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성공" vs "대구의 자존심" 대결
"박근혜 정부 성공" vs "대구의 자존심" 대결
  • 김정모 기자
  • 승인 2016년 03월 30일 22시 02분
  • 지면게재일 2016년 03월 31일 목요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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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격전지를 가다] 대구 동구갑 '진박' 정종섭-'친유계' 류성걸 고교 동기간 외나무 진검 승부 '카멜레온' 선거민심 이목집중
▲ 정종섭 후보가 거리에서 만난 유권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 류성걸 후보가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 동구갑 선거구는 유력한 양대 후보의 선거 구호부터 중앙과 지방의 대결 분위기 냄새가 물씬 난다. 새누리당 정종섭(58) 후보의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겠습니다"와 무소속 류성걸(58) 후보의 "대구의 자존심, 동구의 참일꾼"이라는 선거사무실 외벽에 걸린 커다란 현수막에서다. 선거공보를 봐도 양 후보측 선거캠페인의 핵심 메시지다.

동구갑 선거구는 새누리당 '진박(眞朴)'의 상징인 정종섭 전 행자부장관과 공천에서 부당하게 탈락했다고 주장하는 류성걸 의원이 초반부터 팽팽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선량을 뽑는 공적인 담론으로 적합하지 않는 항간의 얘기이지만 고등학교 동기간에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로 피도 눈물도 없는 사이가 됐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30일 주민들과 대화 도중 만난 정종섭 후보는 "당선되면 20대 국회에서 박 대통령이 가장 애를 먹고 있는 국회 차원에서 제대로 지원을 해야 한다"며 포부의 일단을 내비쳤다. 권위 있는 헌법학자로서 정치개혁론자인 그는 국회개혁 정치개혁으로 국민에게 정치신뢰를 얻어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지론은 한국 지식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다. 정가에서는 20대 국회에서 박 대통령이 구상하는 차기 정권의 설계자로 정국에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정종섭'은 박 대통령이 신임하는 최측근 중의 한 사람이라는 게 여권 핵심부의 정설이다.

다만 정 후보측이 밝힌 지역구 공약은 소소하다. 동촌역 서편과 동촌유원지(효목 1동)를 잇는 교량건설, 오·우수 배수관 분류화 사업, 폐·공가 정비 시범 사업, 도시가스 사각지대 해소 등 5개 사항에 대해 공약을 내걸었고 각 동마다 골목공약을 다수 내놨다. 정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윤원 전 대구시의회 의장은 "대구를 한 단계 발전시킬 정권의 실세로서 동구 주민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류성걸 후보는 30여년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예산 재정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구시 4년 연속 국비 3조원 유치를 달성했음을 내세우고 있다. 류 후보는 '금호강프로젝트', 동촌역~대구공항~이시아폴리스~팔공산~유통단지를 잇는 지하철 금호강노선 신설, K2 이전 후적지를 개발하는 '대구 휴노믹시티' 등 금호강벨트에서 대구의 미래를 열겠다는 제법 큰 공약을 내걸었다.

홍재곤 선대위원장은 "의정 생활을 성실히 해왔는데, 경선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천자를 중앙에서 내려보내는 것은 대구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 이번 선거에서 옳고 그름과 정의에 대해 유권자들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며 동정심을 기대했다. 강신혁 대구시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류 후보 진영에 가담했다. 동구 신암 5동에 사는 장팔용(65 자영업)씨는 "지역을 위해 구석구석 살피는 류 의원의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며 지지이유를 밝혔다.

경주 태생인 정 후보는 서울대 헌법학 교수로 명성을 날려다가 박근혜 정부 초대 행자부장관으로 발탁됐고, 안동 태생인 류 후보는 경북대 경제학과를 나와 경제부처 차관 출신에서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이다.

류 후보측은 유승민 의원과의 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30일 친박계가 대구시당 선거발대식에서 유승민 의원을 '북한'과 '야당' 다음으로 박근혜 정권의 발목을 잡는 세력으로 규정한 데 대해 할 말을 서슴치 않는다. 류 의원은 이어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유권자가 모든 상황을 판단해서 결국 투표를 통해 심판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두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박근혜 대통령의 '존영(尊影)'과 관련해서도 30일 신경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이 존영의 반납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류 후보는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유치한 발상"이라고 말한 반면 정 후보는 "(박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두는 것이) 유권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했다.

두 후보 외에도 민중연합당 황순규(35) 후보, 한국국민당 성용모(55) 후보도 등록했다.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는 정 후보와 류 후보의 지지율이 35~38% 사이에서 엎치락뒤치락한다. 그만큼 초반전은 박빙이다.

동구갑은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동구을의 인접구이다. 20대 총선 공천 정국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유승민 동정론'이 신기루(蜃氣樓)에 그칠지, 중앙 정치, 북한 등 앞으로 발생할 변수에 따라 영향이 일정부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멜레온 처럼 변하는 선거민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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