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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경북을 만나다] 경산
[문화&관광 경북을 만나다] 경산
  • 김윤섭 기자
  • 승인 2020년 11월 19일 20시 56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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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일상 속 망중한의 시간 산 정상서 만난 부처의 미소
붉은 하늘이 물결 위로 앉으면 버드나무 어우러져 노을 지네
경산시의 북쪽에는 해발 1193m의 팔공산이 있다. 대구 사람들이 팔공산 관봉 갓바위부처상을 알현하고서는 ‘앞으로 올라갔다 왔다’고 하는데 이는 틀린 말이다. 갓바위부처가 경산시가 있는 동남쪽을 향해 앉아 있기 때문에 경산 쪽에서 올라가야 진정 ‘앞으로 올라갔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조금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대구 사람들의 이런 대화도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계절적으로 지금은 가을과 겨울의 중간쯤에 와 있다. 이런 때에 일망무제, 관봉에 올라가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답답했던 가슴 속을 심호흡으로 한 번 씻어내면 좋을 것이다. 경산은 문학(설총·화왕계) 역사(일연·삼국유사) 철학(원효)의 거장을 낳은 문사철 인문학의 고장이면서 볼거리도 많다. 코로나블루를 날려 보내고 망중한으로 일상을 다독이고자 한다면 △갓바위 소원의 길 △남매지 일상의 길 △삼성현 초월의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진은 경산팔공산관봉석조여래좌상.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에 떨어지는 잎처럼 같은 나뭇가지에 나고도 가는 곳을 모르겠구나.’

분주한 거리에 흩날리는 낙엽을 보면 제망매가 한 소절이 떠오르는 가을의 끝자락, 자유로운 마음의 행로를 경산으로 향한다.

경산은 문학(설총, 화왕계) 역사(일연, 삼국유사) 철학(원효)의 거장을 낳은 문사철 인문학의 고장이다.

경산의 대표관광지를 세 곳만 꼽는다면 단연 △갓바위 △삼성현역사문화공원 △남매지다.

코로나로 피폐해진 마음을 추스리며 삶에 작은 위안을 얻고 망중한의 일상을 다독이고자 한다면 △갓바위 소원의 길 △남매지 일상의 길 △삼성현 초월의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수능시험 수험생의 부모가 아니더라도 갓바위는 힐링하기 좋고 삼성현공원과 남매지는 일상을 재충전하기에 손색이 없다.
 

갓바위

△갓바위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慶山 八公山 冠峰 石造如來坐像) 일명 갓바위는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산44번지 해발 850m 관봉 정상에 있다. 1965년 대한민국 보물 제431호로 지정된 높이 5.48m의 화강암 석조불상이다. 간절하게 기도하면 평생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고 소문 나서 요즘 같은 입시철이면 수험생 부모님들로 북적대는 곳이다.

일설에는 원광법사의 제자 의현스님이 어머니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 조성했다고 하지만, 불상의 조성 특징을 종합하면 9세기 초반에 조성된 불상으로 추정된다. 불상의 머리에 얹었던 팔각형 연꽃무늬 관(冠)은 많이 훼손되어 ‘갓’처럼 보이는 데서 ‘갓바위’라는 별명이 나왔다.

불상의 왼손바닥 안에 조그만 약합이 있다고 하여 약사불이라고 알려졌으나 최근 선본사 연구조사 결과 약합이 아닌 엄지손가락으로 밝혀지면서 미륵불 설이 유력해졌다. 갓바위가 조성된 9세기 초 신라의 쇠퇴기로 지방의 힘이 커지고 미륵신앙이 민중에 퍼지던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석굴암이 전성기 신라 중앙의 국력을 기울여 만들어진 것과 대비된다.

