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바닷가 더 가까이…'모다드렁' 타고 특별한 여행을
<글 싣는 순서>
1.‘공유 PM 천국’ 서울의 실상은
2.‘15분 도시’ 내세운 부산, 공유 PM에도 눈길
3.세종·대전 속 공유 PM은 ‘호감’
4. 관광도시 제주 공유 PM ‘모다드렁’
5.공유 PM 선도 국가 사례와 국내 업계 입장
6.공유 PM 상생 문화 미흡…대구형 친환경 모빌리티는
△공유 개인형 이동장치 제주환상자전거길로 ‘모다드렁’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자연과학 분야 ‘3관왕’(생물권보호구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을 달성한 지역으로, 교통량이 적은 해안도로와 일주도로 등을 활용해 자전거길을 조성했다. 일명 제주환상자전거길이다. 234㎞에 달하는 코스를 달리다 보면 함덕서우봉해변과 표선해변 등 아름다운 해변뿐만 아니라 쇠소깍, 성산일출봉, 송악산 등 지역에서 자랑하는 관광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환상자전거길에 새로운 개인형 이동장치가 합류했다. ‘지쿠터’와 ‘이브이패스’에서 운영하는 공유형 전동킥보드들은 자전거길 구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이브이패스는 자전거길 코스 구간에 초점을 맞춰 전동킥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전동킥보드 드라이브를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제주도도 2021년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으로 추진 중인 ‘그리고’(GreeGo) 앱을 통해 모빌리티 공유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올해 6월 말부터 시범적으로 운영된 ‘그리고’는 그린(Green)과 가다(Go) 단어의 합성어로, 탄소 없는 교통환경과 공유 경제, 도민 편의를 높이기 위한 멀티 모빌리티 공유 플랫폼이다.
올해 6월 말부터 시범적으로 운영된 모빌리티 공유서비스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도민과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 제주점과 서귀포점 등 도심 내 구역뿐만 아니라 제주 해안가에 위치한 용담 카페 노을코지 인근에도 그리드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데, 제주환상자전거길에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가 ‘모다드렁’(모두 한데 모여 의미의 제주도 방언) 있는 모양새다.
△보행로 안전사고 위험과 헬멧 미착용 ‘공통과제’
공유 PM 활용도가 높은 만큼,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의식 수준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보행로에 아무렇게 방치된 기기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이들이 다수다.
지난 9월 21일 오후 서귀포시 내에서는 헬멧 없이 주행하는 시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을 공유형 전동킥보드를 통해 오르거나 차량 통행이 적은 구간을 빠르게 주행했다. 중산간동로와 서호호근로가 만나는 사거리 일대와 국립기상과학원 주변에서는 보행로에 세워진 공유 전동킥보드가 눈에 띄었고, 이중섭거리와 올레시장 사이 한 골목에는 공유형 전동킥보드가 보행로 가운데에 방치됐다.
앞서 방문한 제주대학교 곳곳에서도 방치된 전동킥보드가 포착됐다. 해양과학대학3호관 앞과 자연과학대학1호관 후문 인근 등 교내에 전동킥보드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었지만, 건물 정문 계단 앞이나 보행로에는 여전히 전동킥보드가 자리했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학생들이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전동킥보드 이용 학생 10명 중 8명은 헬멧 없이 교내를 질주했는데, 구매하기에 다소 비싼 헬멧 가격과 상시로 소지해야 하는 불편함이 안전수칙을 위반한 주된 이유다. 일부 공유 전동킥보드에 헬멧이 달려있었음에도 사용하지 않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헬멧 착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사용한 헬멧을 착용하기가 꺼려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헬멧 없이 공유 전동킥보드를 이용한 제주대 공대생(1학년)은 헬멧 미착용이 법규 위반인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넘어져서 조금 다쳤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실제 사고가 난 것을 보진 못했다. 편해서 이용하기는 하는데, 헬멧까지 사기에는 조금 부담이다”고 했다. 이어 “학교에서 헬멧 대여 서비스를 해주고, 교내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킥보드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주에서는 개인형 이동장치 전용 주차공간과 이용안전, 활성화 방안 마련 등을 위해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안전 증진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재)한국자치경제연구원이 맡은 용역은 오는 11월 9일까지 진행된다.
제주도청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용역이 끝나면 향후 5년 동안 이용안전과 활성화 부분에 맞는 안을 순차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며 “스마트챌린지 사업 통해서도 일부 개인형 이동장치를 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고, 충전할 수 있는 사업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공유 PM 안전정착, ‘청소년 교육’ 필수
제주에서 발생한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 가운데 절반 정도는 청소년의 운행에서 비롯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이 올해 말까지 도내 중·고등학교 4500여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PM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이유다.
모빌리티 관련 산업이 급성장한 데 이어 비대면 방식인 휴대전화 앱을 통해 공유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무면허 운전 등 안전불감증에 따른 사고 위험도 함께 우려되는 실정이다.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3일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강화를 위한 도로교통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PM 관련 교통법규 위반 또는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 7월까지 제주도 내 전동킥보드 사고 가운데 20세 미만 청소년 관련 사고 비중은 45%를 차지했다. 법 개정 이후 전동킥보드 등 PM은 만 16세 이상부터 취득 가능한 원동기 장치 자전거 면허 이상을 소지해야 하지만, 필수 면허 인증 절차 등에 대한 법규가 없어 무면허 운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찰단 분석이다.
이에 지난 8월 말까지 PM 안전교육 희망학교 1차 수요조사를 진행한 자치경찰단은 PM 위험성과 주요 사고사례(영상) 소개,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규 이해, 12대 중과실 사고와 안전수칙 이해 등을 중심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앞서 PM 관련 법규 위반 500여 건을 단속하는 등 현장 지도·관리를 강화했지만, 현장에서 법규나 이용수칙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청소년이 다수 발견된 점도 찾아가는 안전교육에 나선 이유다.
자치경찰단은 찾아가는 안전교육뿐만 아니라 캠페인과 공익광고 제작 등을 통해 PM 안전과 관련된 교육·홍보를 강화하고, 관계부서와 공유킥보드 업체 협업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나갈 방침이다.
청소년 대상 교육 강화 이후에는 시내권역과 주요 관광지 등 PM 다수 이용 지역을 중심으로 단속을 벌인다.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거나 무질서 운행, 학교 주변 청소년 무면허 운전도 단속 대상이다.
자치경찰단은 도로교통법 개정 이후에도 무면허로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청소년 및 관련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상태라며 향후 보행자를 위협하는 전동킥보드에 대한 관리·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교육청 관계자와 간담회를 하면서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지도·계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학생 대부분이 원동기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규칙을 꾸준히 안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