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향청 향토효행상 효녀상 위덕대 박향미 양

위덕대 박향미양

"병상에 누워계시는 아버지 병세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지난달 포항향토청년회 주최 '향토효행상' 시상식에서 '효녀상'을 받은 박향미(20·포항시 북구 학산동 주공아파트)양은 한 가지 소원이 있다.

다름 아닌 뇌출혈로 쓰러져 1년 넘게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가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

한창 멋 부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병수발과 집안일을 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요즘은 식당일을 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기 때문..

여동생(고2) 챙기는 것 또한 그녀의 몫. 하지만 얼굴한번 찌푸리지 않고 늘 밝은 모습이다. 이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그녀를 '심청이'라고 부르곤 한다.

아버지가 쓰러진 것은 지난해 5월. 빚보증으로 인한 충격 때문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향미네 4식구는 비록 12평 영구임대아파트지만 오손도손 행복한 가정이었다.

아버지는 회사택시 10년 무사고로 지난해 초 개인택시 운전자격증을 발급 받았다. 온 가족이 기뻐했다. 향미양도 가고 싶은 대학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아픔도 크다고 했던가. 아버지는 지난해 5월 친구의 빚 보증때문에 유일한 생계 수단인 택시를 팔아야만 했다. 그간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모두 날려버렸다. 가족들의 허탈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는 이 일로 화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지금껏 제몸하나 가누지 못하고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실어증까지 겹쳤다.

어머니는 두 딸을 불러 "아버지가 일어날 때 까지 열심히 살자"며 손을 꼭 잡았다. 결국 그녀는 아버지 병 간호를 위해 원했던 대학을 포기하고 인근 위덕대로 진학했다.

'주경야독'한 덕분에 계속해 장학금을 탈 수 있었다. 하지만 장학금은 줄 곳 아버지 병원비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이때문에 학비가 없어 수년째 학자금 대출을 받아 근근히 학교를 다니고 있다.

아버지는 지금 의료보험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6개월 이상 입원시는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3개월 입원비가 1천만원이 넘어 어머니 혼자 버는 수입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진 빚을 어떻게 갚아야 될지 막막하다"고 울먹였다.

그녀는 틈만나면 병원을 찾아 아버지의 재활훈련을 돕는다.

요즘은 영양사 자격 시험 공부를 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때문에 공부는 아버지 병실에서 많이 한다.

단짝 친구인 임시영(20)양은 "향미는 힘든 내색도 하지않고 항상 밝은 모습으로 친구를 대해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며 "힘들어 하는 향미를 마음으로 밖에 도와줄 수 없어 항상 안타깝다"고 칭찬했다.

그녀는 "저보다 힘들고 어렵게 사는 분들이 많은데 기사화되는 것이 부끄럽다"며 인터뷰를 몇번이나 고사했다.

(도움주실분 대구은행 204-13-034850 박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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