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째 한국 전통발효식품 연구…'조정숙 한방김치' 특허출원
40여 년째 김치 관련 공부를 하며 명인에 도전하고 있는 조정숙(62) 보현자연수련원장.
그를 만나기 위해 영천 시내에서 자양면으로 20여 분 달리다 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산허리를 옆에 끼고 굽이굽이 도는 영천댐 넓은 호수의 경관이 펼쳐진다.
보현산 자락 아래 정겨운 농촌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조용하고 한적한 농촌을 10여 분 더 달리면 전형적인 산골마을 새소리가 지저귀는 청정지역 자양면 보현리에 보현자연수련원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조정숙 원장이 1998년 폐교된 자양중학교 자리에 보현자연수련원을 개설하고 수련생들과 함께 김치를 연구하면서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체험활동을 펼치는 자리이다.
먼저 조 원장은 어머니에게 배운 음식으로 자녀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줘야 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 요리를 시작했다.
어느 순간 할머니, 어머니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던 전통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를 학문적 체계를 갖춰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더욱이 친정집 할머니가 이규보 선생의 26대 손녀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음식을 해 오셨고 특히 짠지와 소금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신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김치를 만들게 된 동기이다.
이에 그는 55세라는 늦은 나이에 대구한의대 식품영양조리학부와 경북대학교 대학원 식품산업공학과를 수료했다.
한편 2018년 3월에는 보현자연수련원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김치교육훈련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조정숙 원장은 “자양면 보현리에 들어와 김치를 연구하면서 영천이 한방도시, 약초마을 고장이라는 점에 착안해 한방김치에 도전했다”며 하지만 “약재의 배합을 맞추지 못해 5~6년의 세월에 걸쳐 많은 양의 김치를 버리면서 2004년도에 겨우 성공해 끊임없는 공부의 절실함을 깨달았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다.
이에 그는 경북도에서는 유일하게 김치의 한 종류이며 집 안 대대로 내려오는 무짠지를 재현해 몇 년 전부터 명인에 도전하고 있다.
조 원장 집안의 무짠지는 너무 짜지 않으면서 무의 단맛을 살리고 인공 감미료나 첨가재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으로부터 얻어진 재료를 사용해 적절한 염도, 단맛, 상큼한 신맛을 내면서 보관성이 뛰어난 발효식품이다.
이러한 비법은 먼저 차가운 물에 멸치를 4시간가량 우려내어 멸치의 비린내를 없애고 그대로 30분 정도 끓여서 멸치를 건져내고 무 등의 부재료를 투여해 1시간 30분가량 은은한 불에 끓여서 육수가 잘 어우러져 나오면 집에서 담근 간장과 1대 1로 다시 끓일 때 매운 고추를 적당히 넣고 끓여서 차게 식힌 다음 그 간장으로 무짠지를 담근다.
여기서 원재료인 무는 말할 것도 없고 물과 소금, 공기 등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또 무짠지의 기본은 간장이다. 무, 다시마, 호박, 대추, 표고버섯, 멸치, 대파 뿌리, 양파 등 그 계절에 나는 부재료를 이용해 만드는 기술을 3대째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여기에 보현산 맑은 물과 공기는 발효식품이 청정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조정숙 원장은 “사람들이 진짜 괜찮은 음식 드시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 전통 음식에 레시피 만들어 후대에게 음식의 지표가 될 수 있도록 책을 쓰는 게 목표이다”면서 특히 “소금의 김치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김치와 절임류의 중요성과 맛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것이 마지막 나의 꿈입니다”고 소망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