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 합법화 가속도…글로벌 바이오 생명산업 도약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전경

국내 대표적인 대마(헴프) 산지인 안동이 국내 최초로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헴프의 산업화 문이 활짝 열렸다.

안동은 2020년 7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헴프는 환각성분(THC)이 0.3% 미만으로 CBD(원료의약품) 성분이 높은 대마를 의미하며 의료용, 산업용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

현재 특구지역은 안동 등 6개 지역 약 39만㎡로 2024년까지 35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헴프 산업화를 위한 다양한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헴프는 그동안 국내에서 마약으로 분류, 엄격하게 관리돼왔으나 규제특구를 통해 바이오 소재로 전환해 국내외 CBD 시장개척을 목표로 △산업용 헴프 재배 △원료의약품 제조·수출 △산업용 헴프 관리 실증 등 3가지 분야에 대해 헴프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헴프 산업은 연평균 두 자릿수 증가율이 예상되는 고성장 산업으로 CBD 추출은 농생명자원인 헴프를 이용해 농업과 바이오산업의 동반성장이 가능한 분야이다.

때문에 경북도는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특구로 인정받는 포항 배터리 특구의 경험을 산업용 헴프 특구에 적용해 특구사업의 조기 안착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팜에서 재배중인 헴프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전국 최초 지정.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는 2020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4년간 특구로 지정받았다. 특구사업 기간 내 실증사업이 실효를 거두고 ‘의료용 합법화’로 이어져야 산업화가 가능하다.

현재 규제특구에는 총괄주관기관인 (재)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을 비롯한 4개 기관과 함께 ㈜유한건강생활, 한국콜마(주), 교촌 F&B (주) 등 31개 특구 사업자 등 총 35개 기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실증사업은 마약류 관리법에 대한 특례를 부여받아 산업용 헴프 재배, 원료의약품 제조·수출, 산업용 헴프 관리 3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국콜마는 특구 내 CBD를 연구·생산할 수 있는 제조설비를 구축했다. 향후 6개 품종의 대마를 재배하고 조직을 배양할 수 있는 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다. 유한건강생활도 CBD를 제조·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BD를 활용한 기저귀 발진 크림을 개발 중으로, 독성 평가와 피부 자극 시험 등을 앞두고 있다. 이외 화장품 소재기업 엔에프씨, 스마트팜 기업 엔씽, 상상텃밭 등도 특구 내에서 자체 연구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대마라는 특수성을 감안 해 블록체인 기반 HEMP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예기치 못한 유출을 사전에 차단해 안전한 산업화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특구 지정 이후 안동시는 신속한 실증 착수와 관련 기업의 지역 유치, 고용 창출, 안동과학대 바이오헴프 학과 신설 등 헴프 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 4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전국 24개 특구 가운데 우수 특구(총 4개 선정)에 선정돼 추가 예산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가 우수특구에 지정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 안동시가 한국형 헴프산업의 거점도시로 도약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루며 활력 넘치는 성장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9일 산업용 헴프 재배현장을 방문해 업무담당자로 부터 재배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헴프 규제자유특구 운영성과 우수특구 선정.

헴프는 환각성분(THC) 0.3% 미만의 대마 식물과 그 추출물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규제 완화 움직임이 커지면서 헴프산업 시장은 매년 24% 이상 급성장하고 있는 현실에 발맞추어 규제자유특구에서는 국내에서도 수출 목적에 한해 산업용 재배와 소재 추출을 허용하게 됐다.

대마의 특성상 식약처의 부정적 의견이 상당했으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안동시는 2018년 전국 최초로 대마산업 육성 지원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대마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 CBD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대마 취급 규제 완화 추세와 더불어 헴프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중 글로벌 의료용 대마시장은 2018년 134억 달러에서 2024년 454억 달러로 연평균 22.9%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다. 미국 내 일부 주와 캐나다, 우루과이 등은 대마를 전면 허용했고, 독일을 비롯한 유럽 내 국가는 의료용 대마를 환자에게 처방하고 있다. 의료용 대마와 CBD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최근 식약처는 국내에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용 대마에 대한 국제적 흐름과 희귀 난치질환자 등 취약계층 환자의 치료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경북바이오2차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바이오생명 그린밸리 국가산단 조성 목표.

안동시는 향후 대마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곧바로 대마 산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춰둔 상태다. 2018년 3월 국내 최초로 대마산업육성지원 조례를 지정하고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일대에 14만㎡ 규모의 대마 재배단지도 마련해둔 상태다. 대마 재배와 CBD 성분 추출, 유통 관리 등을 담당하게 될 기업을 모아 컨소시엄도 구성했다.

총괄주관기관인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내 준공된 입주보육동은 초임계 유체 추출시스템 및 검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헴프의 유용한 물질인 CBD추출·정제 및 시제품 개발기능과 THC검사 기능을 갖춘 ‘헴프실증지원센터’로 거듭날 예정이다.

또한 안동포타운 내 스마트팜은 국내 최초로 의료목적의 표준 헴프 재배 실증과 향후 스마트팜 보급을 위한 생산성 검증 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앞으로 시는 대마 생산 인센티브 지원금 지급으로 재배동기 부여, 스마트 농업이 가능한 대마 수확 농기계 개발 추진, 급변하는 해외사업 환경에 신속한 대응을 위한 HEMP 바이오 자문단 구성, 의료용 HEMP 소재 중심의 생명 그린밸리 국가산단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안동시는 풍산읍 매곡리 1차 단지와 인접한 곳에 조성 중인 49만5537㎡ 규모의 경북바이오2차산업단지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2023년 완공 예정인 이곳에는 바이오·백신, 헴프, 식료품 분야 기업·기관 등을 유치해 세계적인 바이오·백신, 헴프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1차 산단에는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백신상용화지원센터(구축 중) △백신전문인력육성지원센터(구축 중)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SK바이오사이언스·플라즈마 등이 입주해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 바이오생명엑스포 조직위 출범.

경북도도 헴프 산업이 신규 일자리 확대와 지역의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을 이끌 바이오산업으로 경북의 성장동력이라 믿는다.

백신과 헴프 등을 필두로 바이오산업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며 오는 10월 처음으로 안동에서 ‘바이오생명 엑스포’를 개최한다. 조직위 공동위원장은 이철우 경북지사, 권기창 안동시장,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 3명이 맡기로 했다.

경북도는 지역 바이오산업 거점기관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미래 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 선점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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