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코로나 이전 복귀 전력투구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시시각각 변화를 일삼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이는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사진은 지난 4월 12일 대구 서구보건소에서 보건교사가 백신을 맞고 있다.경북일보DB

<글 싣는 순서>
△프롤로그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
△사랑이 꽃피는 착한 바이러스
△집콕 부작용…사회의 뿌리 흔들
△‘보이지 않는 불편’ 더 가혹한 세상
△요행·사행성 쫓는 불확실성 사회
△일상회복 ‘희망 꿈’은 계속 된다

“언제쯤 끝날까. 끝이라는 게 있을까…”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호 확진자가 나타난 지난해 1월 19일 이후 477일째.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인이 염원하는 바람이 있다. 바로 코로나19의 종식.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로 보고된 이 신종 바이러스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생활방식을 뒤바꿨다.

해마다 우리나라를 찾는 지독한 미세먼지와 겨울철 독감에도 굴하지 않고 마스크를 써본 적 없던 사람들은 이제 현관문을 나설 때마다 당연하게 마스크를 찾아 착용한다.

집 근처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숨을 고르기 위해 마스크를 잠시 턱밑에 내려놓으면 괜히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아 얼른 마스크를 올린다.

매일같이 마주치고 대화를 나누는 직장동료들의 맨 얼굴은 언제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세계 곳곳에서 시작되면서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끝난다는 희망이 생겼다.

백신 물량을 자국민이 몇 번씩 쓸 만큼 확보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올여름을 ‘일상 복귀’ 시점으로 잡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는 쉽게 잡히지 않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1차·2차·3차를 넘어 4차 대유행의 양상을 보이는 상황이다.

바이러스는 혼자서 증식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과 같은 숙주 세포 내에 침투해 세포 내 구조 속에서 적응하면서 복제를 통해 그 세력을 확장한다.

이에 따라 항생제를 통해 세균을 사멸하듯 바이러스만 골라 없앨 수는 없다.

바이러스가 이미 인체 세포에 동화돼 바이러스를 죽이게 되면 바이러스가 살고 있던 세포도 큰 손상을 입어 후유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포 손상 없이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단백질과 효소를 투입했지만, 바이러스는 사람의 면역 체계 속에 숨어들어 나타나지 않는 전략을 펼쳤다. 약효가 사라지면 다시 나타나 복제 활동을 재개한다.

이와 관련 영국 레스터 대학의 임상 바이러스 학자인 줄리안 탕(Julian Tang) 박사는 “HIV(후천성면역결핍증)를 비롯한 바이러스들이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이런 유형의 바이러스군 범주에 속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지 않는 이유에 대한 가설은 몇 가지가 있는데, 백신 접종이 더뎌 집단면역 달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는 것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본적인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다는 분석 등이 있다.

그중 가장 큰 위협은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다.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등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변이까지 새롭게 나타났다. 변이 바이러스는 백신이나 치료제 효과가 떨어져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1년 3월 국내 변이 바이러스 발생 현황 및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올들어 경북지역의 ‘주요 변이’ 바이러스(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중 영국 바이러스 검출률은 지난 1월 0%, 2월 4.9%, 3월 8.4% 등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경북·대구의 캘리포니아 변이 검출률은 지난 1월 4.5%에서 2월 36.3%로 급증했고, 3월에는 48.7%를 기록하는 등 끝없이 오르고 있다.

캘리포니아 변이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총 193건 확인됐으며, 그중 해외유입 사례(29건)를 제외한 국내 사례 총 164건 중 경북·대구지역에서 가장 많은 96건(33.9%)이 발생한 상황이다.

시시각각 변화를 일삼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이는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는 영국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중화능을 나타냈다. 그간 남아공 바이러스에선 렉키로나의 효과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어 왔으나 최근 진행한 동물실험에선 남아공에도 효과를 보였다는 게 셀트리온 측의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와 32번 후보항체를 조합하는 ‘칵테일 요법’으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종근당의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과 대웅제약의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도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진행한 세포실험에서 변이 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낸 바 있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기 위해선 효소(TMPRSS2)가 바이러스 표면에 돋아있는 뾰족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절단해야 하는데, 나파모스타트와 카모스타트 성분이 이를 막아 감염을 억제하는 원리다.

그 밖에도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 가능한 DNA 백신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유전자를 DNA(플라즈미드) 형태로 제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를 뿌리 채 뽑아낼 수 있는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까지처럼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버텨야 한다는 상황은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에서는 예방접종을 강조하는 한편, 영국 변이보다 남아공 변이에 대한 확산을 방지하는 데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변이의 경우 백신과 항체 치료제의 효과가 기존 바이러스와 유사하지만 남아공 변이에는 그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 외에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또한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0일 오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기존에 예방접종을 받은 어르신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예방접종 효과를 분석한 결과, 85%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며 “이는 첫 접종만 따진 결과며 두 번 접종할 경우에는 효과가 더 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와 관련해 정 청장은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14일간의 격리조치와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인도발 해외 유입 방역을 강화하고 또 남아공이나 탄자니아 등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고위험 입국자에 대해서는 14일간 시설격리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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