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 16대 이근필 종손이 7일 향년 93세로 타계했다.

퇴계 이황의 직계인 근필 종손은 국내 유림 사회에서도 큰 어른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평생 지극정성으로 웃어른을 섬기며 조상에 대한 예를 다해 왔지만 자신은 그것을 되받기를 고집하지 않았다. 양보하고 배려하는 경(敬)의 마음이 가슴을 울린다.

대를 잇는 것보다 세상 모든 인간을 존중하는 것이 더 큰 가치였던 그는 사람을 칭찬해 복을 짓는다는 ‘예인조복(譽人造福)’ 정신을 평생 신념으로 삼고 살았다.

자신을 끊임없이 낮추면서 상대를 높이는 겸손과 공경의 덕목을 지키며 사람의 길을 걷고자 했던 옛 선비의 이상적인 모습 그대로다.

생전에 이 종손은 “제사가 간소화되지 않으면 종가의 미래는 없다. 죽으면 납골당에 가겠다”며 종가 개혁에 의지를 보였다. 몇 해 전부터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불천위 제사를 저녁 6시로 바꾸는 등 ‘옛 것을 지키되 고집하지 않는’ 선비정신을 실천하는 본보기로 칭송받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안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5일장으로 진행된다.

슬하에는 1남 3녀를 두고 있고, 상주는 이치억 국립공주대학교 교수다. 구체적인 장례 절차 등은 문중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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