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과학 인프라 중심 의대 유치 '바이오메디컬 선도'

이강덕 포항시장(오른쪽)이 24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면담하고 지역 현안들을 건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일보 제안으로 포항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포스텍 연구중심 의과대학+디지털병원(이하 연구중심 의대)’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포항을 바이오 헬스케어 거점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공약과 맞물려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연구중심 의대’는 포항시가 경북도, 포스텍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강국 도약을 위해 디지털 과학기술 기반 의사과학자 양성과 의료교육 혁신을 위해 역점 추진 중인 사업이다.

연구중심 의대의 포항 설립은 코로나19 등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적극 대응해 ‘바이오헬스 한류시대’, ‘백신·치료제 강국 한국’을 이끌어 갈 원천 기술 개발과 바이오·의료를 연결할 ‘의사과학자’를 양성할 핵심 인재 양성의 요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임상 연구 등 바이오·의료 산업 육성을 위해 중요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얻을 ‘디지털병원’이 함께 건립되면 의학 교육 혁신과 지역 의료여건 개선을 통한 국토 균형발전 등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굵직굵직한 성과가 기대되는 만큼, 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추진 의지가 요구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 “포항을 바이오헬스케어 거점 도시로” 약속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포항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공약이 이어지면서 연구중심 의대 설립의 실현 분위기 또한 점차 무르익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월 27일 포항을 방문해 유세할 당시 “포항을 헬스케어의 본산, 거점도시로 만들겠다”며 포항에 ‘바이오 연구 개발 클러스터’를 구축할 것을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포항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대한민국 산업화의 성지이자, 우리나라의 성장을 위한 기초를 제공한 곳”이라고 강조하며, △헬스케어 거점 도시 육성 △동해안대교 건설△포항-포스코 상생발전 등 포항 지역 3대 공약을 제시했다.

앞서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지난해 12월 22일 포항을 방문해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포항의 바이오·의학 R&D인프라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강조되는 백신주권 확보 등 향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연구중심 의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국민의 힘은 20대 대선 정책공약을 통해 대한민국의 바이오헬스·AI반도체·로봇 등 ‘5대 과학기술 강국 도약’은 물론, ‘바이오헬스 한류시대’를 열기 위해 백신치료제 주권 확립과 글로벌 백신허브 구축을 위한 전폭적인 국가R&D 지원도 약속했다.

이와 함께, 경북 지역 핵심 공약으로 가속기 혁신 신약개발 클러스터 조성, 백신·바이오산업 육성 등을 다짐하면서 포항이 바이오헬스케어 거점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인 연구중심 의대 설립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의사과학자 양성 및 의학교육 혁신 정책 국회 세미나.

△포항시와 포스텍, 경북도와 함께 연구중심 의대 국정과제 채택, 공론화에 지속 노력

바이오헬스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이강덕 포항시장은 윤 당선인의 지역 공약사업 과제화를 위해 지난달 24, 25일 양일간 윤 당선인, 김병준 균형발전특별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을 연이어 면담하고, “국내 최고 과학 인프라를 갖춘 포항에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를 설립한다면 세계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18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윤 당선인을 만나 연구중심 의대를 포함한 바이오산업 육성을 건의하였으며, 이어, 김무환 포스텍 총장과 포항시, 경북도 관계자는 지난 1일 인수위를 방문해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인수위의 국정과제로 채택해 줄 것을 건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민의힘 김정재(포항 북)·김병욱(포항남·울릉) 의원과 경북도, 포항시, 포스텍이 공동으로 국회에서 ‘의사과학자 양성 및 의학교육 혁신 정책세미나’를 개최하며 연구중심 의대 설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공론화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이강덕 시장, 김무환 총장 등은 미국 보스턴·시카고의 세계 최고 바이오 클러스터와 세계최초 공학기반 일리노이 의대 등을 방문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의료산업 세계적 트랜드인 ‘과학과 의학의 융합’ 중요성 및 미래 바이오·의학 분야를 이끌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중심 기반 의대 설립 등 새로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포항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의대설립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 발족 등을 통해 유치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2019년부터 의사과학자 양성 정책연구용역,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위한 전략수립용역 등 유치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 낼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2020년 8월 유치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통해 정부정책에 부합하는 전략과 추진체계를 지속적으로 갖추어 왔다.

