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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진료실] 소화불량, 단순히 볼 수 있을까요?
[따뜻한 진료실] 소화불량, 단순히 볼 수 있을까요?
  • 이상원 에스포항병원 내과 전문의 진료과장
  • 승인 2020년 07월 29일 16시 3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30일 목요일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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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에스포항병원 내과 전문의 진료과장
이상원 에스포항병원 내과 전문의 진료과장

“소화가 잘 안 돼요. 명치가 답답하고 아파요.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해요. 윗배에 가스가 많이 차요”

병원을 방문하는 많은 분이 이렇듯 다양한 표현으로 속 불편감을 호소한다.

위와 같은 식후 포만감·조기 포만감·명치 통증 또는 작열감 등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소화불량이라고 일컫는다.

소화불량은 그 원인이 위염에서 위암 등의 악성질환까지 상당히 다양하지만, 보통 일시적인 증상으로 생각하거나 가볍게 생각해 제대로 검사나 치료를 받지 않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소화불량은 기질적 소화불량과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기질적 소화불량은 위궤양 또는 십이지장궤양과 같은 소화성 궤양·위식도 역류질환·소염진통제(NSAIDs)의 사용·위식도종양·담낭 결석·만성췌장염 등의 기질적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그 외 간암·장 허혈·대사성 이상(고칼슘혈증, 중금속 중독) 등도 드물게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진단 과정에서 위와 같은 기질적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최소한 6개월 전부터 시작해 최근 3개월간 증상이 지속하는 가운데 1주일에 3일 이상의 빈도로 증상이 발생하면 진단할 수 있다.

환자가 명치 작열감이나 위산 역류 증상을 보인다면 위식도 역류질환을 우선 의심해 볼 수 있고, 명치 또는 오른쪽 윗배에 최소 30분 이상 지속되는 통증이 있다면 담낭 또는 담관 결석을, 등 부위로 방사되는 통증이나 췌장염의 가족력이 있다면 만성 췌장염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소염진통제의 복용 여부도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런 증상과 병력만으로 정확한 원인 질환을 진단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를 비롯해 점차 진행하는 연하곤란·연하통, 반복적 또는 지속적인 구역·구토, 위장관 출혈 증상(흑색변, 토혈 등), 빈혈, 발열, 황달, 림프절 종대, 위암의 가족력 등을 경고 증상(alma features)이라고 한다.

이런 경고 증상 없이 소화불량 증상만 있거나 상부 소화관 내시경이나 복부 영상 검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경우, 우선 증상에 따른 경험적 약물 치료를 해 볼 수 있겠고,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먼저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잠복한 기질적 기저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경고 증상이 있다면, 상부 소화관 내시경 검사를 반드시 받길 권고하며 위암 발생률이 높은 우리나라나 일본 같은 동아시아지역에서는 경고 증상이 없는 소화불량 환자이더라도 내시경 검사를 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간 상태라면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만약 내시경 검사에서도 원인 질환을 찾지 못한다면 복부 영상 검사(복부 CT) 등 추가 검사로 잠복 질환을 배제하는 시도를 하는 것이 좋다.

소화불량은 단순히 ‘음식물의 소화가 잘 안 되고, 위장관에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남아 있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증상이 지속 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찾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으려는 인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당 경험이 있는 전문 의료인에게 진료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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