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가 만연하고 있다.

실직과 소득 감소 등 개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복지센터 불안 장애 상담 건수는 2020년 상반기 1만8931건으로 지난 2019년 1만3067건보다 44.8%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30세대인 MZ세대를 중심으로 심리상담카페 이용은 물론, ‘명상’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명상의 가치와 효과를 실제 사례를 통해 5편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문화도시 서울, 명상의 선두 도시로
2. 4대 종교 성지 전남 영광군, 힐링과 명상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3. 경주 감포, 불교 통해 세계 명상의 중심 꿈꿔
4. 충북 충주 깊은산속옹달샘, 생활명상의 허브 센터로
5. 철강도시 포항, 명상 활성화로 힐링도시 탈바꿈

△경주 감포 대관음사, 해변힐링명소로 자리잡다

경주 감포는 바닷가 마을로서 피서철만 되면 많은 인파로 붐비는 곳이다.

관광으로는 지역민들에게 익히 알려졌지만, 사실 이곳은 명상 명소이기도 하다.

대관음사는 우학 큰스님이 서원을 세워 대구, 포항에 이어 감포도량까지 설립됐다.

대관음사 감포도량(해룡일출대관음사,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46-2)은 1층 노천법당(해월관세음보살 및 요사채), 2층 성취기도법당 및 갤러리, 3층 종무소·카페테리아·서점, 4층 정토전·왕생전(천도법당), 5층 무일 선관쌍수 선방, 옥상 일출 하늘법당(사방불)으로 꾸려져 있다.

옥상 등 일부 공간은 아직 구현이 덜 된 채 불사를 위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해 세계명상센터 해변힐링마을인 이곳은 센터의 전초기지 겸 바다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외부에도 불상과 16나한상이 모셔져 있으며 나한상 별로 각각 다른 소원성취를 기원할 수 있다.

티벳 불교문화의 일종으로서 불상에 개금(금박을 입히는 것) 불사도 할 수 있으며, 입구에는 지혜경을 새긴 석판이 있어 손을 대는 사람에게 신비한 힘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명상’을 테마로 하면서 지역에선 이례적으로 연계 방문 코스화가 된 이곳 역시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다만, 비대면 법문 강연 등을 통해 원격 법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옅어지고 종식된다면 더욱 많은 인파가 들리게 될, 명상과 관해서는 최적의 장소였다.

1층에 티벳에서 모셔온 집금강신 불상이 맞이하고 있고 불교 서적을 구매하거나 커피 등을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자리잡고 있다.

2층에는 백제, 고구려, 신라풍의 불상이 명상객들을 맞이한다.

이중 백제와 고구려 불상은 실제 어렵게 모셔온 당대 제작 불상이라고 한다. 한번 울리면 번뇌를 없앨 수 있다는 금고(金鼓·금속 북 종류)도 있다.

특히 이곳 스님 설명에 따르면 비로자나불상 안에는 흙으로 모양을 만들고 바깥에는 삼베로 모양을 만들었는데 1000년이 가도 색이 바랠지언정 그 형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이색적인 면모가 있다.

갤러리 공간에는 수안·만공·월하·성파·덕진·숭산 큰스님 등 고승대덕 스님들의 그림이 방문객들로 하여금 명상과 함께 힐링의 사고(思考)를 열게 한다.
 

△티벳·미얀마·베트남 등 세계 불상이 함께 하는 산해 세계명상센터

대관음사 감포 도량을 지나 차로 좀 더 이동하게 되면 산해 세계명상센터(무일선원 무문관)가 반긴다.

입구로 가는 길 초입에는 금색 석가모니 부처님이 자리한 산문 칠성각이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다.

산해 센터의 정문 앞에서부터 주지스님인 우학 큰스님의 손길이 느껴진다.

마치 명상을 위해 찾아온 손님들을 위해 친절하게 안내하듯이 산길명상이라는 둥근 이름표에는 스님이 적은 명상 구절이 적혀 있다.

‘내가 자신을 푸대접하면 세상도 나를 푸대접한다. 내가 자신을 대견스러워 할 때 세상도 나를 대견스러워한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 일에서 잠시라도 한 발 물러서라’, ‘당장은 힘들더라도 왠만하면 용서해라’, ‘눈을 뜨고 보라. 주위에 부처님께서 계신다. 그것도 살아계신 부처님께서 지금 나를 보살피고 있다’ 등등 친근하면서도 실생활에서 위로받을 힐링 문구가 보는 이의 마음을 한껏 가볍고 밝게 한다.

이 문구들은 해우소뿐만 아니라 센터 전체에 줄지어 위치해 방문객들이 명상 동안 ‘생활화두’를 잡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TV다큐멘터리이자 영화로 개봉된 ‘무문관’으로도 유명해진 이 곳은 엄정한 수행공간과 힐링 명상 공간이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는 ‘하나의 마을’ 같았다.

