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마을이 세계유산에 등재된지 3년째 접어들었다. 그 후 수많은 관광객들이 양동마을을 찾게 돼 경주시에서는 더 많은 해설사들을 배치하였다. 해설사들은 출 퇴근 시간이 있어 시간이 되면 퇴근하지만, 이지휴 선생은 양동에 거주하면서 출, 퇴근 시간도 없이 언제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해박한 지식으로 양동마을을 설명해주는 해설사로 유명하다. 선생은 직장생활을 하다가 고향에 돌아와 양동마을이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전부터, 정부가 문화유산해설사를 양성하기 전부터, 관광객들에게 민속마을을 알리는 일을 해 왔다. 누가 시킨 일...
사람이 가진 예술적인 재능은 그것을 일찍이 알아서 개발하지 못하면, 자신이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모르고 평생을 살아가기 쉽다. 자신의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그것을 연마하여 그 분야에 일가를 이루고, 명성을 얻고, 사회에 기여까지 할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은 참 복된, 선택받은 삶을 살았다고 할 수가 있다. 거기다가 경제적인 후원자까지 있다면 남의 부러움을 살만 하다. 포항 여류서화계의 얼굴이고, 포항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향사 손성범 선생이 그런 분이다. 일반적으로 붓글씨를 쓰고, 사군자를 치고, 묵향을 가까이 하...
'인생은 연극이다'란 말도 있지만, 연극무대는 아직 우리 생활에서 멀고, 연극은 배고픈 직업이란 것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애자 에밀레연극단 단장은 반세기 동안 오직 한길 연극만 바라보며 살아온 연극을 위해 온갖 열정을 다 바쳐온 분이다. 평생 경주에 살면 신라 왕경 사람의 자부심을 잃지 않고, 연극 속에 신라의 혼을 불어넣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연극을 통해 신라 천년의 참 모습을, 신라문화의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해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연극 무대를 열고, 연극으로 봉사하고, 연극인생을 살고 있다. 올...
포항시 구룡포읍 성동리에서 태어나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도일(渡日), 사업에 성공한 황보기(皇甫玘·79) 일본구성기업주식회사 회장은 재일동포로서 고향을 돕는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그의 고향 사랑과 조상 섬기는 마음은 남다르다. 더구나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으로 화를 당한 영의정 황보인 대감의 후손들인 이들은 서로를 더 각별히 보듬으며 조상을 위하는 마음도 유난히 돈독하다. 황보 회장은 조상의 위패를 모신 사액서원인 광남서원(廣南書院) 성역화 사업비로 수천만원을 냈고, 조상들의 묘소를 정비할 때나 황보씨 문중 일이...
요즘은 별로 안 쓰이는 말이지만, 얼마 전만 해도 양반이라는 말은 아이 달래는 데도 써먹을 정도로 좋은 뜻이었다. 사람의 됨됨이가 점잔하고, 예의바르고, 남을 잘 배려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흔히 '그 사람 참 양반이다' 한다. 그런 의미로 민 선길 선생은 누가 봐도 양반이다. 그는 항상 "고맙습니다"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와 함께 십년간 문화재공부를 하며 친분을 쌓아온 정 기열 선생은 이에 덧붙여 그는 모든 일에 세심하고 남을 불편하게 하면 자기가 더 불편한 사람, 남을 배려하는 데는 일등이라고 칭송한다. 민 선생은...
우리나라 방송은 이제 아나로그 시대를 종료하고 디지털 방송시대로 돌입할 만큼 발전했다. 최 규열 회장은 포항방송의 초창기부터 13년 2개월간 KBS 포항방송국에 재직했고, 지금도 KBS 포항방우회 회장직을 맡아 있으면서 당시 방송인들과 친목을 도모하며 방송국의 큰 행사 때는 도움을 주기도 한다. 최 회장은 1963년 2월 KBS 라디오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65년 파월 청룡부대 결단식, 67년 포철 부지 조성할 인, 68년 기공식, 70년 착공식 때 모두 그가 중계방송을 했고 73년 준공식 때는 서울에서 온 아...