포스텍 역시 연구중심 의대 전 단계로 의과학대학원을 2023년부터 신설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포항시와 포스텍 관계자들이 글로벌 바이오 의료산업 중심 도시 미국 방문 모습.

△연구중심 의대 필요성, 코로나19, 고령화 등 바이오 시장 지속 성장, 바이오 혁신 기술 개발 이끌 의사과학자 절대적 부족, 인재 양성 요람

코로나19 팬데믹과 전세계적인 고령화로 글로벌 바이오·의료 산업 시장 규모는 현재 약 2조 달러(2400조원)에서 지속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미래 바이오헬스산업은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혁신 기술 확보와 직결, 활용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우리나라의 기술은 선진국 대비 78%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에 속도가 더딘 것은 과학과 의학 분야를 연결해 혁신적인 바이오 기술을 창출할 ‘의사과학자’가 압도적으로 부족한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연구중심 의대 설립과 더불어 국가 주도의 인재 육성 정책이 갖춰지면, 향후 절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사과학자’ 핵심 인력난을 해결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화이자 등 세계 백신시장을 선점한 주요 선진국 힘은 해당 분야 질병 연구를 동시에 해 나가는 ‘의사과학자’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미국국립보건원(NIH)의 경우 1964년부터 매년 약 170명의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있으며, 최근 15년간 1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미국이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2020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 중 15.7%로, 2025년에는 이 비율이 20.3%로 증가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환자 수 및 의료수요가 폭증해 의사인력난 및 시설 부족, 과중한 치료비 부담 등의 사회문제가 대두될 전망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인공지능(AI), 마이크로 로봇 등 4차 산업 혁명 기술과 의학을 접목시킨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과학과 의학의 중개연구자인 ‘미래형 의사과학자’이며, 이들을 육성할 곳이 바로 ‘연구중심 의대’이다.

△ 포항, 세계적인 바이오 연구시설 최고 수준 경쟁력 보유

포항시가 연구중심 의대 설립의 최적지인 이유는 이미 바이오 연구 인프라와 장비, 인력 등 국내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질병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단백질인 세포막단백질에 이상이 생기는 것에서 시작하며, 신약개발의 핵심은 이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좀 더 다양하고 효율적으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 내는 것이 최신 제약 트렌드이다.

미세 단백질 구조분석에 가장 핵심적인 장비가 ‘방사광가속기’와 ‘극저온전자현미경’인데, 두 핵심장비 모두 포항에 있다.

3·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구축·운영해, 30여 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보유한 곳은 포항이 유일하며, 2021년 6월 포항에 준공한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우리나라가 세계 세 번째이다.

또한, 포항시에는 개방형 혁신 바이오벤처 기술교류플랫폼인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BOIC), 세계 최고수준의 식물기반 그린백신 상용화 플랫폼인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4차산업혁명 벤처창업·스케일업 지원시설인 지식산업센터 등의 폭넓은 연구지원시설이 있다.

포스텍·한동대의 우수한 바이오 인력을 비롯해 단백질 구조해독에 AI를 활용해 신약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 등 연구기관 또한 풍부하며, 제넥신·한미사이언스 등의 제약 대기업들도 바이오산업 육성 협업에 적극 매진하고 있다.

아울러, 건강관리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는 가운데, 포항시는 빅데이터 기반 예방치료시스템 구축을 위해 포항이 보유한 ICT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산업도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포항시는 인공관절·인공장기 등 ‘재생의학’이라는 의료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바이오프린팅을 활용한 인공장기 플랫폼’ 산업 역시 육성하고 있다.

이렇듯 포항시는 연구중심 의대 설립으로 완성될 바이오·헬스 혁신 생태계의 지속적인 구축을 통해 지방에서의 바이오·제약산업 육성과 인재양성을 통한 국토 균형발전, 수도권 집중 해결 등 현 시대 최대 화두인 ‘국가 균형발전’을 선도하고 지방 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강덕 시장은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은 포항의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중심지 도약과 대한민국의 바이오 강국 진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당부한다”면서, “더욱 촘촘한 바이오 네트워크를 구축해 포항이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신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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