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드 포스코 장인화號, 상생경영 기대크다

장인화호(號) 포스코그룹이 출범하게 됐다. 포스코홀딩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장 내정자 선임에 찬성표를 던져 무난히 제10대 회장에 오르게 됐다. 장인화호 포스코그룹은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기업의 핵심인 이익 창출을 위해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 사업의 강화와 함께 미래 친환경 소재 사업의 확실한 글로벌 위상 굳히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적으로는 그간 불편한 관계가 지속돼 온 정부와의 소통강화로 재계 5위 기업으로써의 지위에 걸맞은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 글로벌 경영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수다. 국제적으로는 친환경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어젠다에 보다 과감하고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거대 장치산업으로 어느 산업 분야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포스코의 친환경 전환이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다는 말이 나온다.

또한 장인화호 포스코는 ‘위드포스코(With POSCO)’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지역민과의 소통과 상생 경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지난 2021년 포스코홀딩스 체제 전환 시점부터 불편한 관계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 본점 소재지에서부터 미래기술연구원 본원과 분원의 규모 문제에 이르기까지 ‘위드포스코’라는 슬로건이 무색할 지경이다. 친화력과 소통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장 내정자의 역량이 십분 발휘되길 지역민들은 바라고 있다.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업의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철강 부문은 글로벌 시황 악화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올해 역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철강재 수입국의 관세 장벽이 높아질 전망이어서 경영 불확실성이 크다. 장 내정자는 역대 유능했던 회장들과 같이 서울대 공대 출신 철강통이다. 철강 부문에 오래 근무한 만큼 내부 신임이 두터운 데다 포스코 사장과 철강부문장으로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에도 기여해 위기 돌파의 적임자란 평가다.

포스코는 철강이라는 날개에 다른 쪽 날개로 비상을 이끌 미래 친환경 사업 확장 또한 화급한 일이다. 친환경 미래 소재산업의 밸류체인 강화와 실적 창출을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 호주 필바라 광산과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리튬 생산에서부터 이차전지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까지 투자를 촉진해 미래 수익 창출 기반을 확실히 다져야 한다.

국제적으로는 포스코가 2050 탄소중립 달성에 대한 단기 목표와 장기 로드맵을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율이 1년 새 반토막이 났는데 그 원인의 하나가 탄소배출 기후 리스크다. 글로벌 큰 손 투자자기관 15곳 이상이 투자 배제 대상에 포스코를 올렸다. 회장 선임을 계기로 심각하게 고민해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수소환원제철 전환은 머뭇거릴 수 없는 절박한 사업이다. 최대한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게 포스코는 물론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포스코는 기업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존재하고, 사회에 공헌해야 하는 시민이라는 ‘기업시민’임을 천명한 바 있다. 포스코는 또한 어느 누가 아무리 부정해도 지워지지 않는 ‘국민기업’이다. 이제 지역과 화해하고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 제시해야 한다. 포스코는 지역 투자를 늘리는 것과 함께 지역의 현안이 무엇인지 기업시민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지역민들은 포스코홀딩스 본사의 기능뿐 아니라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의 실질적인 본원 기능을 담보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포스코가 포스텍 중심의 연구 기반을 바탕으로 국가균형발전의 모범적 기업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포스텍연구중심의대 설립과 함께 스마트병원 설립에 포스코의 역할이 필요하다. 장인화 포스코호의 출범을 계기로 지역과 불화를 씻고, 통 큰 지역 상생 방안을 제시해 주길 지역민은 기대하고 있다. 장인화호 포스코가 자랑스러운 국민기업으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이동욱 논설주간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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