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경북일보 청송객주 문학대전

유병수 작

먼 곳 떠돌던 찬 바람 돌아와

시장에서 좌판 걷던

순이 엄마 어깨뼈 속 파고들었다

붉은 몸살 노을로 짙어져 맨살에 보챈다

배추통 하나 더 팔기 위해

‘김치 담그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고 떠든

광고성 말 때문일 거라 생각하며

과장 된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한뎃잠 자던 때도 있어

손 모아 감사한다

빛이 얇아지는 겨울

태양이 잠들어도 깨어 있어야 하고

땅이 젖어 슬픈 날도

좌판을 깔아야 한다는 일념에 평생을 건 삶은

홀로 선 골목길에 그림자만 길었던 날

푸성귀에 대한 고마움으로

키운 아들의 박사모

붉은 노을로 퍼지는 몸살

아픈 어깨도 내일이면

거뜬할 것이란 푸른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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