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블루오션, 백신산업 선점하라
경북백신산업클러스터 조성…국제 경쟁력 확보
반도체 4배 규모 '미래 핵심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진입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경우 국산 백신 수억회 분량이 전 세계에 공급될 전망이다. 이번 승인으로 국내 업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최초로 개발 최종 단계인 임상 3상에 진입하게 됐다. 코로나19에 이은 새로운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한 장기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국산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다.
코로나시대 AI(인공지능)와 4차산업혁명도 중요하지만 차세대 산업의 미래 핵심 기술은 바이오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이 비롯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200조원(약 2조 달러)에 달한다. 반도체 시장보다 무려 4배나 큰 시장이다.
경북은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을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북바이오 산단,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방사광가속기 등 백신지원 인프라가 풍부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백신생산 거점으로 크게 부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사태를 봐도 좋은 연구성과를 낼 수 있는 의사과학자 양성이 우리나라의 바이오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필수가 됐다.
연구 중심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설립도 시급하다. 생물학 기초를 연구하는 생물학자와 임상 현장에 있는 사람(의사), 임상과 연구를 연계하는 의사과학자가 한 팀을 이뤄야 한국이 백신 위기를 넘어 바이오·헬스케어 강국으로 갈 수 있다.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서두르지 않는다면 이 천문학적인 시장을 놓칠 수밖에 없다
새로운 블루오션이 된 백신산업을 경북의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경북도 단위의 백신산업 클러스트 조성이 시급한 시점이다.
△경북도, G-백신 글로벌 클러스터 고도화 전략 추진
정부는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을 발표했다. 글로벌 백신 허브를 달성해 인류 공동 감염병 극복에 기여하는 것을 비전으로 임상 신속 승인, 임상 비용 지원과 선구매 등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국산 코로나 백신을 상용화하고 2025년까지 2조2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경북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경북도는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춰 지역 특성을 반영한 ‘G백신 전략’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 거점 육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백신의 연구개발부터 생산, 비임상·임상 지원, 인력양성 등 정부의 전방위 백신 글로벌 허브 구축 방안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는 백신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전략 수립 중에 있다.
지역 앵커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4년까지 1500억을 신규 투자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백신 생산 기능을 고도화하고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과 인력양성 시스템을 보완해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로서의 기능을 강화해 전주기 백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북 백신산업 현주소
경북도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등 개발 및 생산 기반조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백신 상용화 기술지원 기반구축사업(2019~2022)을 통해 백신개발 기업의 비임상 단계 연구개발 및 기술지원(CRO) 기반을 마련 중에 있으며, 백신개발 기업의 임상시료 생산지원과 위탁대행생산(CDMO)을 위한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올해 구축했다.
또 앵커기업과 국제기구 유치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힘썼다. 글로벌 백신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국내 최대 혈액제제 생산 기업인 SK플라즈마 등 백신 치료제 앵커기업 유치, 국내소재 유일의 국제 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 안동 분원 유치를 통한 글로벌 연구개발 협력 체계를 강화했으며,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 WHO, CEPI, 사노피 파스퇴르 등 국내외 글로벌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국제 백신산업 육성 포럼을 개최했다.
백신 개발을 위한 자체 기술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 사업도 추진 중이다. 부가가치가 크고, 공공성이 높은 차세대 백신의 국산화를 위해 산·학·연이 협력해 자체 백신 기술개발을 추진 중에 있으며, 안정적인 백신산업 인력 수급 및 체계적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안동대에 생명공학부 생명백신공학과를 지난해에 국내 최초로 신설했다.
△G-백신 전략으로 글로벌 백신허브로 도약
경북도는 2030년까지 백신 전주기 지원 체계 구축을 통한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자생력을 갖춘 연구기반을 위한 연구개발 시스템 구축 및 활성화, 기업 활동 지원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환경 조성, 백신 기업의 수요에 맞춘 현장형 전문인력 양성, 국내외 산학연 협력기반 활성화로 백신산업 네트워크 강화 등 크게 4가지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연구기반을 위한 연구개발 시스템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해 우선 백신 초기 개발 기획과 생산 기술 연구 개발 및 디지털 가상 임상 지원기관을 설립해 동물세포배양 방식의 합성항원(subunit) 백신 개발뿐만 아니라 질병의 특성에 맞는 백신개발 플랫폼을 기획·지원하고 초기임상단계의 임상정보에 대한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는 등 체계적인 임상 지원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백신기업에 특화된 지식산업센터와 같은 기업입주시설 구축을 통해 산·학·연 오픈이노베이션 공간을 조성해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경북형 스마트 백신 랩(V-LAB)을 구축해 기업과 연구기관 간의 융합 연구 활성화하고, 지역 앵커기업과 협력을 기반으로 지역 벤처 창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 촉진 유도 및 지역 주도 민관 협력 인프라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산학연 연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인력양성사업도 확대 개편한다. 현재 백신 전문 과정이 개설된 지역 대학은 2곳이 있으나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체계적인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백신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확대 지원하고, 기업과 전문기관 간 협업을 통해 실무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국립 백신산업 전문인력 양성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산업부와도 협의하고 있다.
백신산업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국제백신포럼의 운영 방식을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변경하고, 온·오프라인 포럼으로 유연성을 확보해 내실화에 힘쓸 예정이며, 국내 타 지역의 바이오 클러스터와의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축하고 상호 교류 활동 프로그램 개설을 통해 광역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첨복재단·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포스텍·안동대 간 업무협력 체계 구축 및 백신·신약 분야 혁신살롱 개최로 민간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백신산업클러스터는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글로벌 백신 생산기지로 도약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10여 년 전 동물세포배양방식의 신기술을 과감하게 채택하고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조성한 결과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의 글로벌 생산파트너로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코로나 백신을 공급하는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했고, 코로나 백신 유통 콜드체인 사업자로 지정됐다”며 “앞으로 경북백신산업클러스터가 백신 전후방산업으로 새로운 영역을 확장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백신 허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