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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숲] 울진 월송정
[경북의 숲] 울진 월송정
  • 김형소 기자
  • 승인 2020년 02월 12일 21시 3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13일 목요일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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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벅찬 풍경에 짙은 솔향까지…이런 休 또 있을까
하늘에서 내려다 본 월송정과 해안 숲 그리고 해안.

아름다운 금빛 모래 해안과 어우러진 넓디넓은 소나무숲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최고의 자연치유 장소로 손색이 없다.

아마도 풍광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감동하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같았을 것이다.

해안 숲은 자연 스스로가 만들어 낸 내륙의 산속 숲과는 달리 강한 바닷바람을 피하고자 인위적으로 조성한 경우가 많다.

경북 울진군 평해면 월송리 월송정에서 시작해 구산해수욕장까지 길게 이어진 해송 숲은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온을 준다.

조선 시대 최고 문인(文人)으로 꼽는 송강 정철 선생이 쓴 관동별곡 가운데 마지막 종착지이자 팔경인 월송정은 팔각지붕 형태의 주심포 양식으로 고려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의 모습은 일제 강점기 일본군에게 철거됐다가 1980년대에 복원된 모습이다.

흔히 관동팔경이라 하면 대관령 동남쪽(동해안)에 있는 8곳의 경치 좋은 곳을 말한다.

강릉의 경포대, 고성의 삼일포, 삼척 죽서루, 양양 낙산사 등 강원도 지역에 6개가 있고, 나머지 2개가 울진에 있다.

월송정 전경.

월송정은 조선 성종이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종은 당시 화공에게 “조선 팔도의 사정(활터의 정자) 중 가장 풍경이 좋은 곳을 그려 오라”고 명령했고, 여러 곳의 그려온 정자 그림 가운데 월송정을 가장 최고로 평가했다.

신라 시대 화랑들은 월송정의 푸른 소나무와 해안에서 무술 수련을 했으며, 겸재 정선이 관동지방의 명소를 그려 모아놓은 화첩에도 빠짐없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월송정에서 붉게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한다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눈앞에서 커다란 불덩이가 불쑥 나타나는 장관을 바로 코앞에서 볼 수 있으니 대한민국에서 이보다 더 좋은 일출 명소는 없을 정도다.

월송정 해송 숲을 편안히 걷다 보면 황금 모래 해변이 펼쳐진 구산해수욕장에 다다른다.

이곳은 숲과 바다가 절묘하게 만나 뜨거운 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내주며 여느 해변과는 다른 안락함을 선사한다.

특히 요즘에는 캠핑 문화가 발달하면서 구산리 해변 숲은 이른바 ‘캠핑 성지’로 불리며, 자동차를 개조한 캠핑카를 비롯해 카라반, 백패킹 등 다양한 종류의 캠핑 문화가 공존한다.

구산해수욕장과 마주한 해송림.

여름철은 말할 것도 없고, 주말과 휴일이면 넓은 숲 곳곳에 자리를 잡은 캠핑족들로 가득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숲의 안락함과 바다의 웅장함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어 캠핑을 통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다에서 몸을 식힌 뒤 해송 숲 아래에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로 ‘힐링(몸이나 마음의 치유)’이 아닐까 싶다.

월송숲 인근에 위치한 구산항의 모습.

두 눈을 감고 잠시 누워 숲을 통하는 바람 소리와 해안으로 밀려드는 파도 소리 그리고 숲 사이로 비취는 햇볕을 눈꺼풀로 살며시 느낄 때면 머릿속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여기에 바다 내음 한껏 품고 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마치 탄산음료를 마실 때 톡 쏘는 청량함을 코로 느끼듯 시원함을 더한다.

좋은 숲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옛 선조가 풍류를 즐기며 눈과 마음으로 감상하듯 지금의 세대들도 답습하는 듯하다.

비록 즐기는 방법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첨단화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을 대하는 벅찬 감동은 변함이 없다.

마지막으로 월송정을 두 배로 즐기는 팁이 있다. 보름달이 뜰 때 월송정을 찾는다면 일출의 감동과는 또 다른 몽환적인 기분을 경험할 수 있다.

하얗게 떠오른 달이 바닷물에 비친 한 폭의 데칼코마니는 아름답기 보다 신비롭고 미묘한 감동으로 설렘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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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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