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첫 등장…기업 평가 기준 변화
인류의 공존·지속가능한 사회 구축 가치 추구
투자자·소비자 동참 '선한 브랜드' 영향력 커져
포스코 등 국내 기업도 사업구조 재편 잰걸음
'탄소 제로' 넘어 '탄소 네거티브' 움직임 확산

지난 3월 12일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3기 포스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포스코는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독립적인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그리고 세계는 지금 ESG경영이 최대의 이슈로 자리를 잡았다.

ESG경영이란 Environmental(환경)·Social(사회)·Governance(지배구조)라는 단어의 앞글자를 딴 약자로, 기업 평가 기준에 이들 3가지 요소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지난 2005년 등장한 ESG경영의 의미를 요약한다면 ‘기업평가 기준이 재무적 성과위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ESG라는 비 재무적 성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즉 과거 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윤 극대화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으면서 ‘미래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부터 이익 추구와 함께 사회적 책임도 져야 한다’는 인식이 중심에 섰다는 의미다.

◇ESG가 기업평가 기준이 된 이유

지난 2005년 처음 등장한 ESG경영은 2015년 글로벌 기후변동협약 파리협정과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정비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뒤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파리기후협정 복귀와 2050년 탄소 중립 선언으로 다시 한번 변화를 하게 된다.

또한 세계 투자 업계들도 지난 2018년 부터 ESG활동 기업에만 투자하는 ‘ESG 투자’가 확산되면서 각 기업들은 투자 확보와 주주 이익을 위해 앞다퉈 ESG를 경영 목표로 내세웠다.

투자자 뿐만 아니라 최근 소비자들까지 그린과 환경이라는 공생 가치에 동참하기 위해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ESG실천 기업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늘어나는 추세며, 근로자들이나 사업파트너 등도 확산되는 추세다.

선한 브랜드 영향력이 기업 가치를 높이고, 투자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지원군을 확보하게 된다.

즉 ESG가 단순히 기업 가치만을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으로까지 연결되면서 기업들의 최대 이슈가 ESG로 전환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알바몬이 대학생 649명을 대상으로 ‘기업의 ESG경영 실천 유무가 평소 제품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물은 결과 무려 78.1%(중요하게 생각한다 21.3%·고려하는 편이다 56.9%)가 ‘ESG경영 유무’를 살핀다고 답했으며, ESG경영 기업에 대해 80.5%가 ‘기업과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한다’고 답했다.

◇기업들의 ESG경영 동향

△환경(Environmental) 분야
ESG경영의 출발점이 기후변화이다 보니 가장 중요한 분야 역시 환경이다.

환경분야는 각 기업형태별로 제품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면서 ‘탄소중립’을 위한 경영 목표가 설정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대량 소비 기업들은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설비개선은 물론 탄소 제거기술 개발 지원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세계적인 IT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는 10억 달러의 ‘기후 혁신 펀드’를 조성해 탄소 제거 기술 개발 지원 나섰다.

국내에서도 에너지 최대다소비 기업인 포스코가 지난해 말 ‘탄소중립 2050’을 선언하면서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을 비롯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주총에서 이사회에 ESG활동에 대한 총괄 자문기구인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 ‘그린&모빌리티(Green & Mobility)’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 2018년 ‘ECO Vision 2022’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2019년 국내외 모든 생산 거점에서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을 완료하는 등 친환경 생산 체계 구축 및 탄소배출량 감축에 주력해 왔다.

현대자동차도 수소전기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등 탄소제로를 향한 다각적인 기술 개발을 서두르는 중이다.

이런 노력들이 가속화되면서 최근 세계는 ‘탄소 제로’를 넘어 ‘탄소 네거티브(-)’움직임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사회(Social) 분야

과거 기업의 사회적 기여는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이름 아래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주를 이뤘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사회적 기여는 각종 성금 모금·봉사활동 등에 그쳤다.

그러나 ESG경영에서는 사회적 기여는 형식적 활동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떠올랐다.

즉 기업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가로 승화되면서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모든 영향에 대한 책임의식이 강화됐다.

여기에는 기업의 각종 사회 공헌활동은 물론 인권·환경·노동·안전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기업이 해야 할 역할과 의무까지 포함된다.

지난 2018년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식에서 밝힌 ‘기업시민정신’은 기업의 사회적 참여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최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비즈니스 위드 포스코(Business With POSCO)’ ‘소사이어티 위드 포스코(Society With POSCO)’ ‘피플 위드 포스코(People With POSCO)’를 중심으로 한 기업시민정신을 포스코의 미래 50년을 향한 경영방향으로 내세웠다.

△지배구조(Governance) 분야

기업의 지배구조란 통상 의사결정시스템·이사회와 감사의 역할과 기능·경영자와 주주와의 관계 등을 총칭하며, 넓게는 기업경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좁게는 기업경영자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감시·통제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에 대응한 안정적 국제투자관행의 확립과 기술혁신·자본자유화 등 기업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기업지배구조 확립의 필요성이 확산되는 추세다.

ESG경영에 있어 지배구조분야는 투명경영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을 의미하는 것이다.

통상 기업지배구조 개선방법으로는 사외이사제도 도입·소액주주권한 강화·회계감사제도 강화·금융감독체계 강화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이사회 구성에서의 성차별 금지 등 인권 분야로 까지 이어지는 추세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기업들의 경우 가업승계 전통과 남존여비 사상 등으로 인해 지배구조 개선분야에서 상당한 취약점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진 각국들은 우수한 기업지배구조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따라 국제규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돼 왔다.

한국의 경우에도 최근 여성이사쿼터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여성의 경영참여 문을 넓혀주는 등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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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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