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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월성 1호기 경제성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
감사원 “월성 1호기 경제성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
  • 이기동 기자
  • 승인 2020년 10월 20일 20시 53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0월 21일 수요일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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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폐쇄 결정 문제점 발견"…타당성 판단 유보
文 정부, 탈원전 기조 유지로 해체 수순 밟을 듯
최재형 감사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날 오후 2시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국회 제출과 동시에 공개한다.연합

감사원은 20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렸다. 관련기사 3.19면

하지만 “가동 중단 결정 자체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책 결정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았고,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역시 궤도 수정 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이날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2018년 6월 11일 A 회계법인이 한수원에 제출한 경제성 평가 용역보고서(최종안)에서는 월성 1호기 즉시 가동 중단 대비 계속 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백운규 당시)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18년 4월 4일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 결과 등이 나오기 전에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시기를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으로 방침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수원 이사회가 즉시 가동중단 결정을 하는 데 유리한 내용으로 경제성 평가결과가 나오도록 평가과정에 관여해 경제성 평가 업무의 신뢰성을 저해했다”며 “장관이 이를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내버려 뒀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사원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감사 방해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산업부 B 국장과 부하 직원 C씨는 2019년 11월 감사원 감사에 대비해 월성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2019년 12월 삭제하는 등 감사원 감사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은 폐쇄 과정에서 다른 대안을 검토하지 않고 폐쇄 결정을 그대로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한수원은 2018년 4월 10일 체결된 A 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용역 진행과정에서 즉시 가동 중단하는 방안 및 계속 가동하는 방안 외 폐쇄 시기에 대한 다른 대안(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시까지 가동하는 방안 등)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처럼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은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계없이 기존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경제성과 안전성,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것”이라며 “감사원 감사 결과와 별개로 에너지 전환 정책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노후원전 14기의 설계 수명이 끝날 때마다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폐쇄할 방침이다.

따라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앞으로도 거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원전이 설계수명이 다할 때마다 계속 운전이 가능한지 경제성 등을 재평가하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으며, 일각에선 이미 백지화된 신규 원전 6기에 대해서도 문제 삼는 분위기다.

한수원은 신규 원전 백지화로 인한 손실액을 신한울 3·4호기 7,790억 원, 천지 1·2호기 979억 원, 대진 1·2호기 34억 원으로 계산했다. 이는 소송이 발생했을 때 배상금액과 매입부지 매각 때 손실 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한수원은 정부에 손실 보전을 청구할 계획이며, 정부는 국민이 매달 내는 전기요금에서 3.7%를 떼어내 적립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통해 손실 비용을 보전해줄 방침이다.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한수원이 탈원전 청구서를 내밀면 정부가 국민이 낸 전기료로 지급하는 구조”라며 “손실 비용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탈원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책 결정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원자력업계에선 경북 울진에 들어설 예정이던 신한울 3·4호기 건설부터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한울 3·4호기는 부지 조성이 이미 진행된 데다, 두산중공업이 원자로 설비와 터빈발전기 등 주기기 제작에 4,927억 원을 투입한 상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2년과 2023년 말 차례로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탈원전 선언과 함께 건설이 중단됐다.

한수원 이사회는 정부의 백지화 결정에도 2018년 6월 이사회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취소하지 않고 ‘보류’ 시켰다.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신규원전 4기 건설계획은 취소하면서 신한울 3·4호기는 취소 결정을 못 내린 것이다.

건설을 취소하면 한수원이 두산중공업 등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배상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감에선 산업부와 한수원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을 놓고 엇박자를 냈다. 산업부는 한수원과 사전 협의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한수원은 정부의 일방 결정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한수원이 산업부로부터 인가받은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 기간은 내년 2월까지다. 이 기간 내 공사를 재개하지 않으면 신한울 3·4호기는 저절로 취소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신한울 3·4호기는 정부의 별도 행정조치가 없어서 사업이 보류된 상태”라며 “정부와 공사계획인가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사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배상 문제 등을 해결할 시간을 좀 더 벌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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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청와대,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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