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수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경북대의대 명예교수

예방접종의 원리는 세균 또는 바이러스의 일부분 또는 약독화 시킨 생바이러스를 인체에 주입해서 체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항체를 만드는 기전이다. 예방접종의 내용물에는 미생물의 항원물질 외에도 부유액(일부 계란단백 포함), 보존제, 안정제, 항균제, 면역증강제 등이 함유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인체에 이물질이 들어가서 여러가지 이상반응(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예방접종 약(백신)이 시판되기 전에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실험실, 동물 그리고 자원 지원자(volunteer)를 대상으로 제품 허가 전 세 번의 임상시험을 거쳐 백신의 독성과 이상반응, 효과 그리고 안전성을 평가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에서 인정된 제품을 시판 허가한다. 그리고 4상 임상연구에서는 더 많은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다각도의 접종을 하므로 한 번 더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반응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흔히 나타나는 통증은 사람에 따라서 느끼는 정도도 주관적일 수 있다. 이상반응 중에서 비교적 경미한 부작용으로는 국소부위가 빨갛게 붓거나 두드러기, 통증이 10~95%에서 발생하며 발열, 전신 근육통이 2~3일간 지속하기도 한다. 전신 발진, 혈관부종, 호흡곤란, 관절통, 림프절 종대, 경련, 뇌증, 무기력, 지속적인 보챔, 혈소판 감소 등이 관찰되면 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다. 약독화 생백신 접종의 경우에는 이 질환의 자연감염 때 나타나는 증상이 경하게 있을 수 있으나 전염력은 없다고 본다.

생명에 위협이 되는 아나필락시스(급성 심, 호흡 정지)도 드물게 발생(1/100,000~1,000,000)하나 국가 전체로 보았을 때 잃는 것(부작용으로 인한 사망) 보다 얻는 것(예방접종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이득)이 많다고 판단된 약품은 국가가 승인한다. 아나필락시스는 모든 예방접종 약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은 주사 후 15분 이내 발생하므로 병(의)원에 적어도 15~30분 동안은 머물러서 관찰하도록 해야 발생 시 심폐소생술로 사망을 막을 수 있으며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주사와 관련해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출혈은 100% 발생된다. 피부 밖으로 출혈이 되기도 하지만 속에서 출혈(멍)이 되기도 한다. 출혈이 되면 2차 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흡수될 때까지 오랫동안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주사 부위를 최소 15분 압박해야 된다. 지혈장애 질환자인 경우에는 30분 압박해야 안전하다. 강조하면 위 두 가지를 반드시 지키기 위해서 환자는 반드시 병(의)원 내에서 15~30분간은 주사부위를 누르고 있어야 이차 피해로부터 벗어 날 수 있다.

예방접종 후 중증 이상반응(계란단백에 의한 앨러지 포함)이 있었던 경우에는 그 후로는 해당 백신은 금기사항에 해당되며, 장기간 면역억제제 사용자인 경우에는 생백신은 금기이나 사백신 접종은 효과가 떨어져서 접종하지 않는다. 그리고 38도 이상의 열이 있는 경우는 이 질환이 낫고 난 후로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 이유는 예방접종을 하였을 경우에 열이 지속되면 기존 질환이 악화되어서 그런지 예방접종 때문인지 구분이 힘들기 때문이다. 백신 별 금기 사항은 항목별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예방 접종은 접종 전에 예진표 작성과 부모와 접종자에게 접종의 부작용과 장점을 설명하고 동의서를 작성하도록 한다.

이상반응 발생 시 예방접종으로 인한 피해가 확인되면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가 1995년 도입되었다. 그러나 예방접종 후 발생하는 증상들 중에서는 예방접종과의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기 애매한 증상(이상사례)들이 있어서 논쟁이 될 수 있다. 즉, 예방접종과 직결되는 이상반응이라기 보다 우연하게 두 상황이 같은 시기에 겹쳐서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라서 보상에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예방접종 효과와 지속기간은 접종약의 보관 상태, 접종 방법, 예방하고자 하는 질환 등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다를 수가 있으며 같은 조건의 약이라고 하더라도 피접종자의 체내 면역 대응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은 보통 70~90%의 효과가 있으며, 노인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이 보다 효과가 떨어지나 이 질환에 감염되더라도 중증도와 사망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즉, 접종하지 않고 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람에 비해서 접종 후 질병에 걸린 사람은 전형적인 고열이 양상은 드물고 호흡기 증상과 전신 증상도 다소 경미해서 확진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방접종 후 항체는 약 2주 후에 형성되고, 평균 6개월까지 면역효과가 지속된다. 그래서 이 질환은 겨울~봄철에 유행되므로 10월에 1회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후 6개월 지난 생애 첫 접종일 경우에는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booster)을 하므로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그 다음 해부터는 년 1회 접종으로 충분하다. 최근 마스크 착용이 일부 해제된 상태에서 늦은 봄임에도 불구하고 사라져야 할 인플루엔자 상기도 감염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론적으로 인체에 감염되는 인플루엔자는 4개의 아형(sub-type)이 있으며 예방접종 약도 요즘은 3가에서 4가로 더 좋게 바뀌었다. 그래서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이 한 가지 아형에 걸렸을 때도 나머지 3개의 아형에 걸릴 위험에 있으므로 늦으나마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설명을 한다. 필자는 최근에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던 여고생에서 같은 계절에 3회 확진된 예를 여러 명 경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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