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수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경북대의대 명예교수

현재까지 우주에서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밝혀진 곳은 지구가 유일하다. 138억 년 전, 우주가 형성되고 극도로 혼란한 시기를 거처 태양계를 중심으로 지구가 생성되었으며, 격변기를 지나 해저에서 단세포를 형성하면서 생명의 발생이 시작되었다. 아마도 물속이 생명체가 만들어지기에 조건이 맞았으며 더 안정스러웠을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척추를 가진 일부 생명체는 더 나은 세상이 육지에도 있을 것이라는 개척정신(?)으로 물 밖으로 나오는 진화과정을 통해서 오늘날의 생명체 분포가 이뤄졌을 것이다. 이러한 육지동물은 지속적으로 환경에 적응하면서 최적의 생활을 영유해 왔다. 생명체의 근원을 찾는 고생물학자들은 분화와 진화 과정을 통해서 인류의 뿌리를 찾는 노력을 하여 왔다. 고생물학과 유전학의 발달로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은 진화론 쪽이 절대적으로 우세하지만, 생명체 기원의 최초 상황에서는 추측만 있을 뿐 아직 확실하게 입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는 과학과 종교가 마찰을 빚었다, 한 사건으로 미국 연방법원은 학교 교육에서 있어서, 지적설계에 의한 창조론보다 진화론의 교육 편에서, 특정종교에 의한 교육은 위헌이라고 2005년 판결했다. 즉, 창조론은 과학의 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하므로 지적설계란 말로 변형시켜 과학의 테두리 내에 포함을 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주장이었다고 결론지었다.

다윈의 진화론부터 지금까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환경에 따라 진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과 고릴라의 유전정보의 차이는 단 2%이고, 침팬지와의 차이는 고작 1.6%에 불과하다는 믿기 어려운 연구결과와 인간은 고릴라와는 1천만 년 전에 그리고 침팬지와는 분리되었다고 과학자들은 밝히고 있다. 현존하는 인간은 600만 년 전에 침팬지와 분리된 이후, 여러 종류의 인류 중에서 모두 종말(오스트랄로피테쿠스, 네안델타렌시스, 호모일렉투스, 호모하빌루스 등)을 맞았고, 250만 년 전에 출현한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 종만이 생존을 이어가 현존 인간의 선조로 되었다고 한다. 현존한 인간의 선조와 그 외 많은 인류와 침팬지 사이의 차이는 세계 각지에서 발굴된 유인원의 차이로 구분하였다. 각 종 인류의 차이는 뇌의 크기와 치아, 엄지발가락의 형태로 크게 구분하였다. 침팬지보다 조금 큰 두뇌를 가진 첫 인류는 직립 보행을 하였으며, 야생의 과일로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서 단백질이 많은 동물을 잡아먹으므로, 뇌에 영양을 보충하였다. 그러면 1.6~2%의 유전인자 차이는 외관상 보이는 이미지의 차이이고 내면적인 장기와 기능은 모두가 대동소이 하다는 이야기이다. 즉, 생존에 제일 중요한 영양섭취에서 비슷한 음식을 먹고, 소화하고, 장에서 흡수하는 과정, 세포가 이들 영양소를 활용하는데 필요한 효소(단백질)들은 거의 같다는 이야기이다. 먹고, 생활하고 자신을 방어하고 무리를 지어 살고 하는 기본적인 것은 차이가 없어 보이나, 이러한 동물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는 두뇌발달에 있다. 집단생활을 통해서 다른 동물보다 더 명확한 의사전달이 가능하여 타인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었고, 기록을 남기므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단계로 직립보행을 주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즉, 두발로 다니면서 두 팔을 자유자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되므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활용되어 두뇌는 다른 동물에 비해서 3.5배나 커졌다. 용불용설(theory of use and disuse)은 1809년 라마르크의 저서 ‘동물 철학’에 사용된 용어로 일생 동안 습득한 특정 형질을 자손에게 물려준다고 하였으나, 현대 유전학 이론으로는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밝혀졌다.

인간으로 진화된 생명체는 발생학적으로 23개의 난자와 23개의 정자가 합쳐져서 46개의 염색체를 가진 태아가 형성되면서 세포분열을 거듭하여 초기에 각각의 장기로 분화가 이뤄진다. 성세포를 결정짓는 정자형성과 난자형성은 체세포 분열과 다르게 이뤄진다. 성세포로 분화된 46개(23쌍)의 염색체는 1차 성세포 분열이 되면서 감수분열 즉, 염색체 수가 23개로 줄어들게

되며, 2차 성세포 분열 시에는 체세포 분열과 같은 형태로 진행되지만 염색체 수는 23개로 구성되어 있고 외부의 침입을 막아 종족의 유전자를 세대에 넘기기 위해서 외부와 엄격히 차단되어 있다. 즉, 돌연변이의 가능성을 철저하게 억제되어 있는 상황이다.

1차 성세포분열은 감수분열 외에도 특이한 과정이 하나 더 있다. 세포분열(mitosis)기의 전기의 첫 단계 렙토텐(leptotene)기는 염색사(double strand DNA)에서 염색체(chromosome)로 바뀌는 과정이고 자이고텐(zygotene)기는 상동염색체가 짝을 이뤄 세포의 중앙에 배열되며 파키텐(pachytene)기는 상동염체가 각각 한 가닥씩 복제되어 4가닥으로 분리된다. 디프로텐(diplotene)기에는 분리된 4가닥 중에서 한 가닥씩 서로 교차(crossover)되어 접합한다.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염색체의 길이가 더 압축되는 과정인 diakinesis기를 거처, 중기로 넘어가는데 상동 염색체의 복제된 가닥이 서로 교차했는 부분은 교차된 상태로 분리되게 되면서 염색체 수는 46개에서 23개로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1차 성세포 분열을 감수(reduction)분열이라고도 부른다. 여기에서 교차된 부분의 발생은 생물학적인 의미가 있다. 즉,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인자를 서로 무작위로 섞어서 같은 부모 밑에서 출생하는 2세가 서로 다른 유전자를 물려받을 수 있게 함이다. 즉, 일란성 쌍생아를 제외하고는 형제지간에도 절대로 같은 유전인자가 내려갈 수 없는 확률로 출생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창조주 하나님의 영역인지 유전학의 영역인지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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