연오왕세오비를 포항의 상징으로 하자는 소리가 높지만, 아직 이들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연오랑세오녀'라 적혀 있으나, 일본에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됐으니, 연오왕세오비라 부르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지금은 왕과 왕비에 대한 예우로 제사를 올리고 있다. 1983년에 연오랑세오녀 부부를 뽑는 행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매년 해오고 있으며, 대아그룹 황대봉 명예회장이 사비로 호미곶 바닷가 새천년 광장에 연오왕세오비 상을 세우고, 해마다 추모제를 지내고, 경북일보가 연오랑세오...
견일수 박사는 선린병원 원장직으로 정년을 맞고, 지금은 송라 요양병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요즘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트레스라는 달갑지 않은 친구를 가까이 두지 않을 수 없고, 스트레스와 함께 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나름대로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생활 자체가 힘들고, 건강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의사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라, 의사들 중에는 성악을 하고, 악기를 잘 다뤄 연주를 하거나, 그림이나 다른 예술 분야, 그리고 스포츠 등 취미생활을 하는 분들이 많다. 견일수 원장은 플루트, 클라...
정식으로 등단한 시인은 아니더라도 나이 들어서 시를 쓰며 사는 생활은 참 품위 있고 여유로워 보인다. 포항노인복지회관 박우태 선생은 현대시와 한시를 함께 아우르며 노년에 시와 수필 등 문학 장르 뿐 아니라 주역, 서예, 컴퓨터, 민화, 고급 한문 등을 공부하며 자기 수양과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무관(無冠)의 문학인이다. 선생의 주역과 한시 선생님이신 송정 박재호 선생은 그의 공부야 말로 공자가 말하는 '위기지학(爲己之學)-자기 자신을 위한, 자신의 수양을 위한 학문'이며 그가 학문으로 쌓아온 겸양과 덕은 주위에 ...
도시 사람이나 시골 사람이나 취미 생활을 하고 배우고 싶은 욕구는 같다. 그러나 농어촌 지역에서는 배우고자 해도, 도시의 번듯한 학원 같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해도, 배울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서 관심이나 재능이 있는 사람들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취미생활을 하기 어려운 것이 농어촌의 현실이다. 그런데 경주시 강동면 새마을금고(이사장 손영태)에서는 지역민들을 위해 새마을 금고 2층에 서예교실을 열어주면서 여러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최경석 선생은 여기에서 한글 서예선생님으로 봉사하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정년 후 30~40년을 더 살아야 할지 모르는 시대에 우리는 와 있다. 정년 후 남은 인생에 뭘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놓지 않으면 비록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는 분이라도 효율적이고 보람 있게 시간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서강홍 포항 색소폰오케스트라(포색오) 단장은 앞을 내다보는 혜안이 있어 일찍이 퇴임 후의 생활을 세부분으로 나누어 관리해 오고 있다. 물론 서 단장의 이런 계획은 그가 평생 성실히 지켜온 교단이나 교육계에서의 경력으로 생활하는데 걱정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
흔히 쓰는 말로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든가.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실천하지 못하고 감사보다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나 욕심 때문에 스스로 감옥을 만들며 사는 보통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홍성학 전 신라중학교 교장선생님은 평생 이것을 실천하며 사시는 분이다. 선생은 2006년 2월에 신라중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황조근정훈장을 받으며 정년퇴임했는데, 퇴임 후 지금까지 6년 동안 해온 일을 보면 선생이 얼마나 열심히 배우고 모든 분야에서 봉사하며 알차게 살아왔는지를 알 수 ...
