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통합신공항 연계 동해안권 발전방안
공항철도 건설·중앙고속도로 확장 등 대량수송 시스템 구축 필요
동해안권 기업, 공항 활용 '긍정적'…배후산업단지 확대 등 기대
영일만항 토대 국제회의·금융·무역 글로벌 거점 성장 방안 시급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일대에 2028년 개항을 목표로 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은 경북·대구지역 역사 이래 최대 사업이다. 공항도시와 공항복합도시, 배후도시 등을 갖추는 군위·의성을 비롯해 구미·상주·경북도청 신도시가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지만, 포항·경주·울릉 등 경북 동해안권 발전 축에 대한 위상과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경북도 정책자문관과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사)정책기획연구원 대표이사·원장을 맡은 이석희 박사가 연구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연계 동해안권 발전방안’을 토대로 경북 동해안권과 연계한 공항경제권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거점화 프로젝트 발굴과 해양·내륙을 연계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전략 등을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1. 경북 동해안권의 특성과 공항 활용 수요
2. 통합신공항 연계 경북 동해안권 개발 잠재력과 과제
3. 아시아권 허브공항이 주는 시사점
4. 통합신공항 연계 경북 동해안권 발전방안
△통합신공항 건설방향과 핵심기능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일원 15.3㎢(약 463만 평) 규모로 짓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장거리 국제항공노선 개설이 가능한 길이 3.2㎞ 짜리 활주로를 영남권 제2 공항으로서 미주·유럽행 항공편이 취항과 더불어 구미국가산업단지의 화물을 수송하게 된다.
공항경제권 주요 거점을 30~40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한 도로교통망 확충이 시급한 과제다. 공항의 활성화는 항공수요 결절점으로부터 통행시간과 비용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통합신공항 건설 예정지인 군위군과 경북지역 주요 시·군청 간의 소요시간을 보면, 포항 75분, 경주 81분, 안동 53분, 대구 62분, 경산 78분, 구미 61분이다. 고속도로와 철도를 중심으로 한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고, 철도교통망도 전무 하다. 대중교통이나 도로 접근성이 좋은 김포, 김해, 제주 공항과 같은 거점공항은 성공적인 역할을 하지만, 항공 결절점과의 접근성이 열악한 청주공항과 무안공항은 운영에 애로를 겪고 있다. 실제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경북·대구의 주요 도시로부터 접근성이 떨어지면 시·도민은 김해공항이나 인천공항을 택하는 등 외면당할 수도 있다.
특히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대구 도심 간 대량수송시스템 구축을 꼽을 수 있다. 서대구역사와 통합신공항 간 공항철도 건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연장, 중앙고속도로 확장 등 도시철도와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한 편리성, 정시성, 안전망 확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항공수요를 수용하면서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의 기능을 보관하는 관문공항 기능을 담당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국내 제3의 광역경제권에 부합하는 관문공항으로 육성되는데, 경북·대구뿐만 아니라 경남권, 호남권, 충청권 일부를 수요흡수권역으로 삼을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수요 확보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석희 박사는 “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 광역경제권 공동발전의 구심체 역할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국내 제3의 광역경제권을 공간적으로 통합할 구심체 역할과 더불어 경북·대구 및 인근 지역을 공간적·기능적 통합화를 꾀할 수 있는 구심체 역할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동해안권 기업의 공항 활용 수요
경북 동해안권 기업의 공항 활용 수요는 충분하다. 경상북도경제진흥원이 지난해 10월 경북지역 148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통합신공항 연계 기업활동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해안권 소재 기업의 경우 40.91%가 통합신공항 건설이 기업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도움이 예상되는 분야로는 배우산업단지 확장(35%), 해외출장 용이(25%), 시장규모 확대(20%), 화물수송·물류비 절감(15%), 해외시장 개척용이(5%)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지원 관련 공항 연계 시설 수요와 관련해서는 물류유통시설이 50%로 가장 많았고, 전시컨벤션 시설(25%), 금융시설(10%), 의료시설(5%)로 뒤를 이었다. 통합신공항 건설 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고속도로·철도 등 교통여건 개선이 71.43%로 나타났고, 기업지원시설 확충 23.81%, 원재료·수요시장 접근성 개선 4.76%로 집계됐다.
148개 기업 중 동해안권 기업의 22.73%만 항공물류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을 이용하고 있다. 동해안권 기업의 80.8%는 통합신공항이 생기면 항공물류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해외출장 때도 통합신공항을 이용하겠다는 답변이 90.91%에 달했다.
△초라한 경북 동해안권
동해안과 접한 4258.9㎢ 면적의 포항시, 경주시,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 등 5개 연안 시·군을 동해안권이라고 하는데, 경북 전체 면적의 22.4% 정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동해안권 전체에서 경북권역이 537㎞로 가장 긴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심이 깊은 데다 해안선이 단조로워 개발이 어렵다.
특히 중앙정부의 경북 동해안권에 대한 저조한 관심은 해양수산업의 기반 확보와 융합산업화 진전에 크나큰 애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직속기관 본원 56개와 분원 27개 등 83개 기관의 분포현황을 보면, 수도권 9개, 서해안권 12개, 동해안권, 10개, 남해·제주권 21개 기관인데, 경북 동해안권은 분원 4개만 입지해 있다. 여기에다 해양수산분야 유관 공공기관 19개 가운데 경북 동해안에는 단 한 곳도 없다.
경북지역을 통과하는 철도는 경부선과 경북선, 대구선, 중앙성, 영동선, 동해남부선 등 6개 노선이 있고, 공항시설은 포항·예천·울진공항이 있다. 울릉공항은 2025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만시설로는 무역항인 영일만항과 연안항인 구룡포항, 월포항, 후포항, 울릉항 등 4곳이 있다. 동북아 거점항만으로서 역할을 담당할 영일만항은 포스코 입지 덕분에 포항제철과 관련 공업의 발생 및 소요 화물을 처리하는 공업항으로서의 기능을 주로 수행하고 있으며, 하역 능력은 4만7126t이다.
이석희 박사는 “해운대나 마산과 같이 스마트 해양신도시를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기능을 담당해야 하는데, 경북 동해안권은 영일만신항을 품은 포항이 복합적인 글로벌 비즈니스 기능을 담당하지 못해 통합신공항과 상호보완적인 경쟁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면서 “영일만신항을 토대로 국제회의와 선물·금융 거래, 무역 등 글로벌 거점으로 성장해나갈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