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헌 서울차비뇨기과 원장 의학박사
차우헌 서울차비뇨기과 원장 의학박사

 

Q)몸이 피곤할 때 가끔씩 입술에 물집이 생기고 따갑습니다. 입술 주위에 생기는 물집을 단순포진으로 부르면서 성병이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고만 바르면 되나요?

A) 단순포진은 상반신, 특히 입가에 잘 생기는 1형과 하반신, 특히 외음부에 주로 생기는 2형으로 구분합니다.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체액이나 병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배출되고 있는 사람과 구강성교 등으로 인한 육체적인 접촉을 한 경우에는 단순포진의 원인이 1형과 2형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아 인터넷에서 그렇게 설명을 한 것 같습니다. 더구나 단순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생긴 것인 만큼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포가 발견된 즉시 비뇨의학과 외래에 내원하시는 것을 권유 드립니다.

입술 주위와 성기 주위에 포진이 자주 생긴다면 스트레스가 많을 것입니다. 환자분은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고 몸이 피곤했을 뿐인데 입술에 물집이 자주 생겼다고 합니다. 피부의 수포 주위가 따갑고 화장을 하려고 해도 신경이 쓰이며, 주위 사람들이 물집에 대해서 뭐라 하는 것 같습니다.

단순포진만큼 오해를 많이 받는 질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의과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단순포진 바이러스인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HSV)는 1형과 2형으로 구분하였습니다. HSV-1형은 주로 입술, 얼굴, 눈 주위에서 분리되고, HSV-2형은 주로 생식기 주위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2형은 성접촉에 의한 질환이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HSV 1형과 2형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더 오해를 받기 쉬운 상황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HSV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HSV-1형은 좀 더 젊은 연령에서 잘 생기고 주로 구강내로 침입하여 3차신경절에 숨어 있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새롭게 감염이 되거나 활성화되면 인두염, 치은염, 구내염, 결막염과 각막염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HSV-2형은 성적 활성도가 높은 사춘기 이후 성인들에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고 HSV-1형보다는 적게 발생합니다. 중요한 것은 성적 활성도와 유병률이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만나 본 환자분 중에서도 5-6번 이상 재발하는 직장여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산모가 HSV-2에 감염이 되면 자궁 내 또는 분만 시 감염으로 인해 조산과 사산, 황달 그리고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제왕절개의 필요성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산전 진단 시에 단순포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음부에 포진이 있었던 환자는 꼭 산부인과 선생님과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단순포진의 경로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에 의해서 전파됩니다. 주로 인두, 눈의 결막, 자궁경부의 점막과 피부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가 침범합니다. 감염의 병변이 없어져도 우리 몸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 저하, 전신쇠약, 여성의 생리와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 재발이 됩니다. 피부 병변이 나타나기 전에 병변 주위에 가려움증과 화끈거림, 따가움 등의 국소 증상과 발열, 근육통, 구통, 피곤함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환자와 보호자는 얼굴과 음부 주위에 물집이 생겼을 때 병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항바이러스 연고를 사용하다가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더 악화되었을 때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포가 발견된 즉시 비뇨의학과 외래에 내원하시는 것을 권유 드립니다. 경구용 약제인 아시클로버 (acyclovir), 팜시클로버 (famcyclovir), 발라시클로버 (valacyclovir) 등을 사용하면 단순포진 바이러스 1형과 2형의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환자의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입원 후 집중관찰을 하면서 정맥주사를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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