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현역 주호영 의원에 정상환·오창균 등 도전장
민주당선 강민구 출사표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면서도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김부겸 후보가 민주당 깃발을 꽂았던 대구 수성갑은 여전히 대구의 ‘정치 1번지’다.

17대부터 20대까지 수성을에서 내리 4선을 했다가 21대 총선 때 수성갑으로 옮겨 5선 고지를 밟은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6선 고지에 오를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국민의힘 예비후보 3명이 공천장을 받기 위해 ‘새 인물’을 내세우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공천 결과가 주목된다.

주호영 의원의 능인고 후배인 정상환 변호사가 날을 세우고 있다.

그는 주 의원이 수성을에서 수성갑으로 옮긴 탓에 동일지역구 3선 이상의 경우 15% 감점되는 페널티를 적용받지 않은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반발했다. 21대 총선 당시 수성갑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모든 후보가 압도적인 차이로 현역 김부겸 의원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던 점을 고려하면 주 의원에 대한 페널티 미적용은 공평·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중진’ 페널티 적용 대상에 주 의원을 포함시켰다.

주 의원은 만에 하나 3선 페널티 15% 적용과 당무 감사 평가 감점 등으로 국민의힘 공천장을 못받는다 하더라도 수성갑에 무소속 출마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선 페널티 적용을 당장 수긍하지 않는 주호영 의원은 “당의 요청으로 수성을 대신 수성갑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수성갑에서는 초선인 상황인데도 오히려 감점을 줘야한다는 건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의 중심을 잡으면서 대표할 다선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군부대 이전·대구경북신공항 건설 등 대구와 경북의 큰 프로젝트를 책임질 적임자가 바로 주호영”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특임장관과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화려한 이력을 지닌 주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정 변호사는 “지역적으로는 20년 동안 국회의원을 지낸 주호영 의원에 대한 주민의 피로도가 높고, 지역발전 성과가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의 ‘6선 국회의장’ 기대론에 대해서도 정 변호사는 “‘5선’을 해서 보여준 역량이 한 번 더 한다고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는 없다고 본다.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국회의원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정상환 예비후보는 대구 능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대구지검 의성지청장과 특수부장·서울중앙지검 부장·인천지검 부천지청장·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그는 청년인구 유출이 유독 심각한 수성구를 잘 키워서 전 세계 인재가 모이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연구원장을 지낸 오창균 동서미래포럼 상임대표도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내세우며 주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우리 지역에서 6선 국회의원과 의장이 나오는 것도 좋겠지만 개인의 영광일 뿐”이라면서 “개인의 영광을 위해 표를 바칠 필요는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주 의원의 20년 의정활동에 대한 주민의 평가가 이뤄지고 있고, 그런 부분에서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사고·새로운 정치를 위한 시민의 욕구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인물·새로운 사고·새로운 정치를 필요로 하는 시대 요구에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하는 오창균 예비후보는 고산·연호권에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디지털·비즈니스 서비스 자족도시 조성, EBS와 교육부 유치 등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또 ‘수성구 재개발·재건축’‘신속성·경제성 동시 확보’‘금호강에 시지와 안심을 잇는 신교량 건설’‘시지에 상급 수준의 대형 종합병원 유치’ 등 굵직한 사업도 약속했다.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한 데 이어 국민의힘 대구시당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현 예비후보는 로봇 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련 대기업과 로봇 전문 대학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으로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이 금배지 탈환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아 지역을 등한시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부겸 의원과 달리 대구에 있으면서 민주당의 변화를 주며 대구 발전의 꿈을 키워가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대구의 정치1번지 수성구는 자부심과 그늘이 공존하는 지역이며, 자부심은 조금 더 키우고 그늘은 힘차게 걷어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 성광고와 경북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강 예비후보는 수성구의원과 대구시의회 부의장을 거쳐 대구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보스턴 프로젝트’라는 대표 공약을 통해 ‘5군지사 부지 대형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동남아 대학생을 대거 수용하기 위한 학숙 설치’‘영호남 화합 공원인 달빛공원 조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

강 예비후보는 강민구 예비후보는 “배지 없이도 지난 1년 반 동안 대구에서 민주당으로 최대 성과를 내고, 민주당을 시민에게 각인시켰다”면서 “대구 민주당을 애증이 아닌 애정 어린 눈으로 봐주시길 바라고, 일할 기회만 주신다면 대구에서 다른 정치, 다른 경제, 다른 문화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이 밖에도 야권에서는 경북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영남외국어대 외국어연수원과 고신대에서 영어 강사를 지낸 김수진(여) 예비후보가 자유통일당 소속으로 인지도를 쌓고 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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