으로 금지된 기타 잡부금에 대해서도 보호자들에게 보육비 납입통장으로 입금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지난해 4월부터 발레와 영어 수업료 명목으로 최근까지 총 6천100여만원을 챙겨 이중 1천200여만원을 강사료를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을 개인용도로 횡령한 혐의다.

또 김씨는 원생들의 급식 메뉴로 쇠고기를 먹인다고 하면서 돼지고기를 먹이며 발생한 급식예산을 횡령하고, 입학금 명목으로 6만원을 받아 이중 1만원을 가로채고, 앨범대금을 별도로 수금하는 방법 등으로 4천여만원을 챙기는 등 총 1억3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이밖에 김씨는 2003년 4월께 사무원 김모씨(여·33)의 출산 휴가시 자신의 처 이모씨가 사무원을 대신해 업무를 본 것처럼 허위서류를 작성해 180만원의 상당을 부당하게 취득케 하고 아동 수송용 차량에 주유할 유류 출고증을 주유소로부터 미리 받아 자신의 소유 승용차에 유류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200만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다.

경찰은 또 어린이 집 관리 현황을 제대로 지도 점검에 나서야할 경주시청 담당 공무원 안모씨에 대해서도 2003년 12월 5일부터 지난해 7월 16일까지 2회에 걸친 점검을 한것처럼 보육시설점검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직무상 위법행위를 포착하고 불구속 입건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역내 어린이 집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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