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경관 둘러싸인 풍수학자 손꼽는 명당
정감록에서 꼽은 십승지(十勝地) 10곳 중 그 첫째, ‘소백산 두 물 사이에 있는 풍기의 수리바위’가 있는 금계마을을 소개한다.
금계1리 마을 뒷산에 위치한 금계바위는 산 위의 바위들이 마치 닭벼슬처럼 생겼다고 해서 지어졌으며, 일제강점기 때 광석 채굴을 목적으로 폭파되어, 현재를 원형을 잃고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됐다.
‘풍기 금계동의 금계바위’에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옛날 금계바위 가운데에는 많은 금이 묻혀 있었다고 한다. 또한 닭의 눈이 되는 부분에 두 개 보석이 박혀 금계마을을 지켰다고 하여 마을사람들은 이 바위를 수호신으로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나그네가 바위에 두 개 보석이 박혀 있다는 것을 알고는 보석을 빼내기 위해 가파른 절벽을 기어 올라갔다.
그때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덮이기 시작하더니 사방이 캄캄해지면서 천둥이 치고 벼락이 떨어졌다.
떨어진 벼락으로 인해 금계바위의 일부분이 무너져 내렸고 나그네는 무너진 바위에 깔려 죽고 말았다.
또한 나그네가 빼려 한 보석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는데,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뒤 마을은 점차 가난해졌고, 사람이 살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위 이야기의 주제는 과욕이다. 과도한 욕심을 경계하고 청빈한 삶의 중요성에 대해 일깨우고자 하는 우리 조상들의 뜻이 담겨있다.
조선 중기 이후 민간에 널리 성행한 나라 운명에 관한 예언서인 ‘정감록’에서는 십승지를 이렇게 소개한다.
천지이변에 생기고 난리가 일어나 조선왕조는 멸망하게 된다. 이이때 십승지에 들어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때 남해안에서 정도령이 나타나서 새로운 세상을 건설한다.
정감록의 십승지 중 제1승지가 바로 금계마을이다.
금계마을의 지세는 금닭이 알고 품고 있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으로 부계밭이라는 자연부락명의 기원이 됐다. 이러한 모습을 한 지형은 대가 끊이지 않고 자손이 번창하는 길지로 풍수하는 사람들에겐 천하의 명당으로 꼽힌다.
임진왜란 때에는 명나라 장군 이여송이 조선에서 큰 인물이 나는 것이 두려워 금계마을에 무쇠 말뚝을 박아 혈을 질러 그 기운을 막았다고 한다.
또한 이중환(1690~1756)이 저서 택리지 ‘복거총론’ 편에 “옛날 도사 남사고(南師古)는 소백산을 보고는 갑자기 말에서 내려 절을 하면서 ‘이 산은 사람을 살리는 산이로구나!’ 라는 말이 알려져 이로 인해 큰 소백산이 이 나라 첫째가는 피난지가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6.25전쟁 당시 이북에서 피난 온 사람들이 모여 들어 이곳은 영남의 이북5도라고도 불린다.
여기에 등장하는 ‘격암 남사고 선생’은 조선 중기의 학자로서 역학, 풍수, 천문, 복서, 관상의 비결대 도통하여 예언이 꼭 들어맞았다고 한다. 풍수학에 조예가 깊어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며 많은 일화를 남긴 인물이다.
‘사람을 살리는 산, 소백산’ 아래 자리 잡은 풍기는 고려인삼의 주산지로서 풍기에서 인삼을 최초로 재배한 곳이 금계리이다.
1541년 주세붕 선생이 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산삼종자를 채취해 풍기읍 금계동 임실마을에서 재배를 시작한 것이 오늘날의 인삼의 발원지로 명성을 알리고 있다.
가삼을 제일 처음 심은 개삼터(처음 인삼을 심은 곳)로 금계1리 표석에는 ‘금계1리, 풍기인삼 시발지’라고 쓰여있다.
인삼 종주국 대한민국 500년 가삼의 재배지이자 고려인삼 시배지인 영주시 풍기에는 대한민국 인삼의 역사를 기록한 인삼박물관이 있다. 지난 2013년 개관한 인삼박물관(풍기읍 죽령로 1378)은 △풍기인삼의 전파 △한국인삼의 시작, 풍기 △죽령옛길 △인삼의 생태와 풍기의 자연환경 △풍기인삼사 △풍기사람들의 삶 등 고려인삼의 유구한 역사를 직접 눈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인삼박물관과 같은 관광인프라와 함께 1998년 제1회 풍기인삼대제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영주의 대표적인 가을축제로 자리매김한 영주풍기인삼축제가 매년 남원천 둔치서 개최된다.
최고 인삼 콘테스트, 주세붕군수 가장행렬, 인삼씨앗 뿌리기, 인삼 대제, 농악 경연, 전통놀이대회, 문화풍물단 경연, 팔씨름대회, 전통농악 공연, 인삼 설화 관련 창작 마당놀이, 취타대 및 풍물 길놀이, 인삼요리 전시, 인삼 캐기, 가공 과정 체험, 인삼요리 경연, 사투리 경연대회, 인삼 장사씨름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로 2007년부터 문화관광부 지정축제이자 우리나라 대표축제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인삼축제를 대신해 전 세계인들의 축제인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가 개최된다.
인삼이 건강 먹거리로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으로 나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 오랜 역사의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미래먹거리로서의 풍기인삼을 새롭게 주목한다.
‘인삼, 세계를 품고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23일까지 24일간 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인삼엑스포는 ‘생명력’, ‘인류 행복’, ‘미래 산업’ 등 3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24일간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사람을 살리는 산 ‘소백산’ 아래 십승지 중 제1승지인 천하제일명당 풍기읍에서 열리는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에서 천하를 다스릴 명단의 기운을 받고 돌아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