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수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경북대의대 명예교수

인간에게 평생을 통해서 가장 많이 건강에 해를 끼치고 생명을 앗아간 질병은 단연코 감염병이다.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체는 그들의 형태와 생활상에 따라 구분하여 세균, 바이러스, 리케차, 원충, 곰팡이, 기생충으로 분류한다. 즉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각자의 생존과 종의 번식을 위해서 끊임없이 투쟁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체는 인간을 포함한 살아있는 생명체나 사체에서 자기들의 생존과 종의 번식을 위해서 필요한 영양분을 얻고 있다. 이 중에서 세균은 수도 없이 많은 종이 인간에게 침범해서 질병을 일으킨다.

미생물학적으로 이들 세균을 분류하는 방법으로 그람(Gram)염색과 현미경상에서 모양으로 구분하며, 그람 양성과 음성으로 나누고 현미경상 모양이 ‘원형(-coccus)이나 막대기(rod)처럼 길게 생겼냐’로 나눠서 진단에 활용을 한다. 균배양검사와 감수성검사가 중증 감염병 환자에게 필수적인 이유는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균을 규명하고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기 위한 필수적인 의료기법이다. 인체를 침범하는 세균은 호흡기나 경구 또는 상처가 난 피부를 통해서 침입하며, 인체내에서 자기들의 생활에 적절한 장기를 선택해서 번식을 하게 된다. 병원균의 특성상 국소 부위에 국한하지 않고 혈액을 통해서 전신에 퍼지는 균체도 있는데 이것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심한 증상을 균혈증/패혈증이라고 하며 생명과 직결되는 양상으로 진행하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직장 체온이 38도 이상인 경우)인데 발생의 이유로 세균 번식과정과 인체의 탐식세포와의 싸움에서 발생되는 현상이다.

필자는 1981년 군의관 소령으로 제대한 후 경북대학교 병원 소아과학 교실에 근무하면서부터 국내 네 번째로 염색체검사실을 설립해서 34년 동안 염색체검사를 위해서 림프구배양과 환아의 골수와 혈액으로부터 채취한 신경모세포종 등의 암세포를 배양하였다. 매일같이 주기적으로 배양액을 교체해 주면서 현미경으로 세포들의 배양상태를 확인해 보면, 일부에서 아름다운 세포분열의 짧은 과정이 현미경에서 관찰되는데 이 과정에 있는 세포들은 어마어마한 빛을 발산하는 것을 보게 된다. 발열은 이와 같이 체내의 많은 세균이 증식되는 과정에서 많은 빛과 열이 함께 발산되는 현상이다.

이런 경우는 전신적인 건강상태 즉 자체 방어기전 체계와 질병과 대항하기 위한 영양상태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빈민국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동일한 감염에 대해서 사망률이 높은 이유이다. 인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당연하게 세균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세포면역과 체액면역 기전을 통해서 자체방어를 위해서 대항하지만 즉각적으로 대항하지 못해서 침범되는 장기는 악영향으로 세포가 죽거나 장기의 손상을 초래해서 장기별로 국소증상과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감염병의 종류에 따라서는 그 전에 걸려서 자가 항체를 보유하였거나 특정 질환에 대한 예방접종으로 항체를 획득하였다면 질병이 침입해서 자리 잡기 전에 즉각적인 반응으로 세균을 제거하므로 질병을 일으키기 전에 종료가 된다. 예방접종을 받기 전에는, 이러한 감염이 어머니로부터 받은 일부 질환들의 항체의 유효기간이 완료되는 6개월이 지나면 무더기로 어린애를 향해서 공격을 하게 되어 질병을 일으켰으나, 출생 후부터 시작되는 예방접종의 효과 덕분에 영유아기를 무사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2021년 질환에 의한 사망원인으로 암, 심장질환에 이어 폐렴이 3위를 차지하였는데, 이는 2011년 6위(10만 명당 17.2명)에서 2021년 3위(10만 명당 44.4명)로 껑충 뛰었다. 물론 최근 3~4년 동안 코비드(코로나)-19 호흡기질환의 급습으로 폐렴의 증가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성인에서 발생하는 폐렴의 원인균으로 폐렴구균은 1위(36%)를 차지하며 이 경우에 30%에서 균혈증이 동반되어 신체 전신에 질병이 확산되어 더욱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노년층은 젊은 층에 비해 방어력이 떨어지며 하나 혹은 그 이상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어서 더더욱 질병에 취약하고 회복률이 떨어져 65세 35%, 75세 50%로 사망률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그래서 일반 상식적인 건강증진 방법 외에 예방접종은 필수적인 처방일 수밖에 없다.

폐렴구균은 그람양성균으로 6개월~5세에 90%가 정상균총으로 발견되며 균의 종류에는 항원성이 다른 93가지 혈청형이 있다. 예방 백신으로 제조과정이 다른 두개 즉, 13가 폐구균 단백결합 백신(PCV13)과 23가 폐구균 다당백신(PPSV23)이 대표적이다. PCV13 백신은 소아에서 면역효과가 높아 생후 2, 4, 6, 12~15개월에 4회 기본 예방접종을 하는데, 획득한 항체치는 20세 전후(young adults) 까지는 질병 억제력을 가지고 있으나 그 후부터 급속하게 하락하기 시작하여 질병에 대한 방어력은 떨어진다.

그러므로 65세 이상부터 국가에서 무료 접종하는 PPSV23 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 질환의 예방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므로 유료접종인 PCV13 백신으로 추가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백신을 접종함에 있어서 순서에 따른 접종간격으로 효과적인 방법은 PCV13 백신을 유료접종을 먼저 하였을 경우에는 8주 지나서 PPSV23 백신을 무료접종하고, PPSV23 백신을 먼저 무료접종하였을 경우에는 1년이 지난 후 PCV13 백신을 유료접종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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