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고 박원빈·청구중 이도경, IRC 크리에이티브 부문 ‘1위’
로봇코딩창의융합학원 학생들 ‘로봇 도시 대구’ 위상 빛내
산업통상부·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20회 국제로봇콘테스트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온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섬뜩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로봇이 빠르게 진화하는 오늘의 현실을 보면 단순한 상상만은 아닌 듯합니다. 이처럼 ‘로봇이 주도하는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미리 엿볼 수 있는 제20회 국제로봇콘테스트(IRC)가 최근 강원도 강릉에서 열렸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각지의 학생과 전문가들이 참가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쳤습니다.

특히 대구 지역 학생들이 주요 부문에서 상을 휩쓸며 ‘로봇 도시 대구’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이에 경북일보TV ‘만나GO’ 제작진은 대구 로봇코딩창의융합학원을 직접 찾아, 이번 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과 지도강사를 만나 로봇의 미래와 교육적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대담: 이준혁 로봇코딩창의융합학원 지도강사, 박원빈 (경상고 1년), 이도경 (청구중 1년)
진행: 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
 

▲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제20회 국제로봇콘테스트(IRC)에서 1위한 대구 경상고 1년 박원빈(왼쪽)과 청구중 1년 이도경. 김영환 기자 yhk@kyongbuk.com
▲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제20회 국제로봇콘테스트(IRC)에서 1위한 대구 경상고 1년 박원빈(왼쪽)과 청구중 1년 이도경. 김영환 기자 yhk@kyongbuk.com

△대회 성과와 출품작은.
이준혁 로봇코딩창의융합학원 지도강사는 “저희가 출전한 부분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크리에이티브 종목으로, 아이디어를 로봇으로 구현해 발표하는 종목”이라며 “중·고등부 1·2위, 초등부문 1·2위를 석권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학생들이 출품한 작품은 ‘소방 로봇’이다. 이 로봇은 집에 사람이 없거나 소방차가 화재 현장까지 도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때, 화재 발생 즉시 원격으로 작동해 초기에 진압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 강사는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위험한 장소에서는 이 로봇이 나중에 필요성을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 제작 과정과 기술적 특징은.
박원빈은 “이 로봇에 기능이 많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부품들이 많다 보니 프레임을 구성하는 데 많이 부서졌다”며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고, 제작 기간은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도경은 “작품 만들 때 뼈대 위에 베이스를 입히는 과정과 코딩하는 과정의 난이도가 있었지만, 원빈이 형과 잘 얘기하면서 잘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도강사는 로봇의 기술적 특징에 대해 “로봇은 기술의 정점, 종합적인 예술”이라며 “기계적인 메커니즘과 전자 회로도 설계, 코딩 알고리즘에 대한 융합이 잘 어우러져야 하고 물리적으로 연결이 잘 돼야 하는 디자인 요소까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소방 로봇에는 AI 카메라, 유독가스 감지 시스템, 360도 회전과 직선, 대각선 이동이 가능한 메카노 휠 등이 장착되어 있다. 그는 “교육용 부품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산업용 로봇이나 고급 부품과 제어 모듈이 있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며 “안정성 향상과 AI 데이터 학습을 더하면 더 정교한 로봇으로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북일보TV ‘만나GO’ 프로그램이 5일 오후 대구 북구 복현동 로봇창의융합학원에서 녹화되고 있다. 왼쪽부터 임한순 진행자, 청구중 1년 이도경, 이준혁 지도강사, 경상고 1년 박원빈. 김영환 기자 yhk@kyongbuk.com
▲ 경북일보TV ‘만나GO’ 프로그램이 5일 오후 대구 북구 복현동 로봇창의융합학원에서 녹화되고 있다. 왼쪽부터 임한순 진행자, 청구중 1년 이도경, 이준혁 지도강사, 경상고 1년 박원빈. 김영환 기자 yhk@kyongbuk.com

△로봇 교육의 가치와 미래
박원빈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로봇을 공부해 5년이 됐다”며 “어렸을 때부터 레고를 조립하거나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해 어머니의 권유로 학원에 다니게 됐다”고 말했다.

이도경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해 5년째 다니고 있다”며 “배우는 게 재미있고, 만드는 게 어렵긴 하지만 재밌다”고 덧붙였다. 이 군은 미래 계획에 대해 “미래의 인재가 되기 위해 로봇과 코딩, 융합 과학을 꾸준히 배울 계획”이라며 “장래 희망도 컴퓨터 사이언스 계열이라 열심히 배우면 많은 성장을 한 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도강사는 로봇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로봇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사람의 협력자가 될 것”이라며 “AI를 결합하면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미래 학자들이 로봇을 다룰 줄 아는 사람과 로봇에게 전적으로 일을 맡기는 사람 두 종류로 구분된다고 한다”며 “로봇 공학 분야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로봇과 일자리의 미래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이 강사는 “로봇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로봇을 설계하고 개발하고 유지하고 제어하는 로봇 전문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이 단순하게 일자리를 뺏어서 대체된다는 게 아니라 일의 형태가 바뀐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강사는 정부에 대한 건의사항으로 “시대의 흐름에 맞게 더 전폭적인 광고와 홍보가 뒷받침됐으면 좋겠다”며 “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꿈을 키워 나가고, 그 꿈이 장래 희망으로 이어지며, 이는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미래 로봇 산업 전망은 개인적으로 밝다고 생각하며, 미래의 핵심은 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준혁 강사는 마지막으로 “로봇과 코딩을 배우는 학생들은 본 과정에서 로봇과 코딩 말고도 융합적인 사고를 길러내고 있다”며 “로봇과 코딩은 미래를 만드는 도구지만, 융합적인 능력으로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미래에 유능한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대구 학생들의 성과는 로봇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미래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발언 전문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영환 기자
김영환 기자 yh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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