요즘 세대 간 소통이 잘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점점 첨단화되는 스마트폰은 인간성을 메마르게 하고 가족 간의 대화마저도 가로채 간다. 그러나 아직도 젊은 세대와 노년세대에게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공통분모 중에, 영어를 배울 때 잘 안 되었던 기억과, 영어를 잘하고 싶은 소망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이 포함될 것이다. 그런데 남궁 국희 선생은 70나이에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능숙한 영어로 유물해설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물론 교수인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오래 살다 온 영향도 커겠지만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노력으로...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 경기에서 우리를 환호하게 하고, 우리에게 자부심을 주고 가장 많은 메달을 따오는 경기가 양궁이다. 우리는 화살이 날아가서 과녁을 정확하게 맞추는 신궁들을 보며 감탄은 하지만 쉽게 활을 잡아 볼 엄두를 내지는 못한다. 그런데 43년간 한약방을 하고 있는 정정수 선생은 일찍이 궁도의 묘미를 알아 포항에 국궁을 자리 잡게 한 선각자이며, 궁도회 회장을 거쳐 지금은 고문으로 있으면서 포항궁도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선생은 포항여고 뒤편에 있던 작은 궁도장을 시의 협조에다 사비를 보태 종합운동장 남쪽에 ...
흔히들 포항은 문화보다 산업화된 도시라 문화의 불모지니 하는 말을 한다. 그것은 천년고도 경주의 바로 옆에 있는 도시로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어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포항의 문화인들도 포항문화 발전을 위하여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그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연극 분야에서는 주변 어느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데, 그것은 일찍이 연극에 관심을 가지고 평생 포항 연극을 이끌어온 김삼일 포항시립극단 상임연출가이며, 대경대 초빙교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50년 세월 한결같이 포항 연극 발전을 위해 맨손으...
경주 남산을 가보지 않고는 경주를 봤다고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만큼 남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말이다. 그러나 남산을 오르는 사람들 중 어떤 분들은 남산 전역에 산재해 있는 유적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무심코 쓰레기도 버리고 더러는 유적을 훼손하기도 한다. 남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지만 남산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줍고 문화재들이 있는 유적지 주변을 청소하고 이런 일들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해 한다. 이성훈씨도 그 중의 한 분인데 지금은 경주국립공원 사무소에서 역사 문화지킴이로 일하는데, 경주의 국...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 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피천득님의 시, '오월'의 마지막 구절이다. 이 눈부신 오월 속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가치 있고, 살아서 눈을 뜨고 이 녹색의 향연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다. 그러나 이 찬란한 오월에도 여전히 정치판에서는 비난과 독설로 서로를 끌어내리고, 파렴치범이나 흉악범들도 이런 맑고 신선한 오월에 휴업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뉴스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
요즘 한류가 떠들썩하다. 바람직한 일이고, 외국에 나가면 우리나라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도 실감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국악, 이름 그대로 우리 나라의 음악, 한국의 음악인데 그동안 우리는 너무 국악을 홀대해오지 않았나 싶다. 유계순 벽계국악연구원장은 국악을 아끼며, 우리 문화 알리기와 국악의 보급을 위해서 유아원에서 양로원까지 봉사를 다닌다. 그는 젊을 때부터 국악을 체계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타고난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입문하게 되었다. 농촌...
그 어른 참 나이를 잘 잡수셨구나, 인생을 참 잘 살아 오셨구나, 그런 느낌을 주는 원로들을 주변에서 더러 보게 되고, 그런 분들을 만나면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살 수 있으면 걱정이 없겠다는 위안을 받게 되는데, 이해길 외동노인회 회장이 바로 그런 분이다. 이회장은 지난해까지도 신라문화원에 소속되어 문화재 해설을 했다. 지금도 공식적은 아니라도 고향을 찾는 지인들에게 경주문화유적에 대해서 유창하게 설명해 준다. 경주에 사는 사람으로서 경주의 문화재에 대해서 기본적인 설명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우리는 전통을 살리자, 전통을 이어가자고 흔히 말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통에는 별 관심이 없고, 새로운 것, 편리를 주는 문명의 이기들을 즐기고, 그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 가까운 이웃에 전통살리기를 실천하면서 즐겁게 생활하는 시니어들이 있다. 포항 노인일자리 창출 지원센터(센터장 이정숙)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여러 가지 일자리들을 마련해놓고 있는데 어깨동무 팀도 그 중의 하나이다. 어깨동무팀은 아이들의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전통놀이를 가르쳐주면서 함께 놀아주는 일을 하는데, 김순자씨도 이 팀에 참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