갓바위 부처님이 천년의 잠에서 깨어나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1963년 경주 석굴암이 발굴되어 세인의 관심을 받던 중, 팔공산 일대도 본격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갓바위가 전국적으로 소문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중반부터라고 한다. 우리 사회가 본격적인 산업화로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시기이다. 개인과 조직에서 성장의 기회가 많았고 소원도 많아지면서 이를 뒷받침할 매개체로 일약 갓바위가 떠오르고 1980년대 초부터 갓바위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는 전국에서 기도를 하러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갓바위 드림이 시작된 것이다. 갓바위 가는 길이 전국적 명소로 된 지 50년 가까이 되어감에 따라 근대문화유산 등록 검토의 필요도 커지고 있다.

경산팔공산관봉석조여래좌상(갓바위)

갓바위에 기도를 올리면 시험합격이 잘 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대학입시 관련 기도가 잘 통한다고 알려져 있어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가까워지는 1달 전부터는 갓바위 주변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갓바위 주차장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선본사 주차장에 내려 30분 정도 비탈길과 계단을 걸어서 오르면 갓바위에 닿을 수 있다. 갓바위는 24시간 개방돼 있고 24시간 기도접수가 가능하다. 갓바위를 관리하는 선본사 측은 연간 5백만명 정도의 인파가 갓바위 부처님을 참배하고 있다고 한다. 갓바위 바로 아래 공양간에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쉬지 않고 기도객들에게 절밥을 내준다.

갓바위의 영험함의 근거를 화강암의 지자기로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 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강암 바위 속에 함유돼 있는 광물질이 지자기를 뿜어내고 인체 내 혈액 속에 있는 광물질이 이 지자기를 흡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위산을 등산하면 지자기가 몸으로 흡수돼 상쾌한 기분이 든다고 풀이한다.

경산쪽 갓바위 등산로는 일상의 힐링과 재충전 하기에 알맞은 길이의 경사로이다. 경산시는 이에 착안하여 시민들에게 자연 속에서 소원을 기원하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테마보행로를 제공하기 위해 와촌면 대한리 선본사 회차지까지의 6.36㎞ 도로에 둘레길, 주차장, 화장실, 쉼터 등을 조성하기 위한 실시설계용역을 지난 6월 완료하고 보상협의와 착공을 앞두고 있다.
 

경산 남매지

△남매지

경산은 저수지의 도시이다. 312개 크고 작은 저수지가 있다. 사진 찍기 좋은 명소인 반곡지가 한가로운 전원을 대표하는 저수지라면 남매지는 분망한 도심의 망중한을 대표하는 저수지이다.

남매공원 주변에는 경산시청과 보건소, 경찰서, 교육청 정보센터, 경산중·고등학교, 영남대학교 생활관이 둘러싸고 있다. 남매지는 1928년 축조되어 그동안 임당들에 농업용수를 공급해왔지만 주변의 도시화로 관공서와 아파트가 들어서며 점차 그 기능을 잃어감에 따라 경산시는 2009년~2011년 남매공원 조성사업으로 저수지 둘레에 산책로와 자전거 길을 만들고 수중 분수와 수상 공연장, 수중 테크길, 바닥분수 등을 조성했다. 한여름이면 바닥분수에 아이들이 모여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밤이면 멋진 분수쇼가 펼쳐진다.

남매지노을

남매지는 화려한 연꽃과 분수쇼, 애틋한 전설과 평온한 일상, 조용함과 왁자지껄이 뒤섞여있는 경산의 중심 공원이다. 경산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한눈에 느껴볼 수 있다. 2.4㎞ 둘레길은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로 밤낮 이어진다. 천변풍경의 소설가 박태원이 남매지에 와서 둘레길을 돌아본다면 또 다른 천변풍경을 구상하였으리라.

남매지에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져 온다. 조선 시대 어느 가난한 집에 눈 먼 어머니와 오누이가 살고 있었다. 오라비는 주경야독하며 과거시험을 준비하였으나 비용을 댈 길이 없었다. 비용을 마련하려고 누이가 마을의 부잣집에 일해주기로 하는데 오라비가 과거 보러 간 동안 누이는 부잣집 아들에게 몸을 더럽힌다. 누이는 수치심에 못에 투신하고 어머니도 딸을 찾아 들어간다. 오라비는 급제하여 돌아왔으나 사태를 알고 망연자실한 끝에 따라 투신한다. 줄거리는 농경사회에서 흔히 봄직한 설화의 원형을 담고 있다.