이곳에서 15개에 이르는 도량참배를 모두 마치면 어느새 달라진 자신의 마음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순서가 많아도 무겁지 않고 가볍게 행할 수 있기에 신도들은 물론, 일반 방문객들도 삼삼오오 센터 경내를 둘러보며 편안히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티벳·미얀마·베트남 등 세계 곳곳의 불상은 물론, 석굴 안에 있는 관세음보살상 참배와 더불어 마니챠 돌리기, 보리수 나무 아래 명상하기, 업장 씻어주시는 부처님 관불 등을 하면서 기존 한국불교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체험도 누릴 수 있었다.

생각보다 넓은 센터의 규모에 길을 잃을 수 있는 방문객들을 위해서 곳곳엔 안내 지도판도 설치돼 있다.

특히 무문관 장소를 방문하자 정갈하면서도 명료한 분위기 속에 스님들의 수행이 진행되고 있었다.

오직 밖에서만 문을 열 수 있는 무문관 수행은 하루 한끼 지급에 오롯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처절한 수행법이라고 한다.

불교에서도 가장 고독하고 치열한 수행법으로 평가받는다.

공양구를 통해 전달받는 종이 쪽지로만 무문관 바깥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감옥 독방생활이 떠오를 정도다.

취재 당시인 지난 7월의 경우, 조계종 산하 하안거 기간이기도 하지만 이곳 무문관 수행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우학 큰스님을 비롯한 각 스님들의 이러한 수행이 센터 내 명상 흐름을 주도하면서도 삿됨을 배격하는 기준점이 되고 있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학 큰스님에게 전해듣는 명상 지도

과학이 발달하고 물질문명이 발달하지만 인간 소외 등으로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모든 질병도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우학 큰스님은 이 시대에 정신적 위안과 자기 중심을 잡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명상과 참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해 세계명상센터도 사람들에게 명상 등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목표였다.
 

우선, 큰스님은 고등학생 당시 삼촌이 갑자기 아파 링겔의 잘못된 투여로 쇼크사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 끝에 출가했다고 한다.

큰스님은 산해 세계명상센터가 모두를 위한 곳이라고 정의한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완전 개방을 해 타종교인 등 어떤 사람들에게도 명상을 위해 ‘모두가 주인인 도량’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복안이다.

큰스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명상을 스님들의 전유물로 생각해온 고정관념이 있는데 사실은 아니다.

명상은 마음의 안정에서 시작돼 자기 자신을 냉철히 살펴보는 것이고 어렵지 않은 방법이라고 정의한다.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는 것, 불경을 사경하는 것, 염불 등도 다 명상의 범주에 들어간다.

금강경, 신묘장구대다라니, 관음정근 총 3가지만 해도 평생을 공부해도 다 못할 정도라고 한다.

요즘 불자들이 너무 산만하게 많이 하는데 이것도 어찌보면 현대불교의 병폐일 수 있다고도 했다.

화두를 이것저것 잡아도 공부가 안되듯이 부처님 이름, 경전도 너무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지도다.

절 및 예배도 중요한 명상이고 참선도 마찬가지다.

간화선, 위빠사나, 사마타 등이 있는데 관세음보살을 관하면서 ‘관(觀)하는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방법도 존재한다는 것.

스님은 이 5가지 요소를 종합해 ‘선관쌍수’(禪觀雙修)라는 이론을 정립했다.

금강경 중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 라는 구절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모양이나 소리에 너무 현혹돼 본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지론이다.

언제나 깨어있는 마음과 지성으로, 자기중심을 지키고 바른 정신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두도 한때 옳았다는 것이 지나면 변하게 되면서 허물이 되는 것을 반복한다.

이에 사바세계 중생으로서 보이고 들리는 것은 집착하지 말고 초연히 ‘관조’(觀照)하는 자세로 살아가면 편하고 자기 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방향도 제시됐다.

우학 큰스님은 “산다는 것이 다 그렇고 그런 것인데 남한테 피해주지 말고 남에게 내가 조금이라도 필요하다면 자기 자신을 조금 희생하면서도 도와주는 것을 통해 모두가 편안한 인연관계를 가꿔가야 곧 불교의 ‘연기’를 이 사회에 잘 실천하는 길”이라며 “너무 허황하고 이론적인 것들보다는 생활 속에서 상대, 이웃에게 감화를 주고 편안함을 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시대다. 그것이 불교고 너무 자신의 것만 챙기고 이기적인 종교는 큰 종교, 대승종교라고 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학 큰스님은 통도사 행자 시절 당시 보름 만에 관세음보살이 꿈에 나타나는 몽중가피를 경험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