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갑·동구군위갑 선거구 예비후보·주민들 '반발 목소리'
현수막 게재 등 부정적 기류

국민의힘 로고

국민의힘 ‘국민추천제’로 후보가 확정된 대구 북구갑과 동구·군위갑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북구갑 지역 주민은 선거 때마다 이어지는 ‘낙하산 공천’이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고, 동구·군위갑 지역에서도 일부 예비후보와 주민을 중심으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9일 북구 침산동과 칠성동 곳곳에 국민의힘 공천에 반발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현수막에는 ‘국민의 힘 빼는 낙하산. 주민은 호구가 아니다’, ‘밀실 공천에 분노한다. “경축” 북구갑 무소속 당선’, ‘무늬만 국민추천 실상은 밀실 공천 북구민 우롱하나’, ‘낙하산이 낙하산을 데려왔네, 우리가 바보냐’라는 글이 새겨졌다.

지역 주민의 뿔난 민심은 재선 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채 계속 새로운 인물을 받아들여야 하는 국민의힘 공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북구갑에서 당선된 권은희 전 의원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나 20대 총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고,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정태옥 전 의원도 21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됐다.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아 4년 간 의정활동을 이어온 양금희 현 의원도 경선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12년 동안 이어진 3차례 연속 현역 컷오프와 지역 주민과 유대가 없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국민의힘을 향한 원성이 결국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동구·군위갑 지역에서도 국민의힘 공천 방식에 대한 불만 여론이 일고 있다.

수개월 동안 선거운동에 매진했던 예비후보들의 상실감도 만만치 않다.

임재화 예비후보는 19일 ‘폭력 공천’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대구 동구·군위갑과 북구갑 지역에 대한 국민의힘 여당 공천이 시민 의사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태로 마무리됐다는 지적이다.

임 예비후보는 “선수로 뛴 예비후보 입장에서는 어안이 벙벙하다. 정당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쓰고 그 속에는 폭력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행태”라며 “지금까지 우리가 배우고 믿었던 ‘정의’는 송두리째 버려졌다”라고 질타했다. 또 “시민은 아랑곳없이 저항 없는 곳은 무차별 국가 폭력을 행사하는 것인가”라며 “폭력과 불의에 대해 저항하는 것이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이다.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행동을 다짐한다”라고 덧붙였다.

정해용 예비후보도 주민의 여론을 전달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18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민의힘에 공천을 신청했던 한 사람으로 이미 결정된 일을 논하고 싶지 않지만, 많은 주민께서 낙천 인사를 하는 저에게 새로 공천받은 사람이 누구인지를 묻는다”라며 “대구에서 중학교를 다닌 것 외에 동구갑 지역에 연고는 뭐가 있는지, 경영자 출신이라면 어떤 훌륭한 성과를 냈는지, 추천한 당에서 뭐라도 설명해주는 것이 지역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25일 남기고 추천했다면 납득할만한 설명은 해주고 찍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라며 중앙당 공관위의 답을 요구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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