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사용 고음으로 음악 들으면 위험 음향조절 가능한 디지털 보청기 권할만

올해 14살 난 김진혁 군. 텔레비전 소리를 자꾸 높이는 바람에 식구들과 언쟁을 벌이기 일쑤다. 하지만 그때 뿐 또 높여 동생과 곧잘 다툰다.
왜 그런지 자신도 의아해 이비인후과를 찾았다가 난청이란 진단을 받고는 우울해져 있다. 예전에는 보청기를 착용하는 사람이 주로 노인성 난청이나 군생활 중 화기 소음에 의한 청력 약화가 원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이들의 보청기 착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는 잦은 이어폰 사용과 생활소음, 약물남용 등 청음기관을 위협하는 환경변화로 과거 노인에게서 나타났던 난청이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이비인후과 추성규원장은 말한다.
요즘 종합병원에 설치된 보청기 클리닉 환자의 20∼30%가 40대 이전이라는 사실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문제는 보청기가 안경처럼 구조가 간단하지 않은 데다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어서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
원래 소리는 귓바퀴에서 모아져 외이도-고막-이소골- 달팽이관-청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된다. 고막을 통과한 공기입자의 파동은 망치뼈와 모루뼈·고리뼈로 구성된 이소골에서 증폭되고 림프액에 차있는 달팽이관에서 액체 파동으로 바뀐다. 이 파동이 달팽이관에 있는 외유모세포를 건드려 신경전기를 발생, 청신경을 자극하는 것. 따라서 이 과정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망가지면 난청이 된다고 한다.
이중 젊은층에서 나타나는 것이 소음성 난청. 추원장은 “2천헤르츠(Hz)이상 고음의 음악을 장기간 들으면 청음기관이 망가져 정상인보다 난청이 빨리 온다며 헤드폰 등으로 고음의 음악을 즐기는 세대가 중년이 되는 시대가 오면 소음성 난청환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밖에도 귀의 청음기관을 망가뜨리는 약물, 만성중이염, 어릴 때 고열을 방치하는 것도 난청의 원인이라고 한다.
보청기의 종류는 크게 마이크로폰과 증폭기, 리시버로 구성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부품은 증폭기. 이 증폭기에 따라 아닐로그형인지 프로그램형인지 디지털형인지가 결정된다. 가격 또한 큰 차이를 보인다.
아날로그형은 음향을 원음 그대로 증폭한다. 따라서 회로구조가 간단하고 가격도 30만∼70만원대. 하지만 모든 소음을 여과 없이 똑같이 증폭하기 때문에 잡음이 많은 곳에선 매우 시끄럽다. 프로그램형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소리를 증폭하지만 컴퓨터 칩이 장착돼 음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 가격은 100만원대.
디지털형은 보청기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음향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증폭하고 음의 처리를 디지털로 제어한다. 따라서 언어인식기능과 소음감소 기능이 뛰어나는 것.
추원장은 같은 난청환자라도 듣지 못하는 주파수대가 있기 때문에 청력검사를 통해 보청기의 음역을 조절함으로써 자연음에 가깝게 들을 수 있는 것이 디지털 보청기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종래 3∼4개로 나뉘어졌던 주파수대를 12음역까지 확장한 리사운드 보청기가 나와 원음에 가까운 청력을 구사하고 있다. 가격은 2백만원대.
보청기의 수명은 대개 3∼5년 정도. 보청기의 핵심부품인 칩이 습기에 약하고 귀지가 음향벨브를 막는 등 기계의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때문에 비오는 날이나 자신도 모르게 물기가 보청기에 닿았다면 곧 건조기로 말려주고 사용후에는 항상 솔로 보청기에 묻은 귀지를 털어 내는 등 청결하게 유지하면 수명을 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한다.
▨도움말: 추성규 추이비인후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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