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북포럼’ ‘한일관계에 대한 단상 : 해저지명, 독도, 그리고 가야고분군’이 21일 오후 고령군 대가야문화누리 1층 가야금홀 소공연장에서 개최된 가운데 각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정훈진 기자 jhj131@kyongbuk.com
21일 고령군 대가야문화누리 가야금홀에서 열린 2023경북포럼은 ‘한일관계에 대한 단상: 해저지명, 독도, 그리고 가야고분군’ 이라는 주제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의 주제 강연에 이어 패널토론에는 김세기 대구한의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조백섭 고령군 문화유산과장(지산동 고분군과 세계유산 등재와 고령군), 정동락 고령군 대가야박물관장(지산동 고분군의 가치와 세계유산 등재 이후), 이규홍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연구원(연속유산으로 가야고분군과 지자체 상생방안), 옥동석 비즈업소루션 책임연구원(세계유산 등재와 체류형 관광)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 패널들은 고령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등재 이후의 고령군의 역할, 연속유산으로 가야고분군과 지자체 상생 방안 등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김세기 대구한의대학교 명예교수
△ 김세기 대구한의대 명예교수는 대가야의 중심 고분군인 지산동 고분군은 주산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주능선 등마루를 따라 직경 20미터 이상의 거대한 봉토분이 산봉우리처럼 열을 지어 서 있고, 이 주능선과 가지능선 사면에는 중소형 봉토분 700여 기가 군집해 있는 가야 최대의 고분군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산동 고분군의 특징은 첫째, 대형봉토분들은 뒤에 국읍과 마을을 지켜주는 산성을 배경으로 국읍지와 평야가 내려다보이는 능선의 산마루와 주능선이 뻗어 내리는 경사면의 돌출부에 자리를 잡는다. 이렇게 능선의 산마루나 돌출 경사면에 봉분을 쌓음으로써 봉분의 규모가 커 보이고, 높은 봉분이 산봉우리처럼 보여 최대의 권력과 권위를 상징한다.

둘째, 대형봉토분이 그 지역의 가장 중심부 능선의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중형봉토분은 그 능선에서 나눠 진 가지능선 등줄기의 돌출부에 군집해 자리 잡고 있다.

김 교수는 “지산동 고분군은 일찍이 국가사적 79호로 지정돼 관리돼 왔으며, 주산성 또한 국가사적 61호로 지정돼 관리돼 왔다”며 “고령군은 체계적인 고분군의 원형 보전관리를 위해 마스터플랜을 기획했고, 이 계획 실현의 기본 작업으로 많은 예산을 투입해 전문기관에 의뢰하고 고분군 전체에 대한 봉토분 분포조사를 정확히 실시해 자료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백섭 고령군 문화유산과장이 21일 오후 고령군 대가야문화누리 1층 가야금홀 소공연장에서 개최된 ‘한일관계에 대한 단상 : 해저지명, 독도, 그리고 가야고분군’에서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와 고령군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정훈진 기자 jhj131@kyongbuk.com
△ 조백섭 고령군청 문화유산과장은 세계유산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 방안으로 홍보 또는 행사성 사업과는 달리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적으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방문자센터’를 건립하자는 것이다. 방문자센터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뿐만 아니라 7개 가야고분군에 대한 모든 내용을 담은 홍보와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서 거점센터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센터와 지산동 고분군을 중심으로 지산동 고분군~방문자센터~대가야박물관~대가야시장~고아리벽화고분모형관~안림천~대가야생활촌~지산동 고분군으로 이어지는 대가야핵심유적지구의 벨트화를 통해 역사문화관광지구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다음은 세계유산 체험콘텐츠 개발사업이다.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지산동 고분군과 주변의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대가야생활촌 등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체험활동을 하는 콘텐츠를 개발해 지산동 고분군과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러한 콘텐츠는 관과 민간에서 공동으로 개발하고 추후에는 민간에서 운영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조 과장은 “세계유산을 통한 지역 활성화는 우리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법의 핵심가치”라며 “고령만이 가지는 특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기존의 대표적인 경주, 전주, 부여 등과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정동락 고령군 대가야 박물관장
△ 정동락 대가야박물관장은 세계유산 등재는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 활용하기 위한 본격적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며 세계적인 관심을 부응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째,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우리 고대사에서 가야의 중요성과 위상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둘째,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학술조사와 연구를 추진하고 가치를 널리 알리며, 체계적인 보존·관리해 후세에 전해주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의 토대로 삼아야 할 책무가 새로 주어졌다.

