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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자연스럽게 다문화 체험하죠"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자연스럽게 다문화 체험하죠"
  • 류상현기자
  • 승인 2011년 03월 14일 00시 09분
  • 지면게재일 2011년 03월 14일 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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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구미 덕촌초등학교 - 전교생 55명 중 10명 다문화가정 아이들
학생들이 세계 문화체험 프로그램에서 다른 나라 음식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구미시 옥성면 덕촌리에 있는 덕촌초등학교. 산과 들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농촌 학교다. 4㎞를 걸어서 학교에 나오는 아이도 있다.

그런데 이 학교의 전교생은 '놀랍게도' 55명이나 된다. 30명 유지하기도 힘들 것 같은 이런 벽지에 이만한 학생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 학교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케 해 준다.

이 달 초 이 학교에 부임한 김용선 교장은 "대부분의 농촌 학교에서 갈수록 학생이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우리 학교는 2008년 이후 계속 5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퇴임하신 정경련 교장 선생님 덕분"이라며 "정 선생님이 이뤄놓으신 좋은 학교 운영 프로그램들이 정착돼 올해 더욱 속도를 내고 경북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의 도움을 받게 되면 더 많은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오카리나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이 학교는 2008년 이후 계속 학생 수 50명 선을 유지하다가 올해는 55명으로 늘었다. 김 교장은 내년에는 60명 이상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학교가 이처럼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학교 프로그램만 좋으면 학생은 돌아 온다"는 단순한 원칙이 현실화되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특징은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들이 많다는 것. 55명 중 10명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다. 학교는 이를 학교의 장점으로 살려왔다. '다문화 세계놀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이 세계의 여러 나라, 특히 이 학교 부모들의 모국인 일본, 중국, 필리핀과 북한 등의 문화를 실감 있게 체험토록 했다. 5월과 9월 학교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세계 여러나라의 의상, 음식, 전통놀이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이런 활동으로 이 학교는 도교육청으로부터 2010학년도 다문화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됐다.

학생들이 주말 체험 농장을 찾아 고구마를 직접 수확해 보고 있다.

다문화 세계놀이는 이 학교가 학교를 살리는 방향으로 설정한 '체험이 좋아요' 프로그램의 한 부분이다. 이 학교는 다양한 체험은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는 것은 물론 학교 다닐 의욕을 높이면서 학부모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끌어 학교 살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 체험 프로그램 운영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이 중 특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인기 있는 것은 언어체험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영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까지 배우고 있다. 이 학교는 영어에 올인 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원어민 (TALK:Teach and Learn in Korea) 영어봉사 장학생이 지도하는 매주 2일의 정규 영어 시간은 물론 영어회화 전문 강사가 진행하는 3~6학년 정규 수업, 한국인 영어 강사가 진행하는 방과후 영어 수업, 영진전문대가 운영하는 영어마을 입소, 영어연극 대회 등 학생들이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늘이고 있다.

김용선 교장

이 밖에도 체험 프로그램은 인형극 체험, 문학기행, 빙상체험, 눈썰매 체험, 도시문화 체험 등 연중 수시로 진행된다.

'취미를 살린 특기 하나씩 갖추기'도 학교를 살리는 뼈대 프로그램. 이 학교는 아이들에게 영어와 일본어 특기는 물론 오카리나·사물놀이·바이올린 같은 음악 특기, 한자, 논술, 미술 등의 특기를 하나씩 살리도록 하고 있다. 결과, 지난 해에는 경북도교육청이 주최한 화랑문화제에 참석한 아이들이 운문부 동상, 산문부 동상, 미술부 동상 등의 성과를 내고 낙동강 살리기 미술대회에 나가서도 동상을 수상하는 등 작은 시골 학교에서는 이전에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수상소식이 줄을 이었다.

학교는 또 시골 아이들에게 부족한 '표현 기회 제공'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 학교의 연중 가장 큰 행사는 '덕촌 가족 별빛 축제'. 매년 9월 30~10월 1일의 1박 2일간 학교에서 실시하는 가족단위 행사다. 이 행사에서 학생들은 가족들과 함께 학교에서 숙식을 하면서 다문화 체험을 하고 이 후 벌어지는 학예발표회에서 영어연극과 함께 사물놀이, 자신들이 배운 악기 연주 등의 실력을 가족들에게 과시한다. 생일을 맞은 아이들에게는 나의 꿈·생각 발표하기도 하게 했으며 인근 옥성초등학교와도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운동회를 함께 하거나, 수영장도 함께 가도록 했다.

학교 살리기에는 지역사회와의 유대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공동체 문화 조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동회도 학생들만의 행사가 아닌 지역민과 함께 하는 운동회로 열고 있다. 특히 동창회는 매년 입학생들과, 다문화 가정 학생, 학생 3명인 가정 등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신입생 유치에 큰 몫을 하고 있다.

학교는 이와 함께 도립교향악단의 '찾아가는 청소년 음악회'도 유치하고, 학생들의 실력으로 경로위문 공연도 펼치며 지역민들의 관심을 높였다. 교내에 주말농장도 만들어 학부모와 학생들이 채소 등을 가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교방문이 늘고 관심이 높아지도록 했다.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학교의 내외부 시설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복도와 중앙 현관은 꽃으로 장식하고 교실 밖에는 숲속 교실을 만들고, 교사와 담장에는 예쁜 벽화를 그렸다. 아이들을 오후 6시까지 돌보는 돌봄교실도 만들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학력 신장이다. 학부모들에게는 월 1회씩 아이들의 성적 알림장을 발송하고 방학중에는 '기초학력 튼튼 캠프', 학기중에는 기초·기본 학력 튼튼교실을 열고 한자 급수제도 도입해 아이들이 도전감,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학교 운영을 지난 1년간 한 결과 이 학교의 학원 수강생은 2009년에 122%이던 것이 35%로 떨어졌다. 교과관련 학원 수강비율은 89%에서 10%로 낮아졌다. 지난 해 7월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때에는 보통학력 이상의 비율이 88.9%,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0%인 성과를 이뤘다.

"문경새재ㆍ부안 갯벌 등 녹색 체험 프로그램을 늘릴 계획이다"

김용선 교장

-아이들이 돌아오는 학교가 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큰 학교에 비해 사교육비가 훨씬 적게 들면서도 영어 등의 실력을 높이기에는 작은 학교가 유리하다. 우리학교의 외국어 교육, 1인1특기 갖추기, 덕촌 별빛 축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은 큰 학교에서 시행하기에는 힘든 것이다. 학교 홍보가 되면 더 많은 아이들이 찾아올 것이다"

-이 학교에 오신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올해 어느 부문에 학교 운영의 중점을 둘 것인가?

"우선 테마별 녹색 체험 프로그램을 늘이겠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옥성 휴양림, 구미 해평 습지 및 낙동강 도래지, 김천 삼도봉, 문경새재, 부안 갯벌 등의 탐방을 계획하고 있다. 덕촌 인증제라는 것도 운영해 한자와 생활영어와 독서능력 등에서 아이들이 단계별로 인증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또 아이들이 각종 교내외 대회에도 자주 나가서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고 운동회도 지역민들이 함께 하는 운동회로 바꿔 지역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학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도 이미 세워 놨다"

-찾아오는 학교가 되기 위해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홍보다. 이를 위해 '찾아오는 학교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역과 자주 대화를 갖도록 하고 홍보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학교 내외부 시설도 개선할 것이다"

-애로사항은?

"그동안 폐교될 지 모른다고 해서 시설투자가 되지 않아 지금은 늘어나는 아이들을 수용할 공간이 부족하다. 스쿨 버스도 꼭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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