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과 시작한 유기농 고추 재배…전국 최고 명장 등극
무창리는 농민 100여 명(30여 가구)가 모두가 고추를 재배할 만큼 고추 재배로 유명한 마을이다. 그런데 이 작은 고추 마을에 고추 전문가로 이름난 농민이 있다.
대한민국 고추 재배 농사꾼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지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가 ‘고추 마이스터’로 선정한 고추 재배의 명인 방영길 씨다.
고추마이스터가 되기 위해 2013년 방 씨는 6개월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필기시험을 치르고, 심층 면접, 현장 심사를 거쳐 고추 마이스터 자격을 얻었다.
고추 마이스터는 다른 고추 재배농에게 교육과 컨설팅을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고추 분야 최고의 장인을 뜻한다. 국내엔 충북에 45년간 고추를 재배한 마이스터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 번째다.
고향이 서울인 방 씨는 수십 년간 고추를 키워온 농부가 아니다. 그의 고추 재배는 인생 2막의 시작과 함께했다
고추 주산지인 영양군에 둥지를 틀면서 자연스럽게 고추를 재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값싼 중국산의 물량 공세가 만만치 않았지만 품질 안정성 규모화로 차별화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방씨가 처음부터 고추 재배 명인은 아니었다.
경북대 농민사관학교, 안동대 마이스터 과정 등 고추 재배법을 알려주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배웠다. 고추를 키울 때 비닐 대신 흰색 부직포를 덮으면 더 매콤하고 질 좋은 고추가 생산된다는 등의 ‘노하우’도 터득했다. 방 씨는 “회사에서 자재를 관리하고, 직원들을 보살피듯 고추를 키웠다”며 “고추가 잘 자라는 환경과 발육형태를 과학적으로 데이터화해 분석했다”고 말했다.
방 씨는 노지 재배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관수시설까지 설치해 수분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했으며, 고추밭 이랑과 이랑 사이 차광막을 깔아 탄저병을 예방하고 통기성을 강화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농장 방문자가 뜸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방 씨의 고추밭은 전국에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전국에서 고추 재배 기술을 강의해달라는 요구도 빗발쳤다.
방 씨는 13년 차의 귀농 농부가 성공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버팀목은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는 아내 김영순씨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방 씨는 몇 년 전 판매에도 나섰다. 제대로 생산한 고추를 제 값 받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건고추를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포장 판매하고 있으며, ‘레드팜’이란 브랜드로 고급 유기농 농산물을 찾는 고객들에게 직접 지은 고추를 고춧가루로 가공해 인터넷 등을 통해 직거래하고 있다.
이어 “옛날 주먹구구 방식의 농업에서 벗어나 뜻을 같이하는 농민들과 작목반을 구성해 생산과 판매까지 부가 가치를 높여 농업이 생산 경쟁력이 있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또 농업을 꿈꾸는 예비 농업인에게 “체험한 경험과 지식을 모든 귀농인에게 전수해 정착을 돕고 싶다. 농업은 쇠퇴 되어가는 산업이 아니라 땅과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만큼 농업은 젊은이들에겐 새로운 꿈을 심어 줄 수 있으며,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중·노년들에게 노후 정말 매력 있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