남매지 전경을 공중에서 드론 영상으로 내려다보면 마치 한반도 남부를 그린 고지도를 보는 듯하다. 둑에서 보는 사방 전망은 시야를 탁 트이게 한다. 둑길은 엄마와 아기를 위한 500m 소담길이다.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증진하고 출산 친화적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2014년 경산시 보건소가 조성했다.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삼성현 역사문화공원

삼성현은 사상의 저수지이다. 무심한 웃음소리, 하늘에 떠가는 구름, 한가로움을 맛보며 경산이 낳은 민족의 세 분 스승 원효·설총·일연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다. 삼성현은 자주성 독창성이 뛰어나 역사의 고비마다 혁신적인 사상활동으로 민족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효대사는 당나라 유학길에 동굴에서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의 깨달음을 얻었고, 왕족과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불교를 대중화시켜 누구나 평등하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인도나 중국과 달리 종파를 초월한 진속불이의 생활불교와 통불교의 모습을 띠는 것은 원효성사의 일심무애(一心無碍)사상이 민중에 토착화했기 때문이다.

설총선생은 이두를 집대성하고 오경을 우리말로 해석해 수기치인(修己治人)의 학문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게 하였다. 일연선사는 몽골의 간섭이라는 시련 속에서 민족의 자주성을 회복하려고 하였다. 홍익인간 정신은 일연선사가 삼국유사를 저술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경산시는 이들 삼성현을 기리기 위해 경산시 남산면에 513억 원을 들여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만들었다. 국내외 30여개 기관에 흩어져 있던 삼성현 관련 유물과 자료를 한자리에 모으고 2015년 4월 시민들의 휴식 문화공간으로 개장했다. 주변 경치가 뛰어나고 자연의 정취가 물씬한 곳에 자리잡은 26만㎡ 넓은 마당에는 잘 가꾸어진 조경과 꽃밭, 국궁체험장, 레일썰매장, 둘레길, 어린이놀이터, 야외공연장, 바닥분수대, 유아숲 체험원 등이 갖추고 있다.

원효대사.

특히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던 일화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한 체험형 전시관인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장도 운영하고 있다.

공원 가운데에는 삼성현역사문화관이 웅장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온가족실·영유아놀이터, 아카이브실로 구성되어 역사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됐다. 삼성현공원은 학술대회를 비롯해 어린이 미술대회 백일장 궁도대회 전시회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오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현재 문화관과 일부 시설이 임시휴관 중이지만 널찍한 공원 마당은 가족 나들이객들이 즐겨 찾는다. 공원 정문 앞에는 자라지라는 이름의 작은 저수지가 있고 그 옆에는 전통한방을 테마로 한 체험관광 시설 동의한방촌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반 곡 지

△반곡지

반곡지는 남산면 반곡리에 위치한 2만5623㎡(7750평)의 농업용 저수지이다. 둑에는 200년 이상 된 버드나무 스무남은 그루가 줄지어 있다.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물에 비친 그림자와 완벽히 대칭된 모습은 자연이 연출하는 최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버드나무는 뿌리가 왕성하여 물 정화저장능력이 탁월하며, 민간요법과 공예품의 재료, 우물가 설화의 소재로뿐만 아니라 문사들의 서정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해왔다.

봄이면 만발하는 복사꽃과 함께 어우러져 주변 일대는 장관을 이루며 전국에서 많은 사진작가들이 몰려들고 4월 주말에는 하루 관광객이 5000명을 넘기도 한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와 2013년 안전행정부의 ‘우리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30선’에 선정된 바 있으며 영화·드라마, 웨딩 촬영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경산시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산책데크, 2층 정자, 주차장 등 인프라를 구축, 주변 공간과 연계한 힐링 콘텐츠로 숲속생태 쉼터 테마광장, 숲속생태 도서관, 숲속생태 맨발 둘레길 등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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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yskim@kyongbuk.com

경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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