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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숲] 영양 주실마을 숲
[경북의 숲] 영양 주실마을 숲
  • 정형기 기자
  • 승인 2020년 03월 11일 21시 43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3월 12일 목요일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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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산 지매' 이어받은 문필가의 마을 숲
주실 마을의 가을 전경
영양군 일월면 도곡리 주실 입구 마을 숲은 ‘한양 조씨’ 집성촌이 모여 사는 마을의 관문으로 ‘한양 조씨’ 그들의 애환을 담고 있으며, 삶을 같이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실 마을 숲 내 조지훈 시비
조지훈 시인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은 한양 조씨의 집성촌으로 흔히 이 마을을 ‘주실’이라 부른다. 이 집안은 본래 한양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주실 마을은 1630년 이전에는 주씨(朱氏)가 살았으나 1519년 조광조의 기묘사화를 만나 멸문 위기에 처해 전국 각지로 흩어졌는데 그중 호은공 조전 선생이 인조 7년(1629)년 이 마을에 처음으로 들어와 정착한 뒤 이곳에 집성촌을 이뤘다.
주실마을 여름 전경
주실 마을 주변에는 시무나무가 많이 심겨줘 있는데 이 나무는 예로부터 집 주변에 울타리로 심었다.

시무나무의 줄기와 가지에 난 가시는 변덕부리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올곧게 살라고 하는 날카로움으로 다가왔으며, 예부터 주실 마을 사람들은 입신양명에는 뜻을 두지 않고 학문에만 전력했다고 한다.

교육열이 남달리 강했고, 아무리 힘들지라도 재산, 사람, 문장은 빌리지 않는다는 삼불차가 이 마을의 면면한 모습을 지켜내고 있으며, 이런 마을의 의지는 조지훈 시인의 지조론이 담고 있는 내용도 이 주실 숲과 무관하지는 않다고 보여 진다.

주실마을에는 옥천종택, 조지훈 시인의 종가인 호은종택, 옛 서당인 월록서당 등 고택이 있고, 작지만 아담한 앞뜰과 실개천이 마을앞으로 흘러 주실숲으로 향한다.

마을숲에는 지훈 선생과 20살에 요절한 그의 형 조동진의 시비가 있어 ‘시인의 숲’이라 불리며 지난 2007년 지훈문학관 개관 이후 매년 5월이면 지훈 선생을 기리기 위한 백일장 등 ‘지훈 예술제’가 다채롭게 펼쳐지는 등 매년 수만 명의 문학도가 찾는 문학의 마을이다.

북받치는 설움을 하소할 길 없었을 때 찾았던 마을에, 한양 조씨가 터를 잡고 좌청룡이 약한 지세를 보(補)하고자 밭을 사들여 나무를 심고 숲을 보전해왔으며, 숲에는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검팽나무, 팽나무, 산팽나무, 시무나무, 버드나무가 생육하고 있고, 숲 가운데로 지나가는 지방도로 옆에 나그네가 쉬어가도록 의자도 두었다.
주실마을 숲 모습
2008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뽑힌 영양 일월 주실 마을 숲은 원시 자연 ‘그대로’주실마을에 들어서려면 반드시 이 숲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마을의 대문이자 마을을 감싸고 있는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
주실마지방도 918호선 옆에 위치한 주곡 마을 숲
100여 년 전 이 마을 사람들은 마을 입구에 우거져있는 숲에 소나무를 심었으며, 이후에도 밭을 매입해 나무를 심었고 종중에선 숲을 마을의 한 부분으로 발전시킨 덕분에 당산목으로 불리는 아름드리 느티나무를 비롯해 느릅나무까지 마을을 감싸고 있어 마을 입구에 늘어선 나무들은 마을을 지켜주는 역할을 했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숲을 지켜주며 더불어 살고 있다.

마을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종중이 영양군의 지원을 받아 숲을 자연 그대로 잘 가꿔 나가고 있으며, 주실마을에는 지난 2004년 문을 연 지훈 문학관과 2005년 개장한 지훈 선생의 주옥같은 시들이 하나하나 마을 풍경과 어울여 지게 시비를 만들어 놓았다.
하늘에서 본 주실 마을 숲 여름 전경
주실마을숲은 어느 마을 숲보다도 생태적 다양성이 높은 데다 한옥 문화마을인 주실마을과 어울려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선정 당시 ‘생명의 숲’ 관계자에 따르면 “주민들이 나서서 숲을 가꾼 것이 주요했다. 수백 년 정성껏 잘 가꿔진 숲이라 울창했고 다양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한양 조씨’집성촌인 주실마을 사람들은 풍수지리학적으로도 대단한 믿음을 지니고 있다.

마을 안 호은종택이 자리 잡은 지맥은 영양 지방의 명산인 일월산에서 흘러 내려온 맥으로 주실에서 일월산까지 능선을 타면 12km 정도 거리로 주실에 도달한 지맥은 야트막한 3개의 봉우리로 응결되는데 그 가운데 봉우리 밑 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
주실마을 맢 냇가와 어우러진 주실 마을 숲의 여름 전경
호은 종택의 대문을 등지고 정면을 바라보면 바로 문필봉로 홍림산이라고 불리는 이 봉우리가 호은종택의 안산에 해당 된다.

삼각형 모양의 산은 오행으로 따지면 목형의 산으로 풍수가에서는 문필봉이 정면에 있으면 공부 잘하는 학자가 많이 나오며, 문필봉이 안산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지역에서 장기간 거주하면 그 기운을 받아 사람도 역시 문필가나 학자가 된다고 믿었는데 이를 뒤받침 하 듯 경북의 영산 일월산의 지맥을 이어받아 절묘하게 들어앉은 주실은 14명의 박사를 배출하는 등 문인·학자를 많이 배출한 마을로도 유명하다.

또 예부터 마을 전체를 통틀어 우물이 오직 하나뿐인데 주실이 배 모양의 지형이라 우물을 파면 배가 침몰할 것이며 인물이 안 나온다고 생각해 우물이 하나밖에 없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전형적인 비보림이자 수구막이 숲인 마을숲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풍수상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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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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