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의회가 지난 3월 제2 대구의료원 동구 유치 결의문 채택과 함께 공공의료기관의 동구 설립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동구의회 제공

민선 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의 판단으로 제2 대구의료원 설립 사업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동구청이 재차 설득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제2 대구의료원 설립 추진 절차를 밟은 이후 일찌감치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던 당시 주장한 동부권 공공의료기관 설립의 필요성을 재차 내세울 예정이다.

윤석준 동구청장 당선인은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유보한 인수위의 결정에 “안타까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동구청장 인수위가 대구시장 인수위 측에 동부권 공공의료기관 설립의 필요성을 전달했음에도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석준 대구 동구청장 당선인이 동구 아양아트센터에서 열린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구정 운영에 대한 다짐을 전하고 있다. 경북일보 DB

윤 당선인은 “동부권 공공의료기관 설립은 대구 동구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인접 지역인 경산과 영천 등 지역의 경제적 약자들의 의료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겪으면서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이 절실함을 느꼈음에도 경제적 논리로만 (설립 여부를) 따지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제2 의료원 설립 추진을 급하게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향후 우리 동구에 제2 의료원이 유치되도록 대구시를 설득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대구시가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본격 추진할 당시 동구의회는 의료원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동구의회는 지난 3월 진행한 제31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1985년 이후 5개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큰 변화의 기운이 일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의료 기반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제2 대구의료원의 동구 설립을 촉구했다. 동구의 발전 속도와 비교해서도 공공의료서비스 혜택이 부족한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제2 대구의료원 설립·유치와 별개로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30일 임기가 종료되는 배기철 동구청장은 제2 대구의료원 설립과 별도로 동구가 의료 인프라 확충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병원의 분원 등을 동구에 유치한다면 대구 의료계의 발전과 함께 지역 의료 기반 또한 다질 수 있다는 논리다.

혁신도시 내 건립 중인 대구연세병원을 언급한 배 청장은 “대형병원이 지역에 들어서면 경쟁구도로 의료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유보한 대구시 인수위 결정에는 일부 공감하기도 했다. 그는 “많이 아플 때는 보통 대학병원과 같이 의료 수준이 높은 곳을 찾게 된다”며 “실제 이용현황을 들여다보고,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오는 2024년 7월 개원을 목표로 동구 혁신도시에 건립 중인 대구연세병원은 지하 3층, 지상 12층 규모로 지어진다. 뇌·혈관센터를 비롯해 소화기센터, 척추관절센터, 외상센터, 건강증진센터, 응급의학센터 등 다양한 의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이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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