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군위 압곡사 - 1천300년 오랜 역사 자랑하는 은해사의 말사

군위 압곡사

1천3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군위군 고로면 낙전리 '압곡사(鴨谷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이다.

676년(신라 문무왕 16) 의상(義湘)이 창건했다.

압곡사는 고로면 낙전리 마을 앞산 산허리에 있는 암자로 기록에 남은 것이 없어서 정확한 내력은 알 수 없지만 인각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부속 암자를 지으려고 자리를 찾았으나 적당한 곳이 없어 신라 문무왕 16년에 현 압곡사에서 서북쪽 5㎞ 지점에 창건한 후, 장소가 협소하여 현 사찰에서 8㎞ 떨어져 있는 아미산 봉우리에서 나무로 만든 오리를 하늘로 던졌더니 그 나무 오리가 훨훨 날아가서 현재 압곡사가 있는 자리에 앉기에 대사께서는 오리가 앉은 자리에 암자를 짓고 압곡사라 이름 지었다는 창건 당시부터 내려오는 불력을 상징하는 전설이 있다.

조옥자 문화해설사

단지, 남아있는 현판에서 조선시대에 중창이 거듭되었음을 알려준다. 처음의 터는 이곳이 아니었다고 한다. 지금의 자리는 아미산에 올라 나무오리를 날려 앉은 자리다. 그때부터 골짜기에 물이 흐르고 고요한 향기가 가득했다 한다.

군위군 고로면 소재지에서 조금 올라가면 마치 사천왕의 모습을 한 '가암'이 보이는 가암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여기에 압곡사 안내표지를 따라 의성 춘산방면으로 낙전리 마을을 따라 조금 올라간다. 산허리를 따라 나있는 산길에 압곡사(鴨谷寺)를 알리는 표지판이 우두커니 서 있다.

그 길은 차 한대가 겨우 다닐 정도로 비좁으나 포장이 되어 있어 오고가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넘실거리는 산길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낙전리 마을의 넉넉하고 평화로운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압곡사 좁은 계단을 올라가는 길에 빛 바랜 나무에 매달린 시 한 수가 목압(木鴨)이 골짜기에 떨어져 생긴 절을 찾은 이들을 먼저 반긴다.

북적이는 좁은 마당을 지나 작은 법당 앞 툇마루에 앉아 산 아래를 바라보면 겹겹이 펼쳐지는 골짜기에서 발산하는 기운에 절로 감탄사가 흘러 나온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압곡사는 선암산 품안에 안겨 있는 새집과 같은 사찰로 그윽한 솔향기와 함께 선암산의 겹겹이 포개진 골짜기가 일품이다.

압곡사가 자리한 선암산(船巖山)은 군위의 명산 가운데 하나로, 태백산 정상에서 뻗어 나온 지맥이다. 선암산 골짜기 깊은 곳에 나무오리도 그 기운을 느끼고 내려 앉은 것을 보면 분면 선암산 압곡사가 자리한 곳이 범상치 않음이 분명하다.

비록 절간에 잘 갖추어진 법당 하나가 없지만, 세상의 온갖 번뇌망상을 떨쳐버리고 파도치듯 펼쳐져 있는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솔바람 소리를 도반(道伴)으로 삼아 조용히 참선과 기도의 힘으로 진리에 눈 뜰 수 있는 도량으로 손색이 없다.

창건 이후 53지식인 낳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압곡사의 3가지 자랑거리로, 하나는 맑은 물이요, 탱화(부처의 초상을 그려서 벽에 걸어 놓은 그림), 아홉 분의 선사영정이다. 물이 없던 이 골짜기에 나무 오리가 앉은 뒤부터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 내렸는데 이 물은 맛이 좋기로도 이름나 있다.

또 탱화는 작자와 제작 연대는 알 수 가 없지만, 그 솜씨가 국보급에 속하는 것이나 아깝게도 1988년 도난당했다.

압곡사에는 물과 탱화 이외에도 선사 영정이 유명한데 소장하고 있는 선사 영정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압곡사에 보관되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으며, 보관된 진영(眞影)들은 모두 표구되어 유리로 덮힌 액자 속에 넣어져 압곡사 방(房) 한 칸에 9폭의 초상화가 벽에 걸려져 있다.

방의 입구 왼쪽 벽에서부터 만은당대선사, 만우당대선사, 보광당대선사, 수월당대선사의 순서로 네 폭이 걸려 있고, 입구의 맞은 편 벽에는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의상조사, 정허당대선사의 두 폭이 구쪽으로 사명당, 총산당대선사, 현암당대선사의 순으로 세 폭이 걸려 있다.

암자의 뒤쪽으로 산을 오른다. 조급하게 경사진 산길은 우거진 수풀이 길을 감춰 아파치처럼 흔적을 찾아가며 걸어야 한다.

왼쪽 아래엔 산령각이 보이고 오른쪽 아래엔 창고인지 요사인지 모를 허름한 황토집 하나가 숲과 엉키어 있다.

지척지척 등 굽혀 오른 길이 살짝 열리면 유리창 달린 작은 요사가 붙박이처럼 서있고 그 앞에 작은 석탑 하나가 서있다.

작지만 소실된 것 없이 온전하고, 온전하지만 시간의 두께가 쌓여 제 모습 다 보여주지 않는 석탑. 창을 열고 앉으면 석탑과, 압곡사의 지붕과 저 먼 산들의 실루엣까지도 다 들일 수 있을 것 같은 요사는 정좌해 사계를 지낼 극치의 장소로 보인다.

태백산에서 뻗어 나온 지맥 압곡사의 정기 범상치 않아

조옥자 문화해설사

아름드리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압곡사는 선암산 품안에 안겨 있는 새집과 같은 사찰로 그윽한 솔향기와 함께 선암산의 겹겹이 포개진 골짜기가 일품이다.

압곡사가 자리한 선암산은 군위의 명산 가운데 하나로, 태백산 정상에서 뻗어 나온 지맥이다.

선암산 골짜기 깊은 곳에 나무오리도 그 기운을 느끼고 내려 앉은 것을 보면 분명 선암산 압곡사가 자리한 곳이 범상치 않음이 분명하다.

비록 절간에 잘 갖추어진 법당 하나가 없지만, 세상의 온갖 번뇌망상을 떨쳐버리고 파도치듯 펼쳐져 있는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솔바람 소리를 도반(道伴)으로 삼아 조용히 참선과 기도의 힘으로 진리에 눈 뜰 수 있는 도량으로 손색이 없다.

창건 이후 53지식인이 낳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예로부터 압곡사에는 세가지 보물이 있었는데, 물맛이 뛰어난 샘(泉)과 보물급 탱화, 아홉 분의 선사영정(禪師影幀)이 바로 그것이다.

그중 탱화는 세속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도난당했으며,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수월당대선사, 의상조사, 사명당대선사 등 9분의 선지식(善知識) 영정이 모셔져 압곡사의 기운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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