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출신 명품 가수’로서 JTBC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3’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선 유채훈 가수는 우승자로서도 충분히 그릇을 갖춘 모습이었다. 지난 2일 열대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축하하기 위해 칠포재즈축제위원회와 대아가족이 마련한 환영 만찬회에 모인 고향 시민과 팬들에게 다정한 인사와 온화한 미소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다른 이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모든 일을 차분히 기다리면서 배려했고, 또 인터뷰에서는 슬레이트를 직접 치는 등 천진하고 쾌활한 매력까지 뿜어냈다.

유채훈 씨는 “포항에서 초·중·고를 다 마치며 공부를 했다”며 “고향에 계신 가족과 친구, 시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무더위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우승을 기원한 포항 시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후 서울에 상경해 좋은 친구를 만나 성장했고, 최근 팬텀싱어를 통해 ‘라포엠’이라는 좋은 동료까지 얻었다”며 “여러분의 전폭적인 응원, 그 마음을 보답하는 길은 최선을 다해 노래하는 것”이라며 감격했다.

그는 “상상 이상으로 환영해 준 고향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며 ‘모든분들께 감사하다. 사랑한다’고 금의환향의 소감과 태어난 곳에 대한 애틋한 심정도 드러냈다.

우승 소감에 대해 “사실 우승할 줄 몰랐다. 마음을 모두 내려놓고 있었다”며 “대국민 문자 투표를 통한 ‘반전의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응원해 준 분들의 사랑과 관심 덕분이었다”고 공을 돌렸다.

특히 “우리가 더 잘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며 “무대서 같이 노래했던 사랑하는 라포엠 멤버들은 물론, 함께 경연했던 ‘라비던스’,‘레떼 아모르’ 등 12인의 팬텀싱어가 모두 다 같이 고생한 만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연 장면에 대한 답은 마지막 곡 ‘더 로즈(The Rose)’.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자’는 마음으로 선곡했는데 노래를 연습할 때마다 (모두) 전주만 나와도 눈물이 났다.

실제 무대에서도 (혹시라도 울까 염려돼)서로 눈을 바라보지 못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유 씨는 “(울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벌벌 떨었고, 다른 멤버들도 눈물을 참느라 혼이 났다”고 당시를 회상하면서 뒤늦게 웃었다.

눈물의 이유는 그동안의 준비 과정과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기 때문.

지난 8개월간 동고동락한 동료·스텝과 경연을 준비한 시간이 추억으로 남았고, 살면서 이렇게 큰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없었음에 감격했다.

‘전설의 테너’로 변신의 서막을 알린 곡.

많은 이들이 ‘위로받았다’고 극찬했다. 유튜브에서 200만 명 이상이 본 ‘IL MONDO (일몬도)’에서 대해서는 ‘평소에 밥 먹듯이 많이 부른 노래’라고 했다.

친숙한 곡인 만큼 첫 곡으로 고른 것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가장 많이 부른 노래이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노래라 생각해 결국 불렀다. 다만 마음가짐을 달리했다.

‘이 노래를 많이 불러서 내가 잘한다’가 아닌 “모두 내려놓고 제 진심이 전달될지,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절박하게 불렀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봐도 처연한 모습에 마음이 짠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많이 응원해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해했다.

그를 더욱 성장하게 한 ‘삶의 과정’에 대해서는 “고생을 많이 하긴 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다 어렵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저도 사실 이번만 해보고 안되면 포기하려 했었는데 마지막에 기회가 찾아 왔다”며 “(제 경험에 비춰 볼 때)열정을 잃지 말고 준비를 하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고 조언했다.

또한 “오기를 갖고, 또 포기하지 말며 기회가 왔을 때 망설이지 말고 잡아야 한다”며 “다만 겸손하게 주변 사람에게 배려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고등학교 3학년 당시 성악 은사인 임용석 포항예고 교사에 대한 기억으로 ‘방황을 많이 할 때 그 방황을 잡아주신 분’이라며 “사실 (음악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엇나간 시절이 있었는데 엄하게 연습을 시키셨다”고 했다.

재미있는 일화 한 가지. 성악을 하기 싫어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있으면 임 교사는 멀리 야산으로 공을 뻥 차버렸다. 그리고는 연습실로 보내 다양한 연습을 열정적으로 권유했다. 그 경험이 “인생에서 큰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음악에 있어 평생의 멘토이자 가장 큰 가르침을 주셔서 생각이 많이 나는 스승님”이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도 차분히 생각을 밝혔다.

먼저 라포엠과 함께 평생 끈끈하게 음악을 하고 싶다 피력했다.

또 (자신과 같았던)‘기회를 얻지 못한 예술인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자 ‘명반을 남겨 대한민국에 이런 음악을 했다는 것을 당당하게 인정받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제2, 제3의 유채훈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아직 저도 대단하게 성공한 것도 없고, 성장해야 하는 출발선에 선 만큼 조심스럽다”며 “다만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했으면 좋겠다. 또 자기 재능을 의심하지 말고,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그 이상 조언하는 것은 아직은 아닌 거 같다”며 진심 어린 도움말을 건넸다.

활동 계획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팬텀싱어3 전국 투어 갈라 콘서트’가 스타트이다. 코로나19 등으로 아직 어려운 시국임에도 불구, 그를 기다리는 많은 팬을 만나기 위해 동료와 스텝 모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라포엠 음원도 준비하고 있다. 멋진 음반과 함께 단독 콘서트도 향후 예정돼 있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해준 고향 분들의 응원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고 보답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손석호 기자 ss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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