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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에게 배우는 교훈
잉어에게 배우는 교훈
  • 신상형 안동대 교수
  • 승인 2015년 10월 20일 22시 26분
  • 지면게재일 2015년 10월 21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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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안일 추구 태도 벗어나 꿈 꾸고 실패 두려워 않는 강인한 도전의식 필요
▲ 신상형 안동대 교수
필자가 머무는 숙소에서 대학 교정 사이에는 임하댐에서 내려오는 낙동강이 흐른다. 요즘은 수량이 많이 주는 바람에 그 수효가 줄었지만 수 백 마리의 잉어들이 떼를 지어 헤엄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수업 시간이 좀 여유 있는 날이면 일부러 9시에서 10시 사이에 다리를 건너며 도열한 잉어들의 수영 퍼레이드를 넋을 놓고 관람을 한다. 그 시간에는 햇빛의 각도가 빗겨져 강바닥의 작은 자갈들 위를 헤엄쳐 다니는 놈들의 지느러미까지도 영롱하게 관찰할 수가 있다. 잉어들이 한 번씩 흰 뱃집을 휫떡 휫떡 뒤집으며 군무를 벌이는 춤판에서 눈길을 뗄 수가 없다. 강의 물길은 중간의 풀숲을 기준으로 왼쪽의 작은 물줄기와 오른쪽의 큰 물줄기로 나뉜다. 얼마 전부터 왼쪽 물줄기는 약해져서 거의 흐름이 그친 반면, 오른쪽 줄기는 아직도 수량이 꽤 많아 강물의 흐름을 주도한다. 관찰컨대, 얼마 전부터 왼쪽 줄기에는 잉어가 사라져 버렸다. 반면에 오른쪽은 아직도 제법 많은 마리의 잉어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렇지만 수량이 풍부하고 물결이 심할 때보다는 강바닥에서 수영하는 잉어 개체의 수가 대폭 줄었다. 좀 더 깊은 곳으로 옮겨갔으리라 짐작은 하지만, 위쪽의 웅덩이에도 잉어 수는 적어져 보인다. 그 사이에 내가 해왔던 관찰을 토대로 말하면 잉어의 출현은 물결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수량이 풍부하고 물결이 높고 소리가 시끄러울 때는 수많은 잉어들이 활기차게 움직였었다. 심지어 지금 물 흐름이 약해진 왼쪽 강줄기에서도 이전에는 많은 잉어가 있어서, 다리 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비교 관람을 했었다. 어느 시점에 왼쪽 줄기의 물결이 잦아들자 작은 잉어들 몇 마리가 보이더니, 이윽고 그곳에서 잉어가 없어졌다. 오른편을 보니 물줄기가 센 곳에는 많은 고기가 몰려 있는가 하면, 반면에 약한 곳에서는 신통찮은 몇 마리의 잉어만 감지되었다. 특히 물줄기가 센 급류에는 아주 큰 장수잉어 몇 마리가 일열 종대로 열병하는 광경이 포착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센 물줄기는 강하고 크고 튼튼한 잉어들의 생활 영역이자, 그들의 건강을 더욱 튼실하게 환원하는 훈련장이었던 셈이다. 결국 도전하는 잉어는 우량한 놈들로 바뀌는 것이다.

오늘날 젊은 대학생들이 어려운 취업 시대를 맞았다. 잡는 직장들은 신분보장이 힘들거나 직장의 명운이 짧은 부실한 사업장이 참 많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구직자들은 안전하고 신분이 보장되는 철밥통 직장을 찾아 너도나도 공무원이나 교사의 자리에 몰린다. 직장의 최우선 요소가 안정이다. 안정과 안일을 추구하는 수구적인 태도로 인해 도전의식은 다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창업, 유학과 같은 도전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상적 삶은 선호도에서 밀려버렸다. 그런데 사람이 젊을 때 가져야 할 바람직한 가치관은 무엇인가. 꿈을 설정하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큰 물결을 능히 헤쳐 나가는 강인한 도전적 의식이 아닐까. 이제 많은 구직 대열에 서 있는 젊은이들에게 도전하고 싶다. 잔잔한 물결에 갇히는 피라미가 되지 말고 큰 물결을 타고 유영하는 잉어가 멋지지 않는가. 여기 낙동강에 와서 한번 보라! 자신과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앞날을 위해, 정지된 웅덩이의 피라미의 삶을 버리고 큰 물결을 타고 낙동강700리를 맘껏 헤엄쳐 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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