셋째, 가야고분군은 우리나라에서 16번째로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당연히 15개의 다른 유산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가야고분군의 전체적인 ‘파이’를 확대하기 위한 가야지역의 공동 대응이 요구된다.

넷째, 지산동 고분군을 통한 고령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기 위한 참신한 활용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고령군에서는 현재 17개 분야 70여 개의 세부사업을 추진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정 관장은 “지산동 고분군의 가치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홍보는 물론 SNS의 활용 등이 요구된다. 특히 국민들의 ‘가야와 가야고분군’에 대한 인식과 이해 수준은 대체로 학교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학교, 시민사회에 대한 고분군의 가치를 교육,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규홍 가야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 연구원
△ 이규홍 가야고분군 세유산등재추진단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현재 16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에서 단일유산은 4개, 연속유산은 12개로 대부분이 연속유산으로 구성돼 있는데 가야고분군도 연속유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연속유산으로 가야고분군의 특징은 ‘등재결정문’을 통해서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그 내용을 보면 가야고분군은 1세기부터 6세기 중반까지 한반도의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 연맹을 구성하는 정치체가 축조한 7개 고분군을 포함하는 연속유산이라는 것이다.

또 구성 유적의 지리적 배치, 경관적 환경, 묘제, 부장품을 통해서 유산은 문화적 동질성이 있으면서도 자율성을 유지한 대등한 정치체가 연합한 독특한 가야의 정치체계를 증명한다. 이와 함께 가야연맹은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외부적으로 주변국과 교역하면서 고대 동아시아의 정치적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힘의 균형을 맞추는데 기여했다.

특히 7개 고분군은 한반도 남부 각 지역에 독립적으로 발전했던 7개 가야 정치체 지배층을 위한 묘지라며, 이들 고분군은 전부 정치체의 중심지에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하는 등 오랜 시간 축조된 고분이 조밀하게 군집을 이루고 있다.

이 연구원은 “고분군은 독특한 형태의 석곽묘와 토기를 공유하는데, 이들은 각각 ‘가야식 석곽묘’와 ‘가야토기’라고 한다”며 “이러한 공통점은 가야 연맹의 영토 범위를 파악하는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지표에서 고분군별로 차이도 드러난다”며 “이러한 차이를 통해 개별 정치체의 범위를 파악할 수 있고, 이들이 유지했던 정치적인 자율성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옥동석 비즈 업 솔루션 책임 연구원
△ 옥동석 비즈업솔루션 책임연구원은 “이번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적으로 문화 및 역사적 측면으로서의 가치 인정이라는 사회·문화적 가치와 함께 관광 측면의 지역관광 활성의 단초가 돼 경제적 가치의 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령군은 대가야역사 중심 도시로서 우수한 대가야 문화자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프라와 역사문화관광도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노력했으나, 그 효과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관광지로서의 우수성을 새롭게 주목받아 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가 형성돼 발전 중이었으나, 코로나19의 종식과 함께 그 효과의 지속성은 탄력을 잃어 초조한 상태였다.

그런 중에 이번 세계유산 등재로 관광객의 증가로 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여 생기가 돌고 있다.

최근 다수의 지자체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머무를 수 있는 체류형관광에 대한 정책 수준에 대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했느냐는 양의 문제에서 관광객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체류하며, 얼마만큼의 소비를 했느냐에 대한 관광객 행태와 지역으로서의 관광 기여에 대한 질적인 문제에 대한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면에서 고령군은 세계유산 등재라는 큰 기회는 최근 고령군의 코로나19 비대면관광지에 대한 관심 증가와 같은 반짝 특수가 돼서는 안된다고 했다.

옥 연구원은 “목적성이 약한 단순 방문은 짧은 체류시간으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낮아 지역으로의 관광소비가 창출되지 않고, 이는 지산동 고분군이라는 세계유산을 활용한 고령관광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관광산업이 형성되는 선순환 구조 생태계가 구축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유산도시로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해 향후 세계유산도시 고령관광의 성장 기반을 위한 머무를 수 있는 관광지 고령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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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기자
김영우 기자 kyw@kyongbuk.com

고령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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