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산업 중심지 우뚝…구미 경제 재도약 사활
구미시가 ‘차세대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과 ‘K-반도체 벨트 영남권 확장’ 등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구미경제 대(大)도약을 선언했다.
최종목표는 구미시가 대한민국의 반도체 공급의 중심지로 우뚝 서는 것이다.
구미의 운명이 반도체산업 유치에 달렸다고 할 만큼 한때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구미국가산업단지는 대기업 수도권 이탈, 해외 이전 등으로 위기에 놓여 있다.
2010년부터 충남 아산시의 수출이 구미를 추월해 수출격차는 점점 벌어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반도체 기업이 집중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불확실성에 따른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급등으로 여수, 울산 지역의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이 증가하면서 전국 지자체 수출 비중은 7위까지 추락했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1970년대 섬유·전자, 1980년대 컴퓨터·반도체, 1990년대 백색가전·전기·전자 등의 제조업으로 대한민국을 수출 강국으로 이끌었고, 2009년대 이후에는 IT와 모바일 산업을 중심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전국 기초지자체 중 수출 1위를 지키며 한국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왔다. 그 영광을 이를 다음 산업이 반도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취임 첫날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제조회사인 SK 실트론 구미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현안 사항을 청취할 만큼 반도체 산업 구미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반도체 전쟁은 기업 간 경쟁을 뛰어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만보다 늦게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한 우리나라는 부지런히 쫓아가고 있다. 하지만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분야는 진출도 늦었고 인력도 부족해 뒤처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대기업이 반도체에 대한 대규모 지원과 투자에 나선 이유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인재 공급 정책을 중시해 관련 대학과 대학원 정원을 확대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해 반도체 핵심 전문 인재 15만 명을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총력 지원해 기업들이 5년간 340조 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키로 했다.
구미시 역시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반도체 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으로 반도체 공급의 중심지.
지난 8월 4일부터 ‘국가 첨단전략산업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정부에서는 이 법에 따라 9~10월 중 ‘국가 첨단전략기술’을 지정하고, 특화단지 및 특성화 대학 지정 절차 요건 등을 고시하는 등 첨단산업 투자·인력 지원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지난 8월 11일 산·학·연 협력기반의 ‘산업정책협의체’를 발족하고 반도체 실무협의회(TF)를 구성했다.
향후 반도체 실무협의회에서는 실질적인 세부 전략을 수립해 현안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차세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까지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해진다.
‘차세대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과 ‘K-반도체 벨트’ 영남권 확장은 반도체 산업의 수도권 편중 현상, 대기업 수도권 이탈, 해외 이전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새로운 타개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바탕으로 구미시는 대한민국의 반도체 공급의 중심지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K-반도체 벨트 영남권 확장.
구미시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정책인 반도체 산업 육성을 돌파구로 선택하고 반도체 융합부품 중심의 반도체산업과 차세대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및 K-반도체 벨트 영남권 확장을 통해 대한민국의 반도체 공급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글로벌 주도권 다툼이 각국의 정부와 기업이 공동 대응하는 집단 간 경쟁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기업과 공동 대응 강화를 위해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수립하고, ‘국가 첨단전략 산업법’을 제정하는 등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내에는 SK 실트론, 매그나칩 반도체, ㈜원익큐엔씨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반도체 관련 기업 123개가 소재해 클러스터 구축에 굉장히 쉬운 입지를 가지고 있으며 기존 첨단 IT산업과 유기적 연계로 지속발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구미 국가 5산단 입지를 활용해 신속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며, 신공항예정지에서 20분 거리로 물류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반도체 산업의 필수인 풍부한 공업용수(일 공급 4만3000㎥, 가동률 23%)와 안정적인 전력(5공단 내 에너지센터 건립 중)이 완비돼 있어 특화단지 지정 기반은 충분하다.
구미시도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실증 플랜트 구축’, ‘소프트웨어 기반 지능형 Soc 모듈화 지원’,‘반도체 융합부품 혁신제조 플랫폼 구축’(추진예정) 등 지속해서 반도체 산업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 세계시장 점유율 : SK실트론(12인치 웨이퍼 3위), LG이노텍(통신용 반도체기판 1위), 매그나칩(디스플레이 구동칩 2위), KEC(SSTR 분야 7위), 원익큐엔씨(쿼츠웨어 1위)
△반도체 분야 인력양성.
구미시에 있는 국립 금오공과대학교는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반도체 전공트랙 사업’에 선정됐다.
2022학년도 2학기부터 2024학년도까지 반도체 설계 분야의 전문 교육 과정을 운영해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금오공대 전자공학부 ‘정보전자전공’을 ‘반도체 시스템전공’으로 전공 명칭을 변경한다. 매년 40명의 반도체 설계 전문 학사 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 설계, 제조 및 세트 업체 34개사가 참여하는 산업계 수요 기반 실무교육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의 기반 기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반도체 전공트랙 사업은 ‘차세대시스템반도체 설계 전문인력양성사업’과 연계해 반도체 설계 분야에 석·박사급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체계 구축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금오공대는 또한 SK실트론과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인적자원 역량 강화 △산학연관 협력사업 공동 참여 △연구·개발 과제 공동 참여 △특별강의, 세미나 등 교육서비스 제공 등에 대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반도체 관련 대기업 투자 잇따라.
최근에는 대기업 중심의 반도체 관련 기업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이 구미산단에 1조495억 원을 투자해 300mm 웨이퍼 공장을 증설하고, ‘LG이노텍’은 1조 4000억 원을 투자해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반도체 기판 생산라인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인 ‘쿼츠’ 등을 생산하는 기업인 ‘원익큐엔씨’에서도 구미 하이테크밸리 8만2500㎡(2만5000평)에 800억 원을 투자해 반도체용 소재·부품 제조공장을 증설, 반도체 생산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며, ‘KEC’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 고도화에 2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반도체 관련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김장호 시장은 “국가균형발전과 반도체 산업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안으로 제2의 K-반도체 특구를 반드시 구미에 지정해야 한다”며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에 구미 반도체 인프라의 승수효과가 더해진다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조화로운 균형발전은 국가 생존을 위해 정부가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