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식도 염류질환 환자 늘어
서구화된 식생활·비만 등이 원인

도병훈(속편한내과 과장)

수 일전 본원을 찾은 회사원 박모 씨는 수 개월 전부터 명치 끝에서 신물이 넘어오고 흉골 아랫부분이 쓰리고 타는 듯하다고 하소연 했다. 물을 마시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잠시 뿐이었으며 한달 전부터는 밤중에 속이 쓰려 잠을 잘 수도 없었다. 본원에서 시행한 내시경 검사 결과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되었다. 주부 김모 씨는 목소리가 쉬고 목에 항상 뭔가가 걸려있는 느낌으로 수개월 동안 고통을 받다가 내시경 검사에서 역류성 후두염을 동반한 식도염으로 밝혀졌다.

최근에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되어 식도 손상의 증상과 징후를 나타내는 위식도 역류질환을 가진 환자가 늘고 있다. 과거 위식도 역류질환은 서양에서 흔하였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식생활의 서구화, 비만, 노령 인구의 증가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하부 식도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지는 기능적 손상으로 산도가 높은 위산을 포함한 위내용물이 식도쪽으로 올라가 식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횡격막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는 횡격막 탈장, 과식 등으로 인해 위의 과도한 팽창, 식도 운동기능 장애, 위 배출기능 지연 등에 의해서 위식도 역류질환의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위나 하부 가슴에서 목으로 향해 올라오는 타는 듯한 느낌 (흉부작열감) 및 생목이 오르고 신맛이 나는 듯한 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나 이외에도 쉰 목소리, 만성적인 기침, 목에 무엇인가 걸려있는 듯한 인후부 이물감, 입냄새 등 이비인후과적 증상을 호소할 수도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내시경, 약제의 선험적 투여, 24시간 산도 검사 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소화성 궤양, 위암, 식도암 등의 기질적 질환이 서구에 비해 흔하고, 내시경의에 의한 내시경 검사가 용이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먼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치료로는 우선 생활습관의 변화가 중요한데 식후 1~2시간 이내에 눕지 않고, 하부 식도 괄약근을 약화시키는 술, 담배, 커피, 홍차, 탄산음료, 초콜릿, 기름기 많은 음식, 토마토, 양파 등을 피해야 한다. 또한 비만한 경우 체중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되며, 몸에 꽉 쪼이는 옷은 피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위산을 중화하거나 산분비를 억제하며, 하부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증가시키고, 식도의 연동 운동 및 위배출시간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가진 약제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역류성 식도염을 방치하면 식도 궤양, 협착,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빈도가 떨어지지만 식도 선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진단 및 효과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