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에스포항병원 소화기내과 진료과장
김동욱 에스포항병원 소화기내과 진료과장

“가슴이 타는 듯이 자주 아프고 답답해요. 속도 쓰립니다”

“신물이 자주 올라옵니다. 목도 부은 것 같고 불편해요. 기침도 납니다.”

소화기내과를 찾는 많은 분이 위와 같은 증상들을 호소한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이들 접해 보셨을 위식도 역류질환의 흔한 증세들이다. 흔히 역류성 식도염으로도 부른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일어나는 증상과 합병증을 총칭하는 것으로, 위의 내용물과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는 강한 산을 견딜 수 없다 보니 가슴이 타는 듯한 불편감을 느낄 수 있으며, 속 쓰림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목까지 위산이 올라오면 후두 등 목 주위 구조물에도 산으로 인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흔하며, 원인 불분명한 목 불편감과 이물감, 붓기 등을 느껴 이비인후과를 찾았다가 역류성 후두염 가능성이 높다고 듣고 소화기내과로 찾아오시는 분들도 종종 있다.

그렇다면 위식도 역류질환은 어떤 경우에 잘 생기는 걸까. 주요 원인은 식도와 위를 잇는 위·식도 접합부에 존재하는 하부식도 조임근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원래 이곳은 위산이 역류하지 않도록 평소에는 잘 조여지고 있어야 하며 음식이 내려갈 때나 트림을 할 때만 열려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이 평소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열리거나, 혹은 조임근 자체가 헐거워져 계속 열려 있는 때도 있고 심한 경우 식도열공탈장(hiatal hernia)이라는 구조적 이상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이 같은 이상 증상들은 비만·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잦은 역류나 구토·임신 등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며 해당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위에서 수축이 일어나면 식도 쪽으로도 쉽게 역류가 일어나게 된다.

또한 위 배출 기능이 떨어져서 위 내용물이 많은 경우에도 위산의 역류가 쉽게, 자주 일어날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진단에는 위내시경이나 다른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실 위에 설명한 것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서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바로 위산을 억제하는 약제를 사용해 볼 수 있으며, 약제에 대한 반응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진단법이다.

증상이 전형적이라면 반드시 내시경을 시행할 필요는 없지만, 위에 언급했듯 하부식도 조임근의 이상 여부를 판단하거나 식도염의 정도 파악 등을 위해 위내시경을 시행해 보는 것이 상태 판단에 유용할 수 있다.

오래전에는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한 좋은 약이 없어서 증상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위에서 식도로 위산이 역류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니센 수술(Nissen fundoplication)이라는 수술을 통해 하부식도조임근의 기능을 보강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였다.

그러나 현재는 다행히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라는 좋은 위산 억제제가 나와 있어, 약을 먹으면 대부분 환자는 위산이 억제되면서 증상이 빠르게 소실된다.

다만 위산을 억제하여 염증 반응이나 통증 등의 발생을 막는 정도라 역류 자체를 억제하는 것은 아닌 만큼 약을 먹더라도 여전히 위 내용물이 올라오는 것은 있을 수 있다.

또한, 위식도 역류질환에서 중요한 치료 한 가지는 바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다. 특히 복부 비만이 있으신 분들은 복압이 상승하며 역류가 쉽게 일어날 수 있어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체중 감량이 필요함을 꼭 명심하시길 바란다.

간혹 전형적 증상을 보이는 데임에도 불구하고 약에 효과가 크게 없으신 분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약제 용량을 증량하거나 종류를 바꾸어 효과를 평가해 볼 수 있다.

약을 바꿔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위산 역류로 인한 증상이 아닐 수도 있고 산 역류로 인한 증상이 아닌 단순히 내용물 역류에도 통증 등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도 존재하므로 증상 호전이 없다면 상급 병원에 내원하여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24hr esophageal pH monitoring)를 통해 실제 위식도 역류질환이 맞는지 평가해 보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비교적 흔하고, 많은 분이 겪고 있는 질환이며 대개는 빠른 진단과 약물치료를 통해서 비교적 쉽게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다. 비슷한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병원에 내원하여 상담하시길 권하며, 비만이나 잦은 음주·흡연 등은 증세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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