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들 준공승인 불허대응…30일까지 동구청 앞 거부 집회 예정

대구 동구 동대구역센텀화성파크드림 한 세대의 파손된 출입문을 접착제로 보수돼 있다. 왼쪽부터 파손된 샤시와 접착제로 수리한 모습. 입예협 제공
대구 동구 동대구역센텀화성파크드림 한 세대의 파손된 출입문을 접착제로 보수돼 있다. 왼쪽부터 파손된 샤시와 접착제로 수리한 모습. 입예협 제공

대구 지역 내 신축아파트 현장에서 부실 공사 논란이 잇따라 발생했다. 최근 북구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 입주예정자들이 대대적으로 나서 준공승인 불허를 북구청에 요구한 데 이어 동구 동대구역센텀화성파크드림 사전 방문에서 하자를 발견한 입주예정자들도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19일 동대구역센텀화성파크드림 입주예정자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사전 점검에서 입주예정자들이 미시공과 하자를 대거 발견해 다음 날 시공사를 상대로 항의를 벌였다. 이후 시공사가 유지·보수를 약속한 지난 16∼17일까지 기다렸음에도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입주예정자들은 준공승인 불허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입주예정자들은 누수와 균열뿐만 아니라 기울어진 벽 등 중대·경미한 하자가 총 수천 건에 달할 것이라며 견본주택과도 다른 세대도 발견된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를 앞둔 30대 남성은 “일부 세대에서는 인분과 소변, 담배꽁초 등 최악의 위생 상태가 확인됐다”라면서 “전체 세대의 관리·감독, 품질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벽 균열이나 누수, 기울어진 바닥까지 셀 수 없이 많은 하자와 미시공 상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입예협에서 집계한 중대한 하자에는 누수, 급수·급탕 불량, 가스설비, 급배수 위생 설비 배수 상태 불량, 난방설비 불량, 창호·전기 불량뿐만 아니라 스프링클러와 화재감지기 등 소방 기기류의 불량까지도 포함됐다.

 

욕실 출입문이 변기 커버에 막혀 열리지 않고 있다. 입예협 제공
욕실 출입문이 변기 커버에 막혀 열리지 않고 있다. 입예협 제공

특히 한 세대 욕실 출입문은 변기 커버를 내리면 문을 여닫을 수도 없는 상황이고, 문틀과 맞닿는 지점에 파손된 시설물을 접착제로 붙여 놓는 무성의한 보수가 이뤄진 세대도 존재했다.

입주예정자들은 하자들이 발견됐음에도 적절한 조치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하는 시공사의 원론적인 답변에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우리가 입주할 세대에서만 크고 작은 하자가 300개”라며 “물도 나오지 않고, 미시공된 곳도 많다. 심지어 파손된 시설을 접착제로 붙이는 식의 보수를 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열변을 토했다. 이어 “앞서서는 화성이 보상으로 30만 원을 주거나 입주 청소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집이 엉망인 상황에서 그게 적절한 대처인지 의문”이라며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계속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이날 동구청을 찾아 시공사와 구청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구체적인 조치 방안 등에 대한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동대구역센텁화성파크드림 입예협은 오는 30일까지 동구청 앞에서 준공승인을 거부하는 집회를 이어나가면서 하자에 대한 요구안을 관철할 계획이다.

입예협 관계자는 “구청과 시공사 모두 문제가 스스로 업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그 집에 살아야 하는 주민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준공을 연기하더라도 입주민이 정상적인 집에서 살 수 있도록 권리를 요구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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