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에스포항병원 소화기내과 진료과장. 에스포항병원 제공
김동욱 에스포항병원 소화기내과 진료과장. 에스포항병원 제공

A형 간염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흔히 우리나라에 감염자가 많은 편인 B형 간염이나, 혹은 C형 간염 정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고 B형 간염의 경우 어렸을 때 필수로 예방접종이 진행되지만, A형 간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예방접종이 있는데도 그 필요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일반 사람들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먼저 간염을 주로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면 크게 A형~E형까지 5종류가 알려져 있는데, 이중 잘 알려진 B형과 C형 간염의 경우 감염 초기나 활성화 시기에 급성 간염과 같이 심한 간수치 상승도 보일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급성 간염보다는 만성 간염으로 진행해 추후 간경화증, 간암 등으로의 진행이 문제가 되는 질환군에 속한다.

D형 간염의 경우 B형 간염과 중복감염 혹은 동시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B형 간염 환자가 아닌 이상 걸릴 위험이 없고 빈도가 낮은 질환으로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E형 간염의 경우 A형 간염과 여러모로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데 주로 급성 간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상대적으로 경증인 경우가 많으며 장기 이식 환자나 혈액암 환자 등 주로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들에서 드물게 만성 감염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중 B형 간염과 오늘 주로 다룰 A형 간염만이 예방접종이 가능한 간염 바이러스이며 B형 간염은 어릴 때 필수 예방접종으로 맞게 돼 있다.

A형 간염의 경우, 주로 급성 간염을 일으키는 질환군으로 만성 간염은 일반적으로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염 바이러스 중 B·C·D형의 경우 주로 감염자의 체액이나 혈액에 직접 노출 혹은 상처를 일으킬 수 있는 오염된 도구(주사, 침, 문신 등)를 통해 전파가 되지만 A형과 E형 간염의 경우는 주로 바이러스가 포함된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써 발생하게 돼 상대적으로 노출되기 쉬우며, 1달 부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게 된다.

환자의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으며 보통 위생 상태가 좋지 않거나, 상수도 시설 등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오염된 물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많이 노출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우도 수십 년 전 상수도가 충분히 보급되지 않았던 무렵에는 어렸을 때 대부분 모르고 앓고 지나간 경우가 많았는데, 이전 A형 간염 감염력이 있다면 항체가 형성돼 대개 평생 유지되면서 다시 A형 간염에 걸리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나이가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은 A형 간염에 걸릴 일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는 상수도가 보급되고 위생 상태가 좋아지면서 어렸을 때 A형 간염을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어지게 됐다.

최근에는 군대에서도 입소 장병에게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기도 하며, 2015년 이후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어 어린 세대에는 항체 형성이 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30~40대 이하 세대에서는 아직 많은 사람이 A형 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상태이다.

중요한 부분은 A형 간염의 경우 나이가 어릴 때 걸리는 경우에는 대개 아주 가볍게 앓고 지나가서 앓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어른이 된 후 처음 걸리게 되면 상당히 심각한 간염이 진행되는 경우가 꽤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심한 간염이 진행하더라도 시간이 걸릴 뿐 보통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게 되지만 드물게 간 손상이 너무 심해 간이식까지 진행되는 경우들도 있으며, 그렇게까지 악화되지 않더라도 며칠씩 입원해서 지켜보며 보존적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A형 간염을 완화시키는 치료는 현재까지 특별한 것이 없어서 간을 도와주는 대증적 치료를 하며 호전되는 것을 기다리게 된다.

이에 심한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 이전 예방접종을 했거나 A형 간염을 앓고 지나간 적이 없다면, A형 간염에 대해서는 가급적 항체 검사를 확인 후 항체가 없다면 미리 예방접종을 해 면역력을 획득해 놓는 것을 권고드린다.

총 2회의 예방접종을 하고 나면 95% 이상에서 항체가 형성돼 예방 효과를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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