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보가 경북도와 함께 영남요리의 본령인 경북지역 맛의 정체성을 찾아 나선다.

전통음식에 대해 오래 연구해 온 박정남 전통음식 칼럼니스트(예미정 종가음식연구원장, 한식 조리기능장)가 ‘경북의맛집’을 찾아 그 맛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 영상으로 독자들에게 전한다.

오늘의 경북의 맛은 안동 ‘예미정’의 건진국수를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날마다 맛집을 찾아가는 박정남입니다.
경북의 맛으로 오늘 찾은 곳은 안동의 종가음식체험관 ‘예미정’입니다.
낙동강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앉아 있는 아름다운 한옥의 모습에서 안동의 멋이 먼저 느껴지는데요. 내부의 모습 또한 아늑한 모습입니다. ‘ㅁ자’ 형태인 안마당에는 입식의 식탁이 놓여 있고 그 주변으로는 등마루와 개별 룸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안동종가음식체험관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는 딱 3가지입니다. 9가지 나물이 돌려 담아진 안동비빔밥과 안동간고등어구이백반 그리고 안동건진국수로 안동의 맛을 오롯이 느껴 볼 수 있는 그런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안동건진국수를 소개해 드려 보겠습니다.

안동은 옛날부터 콩의 생산량이 많아서 콩을 이용한 음식의 활용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콩을 이용한 전통음식과 종가음식들이 특히 발달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안동건진국수를 만드는 재료에도 이 콩가루가 들어가는데요. 밀가루 7에 콩가루 3 정도의 비율로 만들어지고 또 아직도 수타면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재료뿐만 아니라 정통성 또한 특별해 보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귀한 손님들에게 별미로 대접하던 이 안동국수는 반죽의 두께는 얇게 그리고 면의 가닥은 길게 만들어서 대접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길한 음식으로 그리고 먹는 사람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육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말린 은어로 만들어지고 있었는데요.
은어는 비린 맛이 없어서 차가운 국물이나 따뜻한 국물, 이렇게 2가지 형태 모두 적합한 육수용 재료입니다. 말린 은어는 사골국물같이 뽀얀 육수가 만들어지는데요. 이 육수에 재철 푸성귀를 풍성하게 넣고 끓여지는 것도 안동 국수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안동국수는 2가지 방법으로 먹을 수가 있습니다.
찬 육수를 부어서 먹는 건진국수와 제물에 삶아서 따뜻하게 먹는 누름국수 이렇게 두가지 방법인데요.
지금 보이는 안동 국수는 따뜻하게 끓여진 누름 국수입니다.

삼색으로 만들어진 삼색 북어보푸라기와 촉촉한 단맛이 좋은 콩가루대파찜 여기에 다양한 안동 종가음식들이 차려져 있는 모습은 그 옛날 접빈객 상차림을 그대로 받아보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 그릇의 국수 속에서 지역 사람들의 삶과 그리고 음식문화를 그대로 체험해 볼 수가 있었는데요. 안동만의 특별하고 또 소중한 전통 관광자원으로 오래오래 이어져 나가주길 바라겠습니다. 예의가 있고 맛이 있는 집 안동의 ‘예미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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