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결집 지지층 30% 중반도 안돼…과거와 미래로 선명하게 갈라야, 국민의힘 거론 주자들 '뻔한 사람들'
실리콘밸리에서 할 수 있는 IT산업, 판교에서도 무조건 할 수 있도록 규제개선 더 화끈하게 실행해야
정부 R&D 예산 삭감 '부끄러운 일'…왜곡된 교통재정부터 바로 잡을 것, 정권 교체기 TK 선택에 희망 달려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인 이준석 의원은 ‘과거와 미래’로 조기 대선 구도를 재편되면 선거에 이길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앞서 대선에 출마했거나 대선 후보로 거듭 거론되는 과거의 인물들과 미래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면 본인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7일 경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수 대 진보로 갈라서는 보수 진영의 많은 사람이 기대하는 선거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보수’라는 단어로 결집할 수 있는 지지층이 30% 중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경험해봐서다.
△거대양당 대선 주자 대부분 ‘과거’ 인물…이재명 대척점 경쟁 자신
이 의원은 “그런 상황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이라는 약삭빠른 사람이 자기가 중도 보수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그런 말 하면서 그 구도에서 (지지층을) 잠식하려는 것”이라며 “선명하게 과거와 미래를 갈라야 된다. 과거와 미래를 가르면 이재명이라는 사람은 과거로 갈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 대표가 상당한 언론 지분을 가지고 하는 말들이 많이 보도되니까 대단한 우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우위를 갖고도 쏟아낸 말들을 보면 진짜 한심하기 그지없다”라며 “예로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만들어 지분을 30%씩 들고 있으면 세금 안 내도 된다는 것은 선동이자 멍청함”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재명이 하는 말 틀리다 정도 지적할 똑똑한 사람들이 대척점에 서야 한다”라며 “제가 만약 이 대표 대척점에 서는 위치까지 가면 낱낱이 지적해 그 가면을 벗길 자신이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의원이 앞서 말한 과거 진영에는 국민의힘 주자들도 포함된다. 보수 대통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국민의힘에 (거론되는 주자들이) ‘뻔한 사람들’ 아닌가”라면서 “그중에서 미래를 대표하는 사람이 나온다고 한들 미래를 놓고 경쟁했을 때 그 분들이 더 우위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다만, “진짜 미래를 놓고 다툴 때는 국민의힘과 저희가 경쟁해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다”라면서 “국민의힘 경선에서도 바람이 일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거대양당과의 동행 고려 안 해…尹, 자기 반성 필요
그는 먼저 “지금 계엄이 터져서 선악 구도 같이 보이지만, 과거와 미래 구도로 가면 (민주당) 저기도 과거 중에 과거”라며 “민주당에도 젊은 의원들이 있지만, 매일 하는 게 불평이고, 매일 투쟁의 대상만 찾고 있다. 해외지도자들과 경쟁할 생각은 전혀 없고, 국내에서 아웅다웅하면서 자기 목소리 높인다”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탄핵 당하고, 대선까지 지면 당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이 될 텐데, 거기 가서 제가 뭘 한다고 하더라도 안 되면 또 저한테 뒤집어 씌울 것”이라며 “잘 되면 또 잘나서 된 줄 알고 뭐라고 할 것이고, 그것을 경험해본 사람이 왜 또 그 경험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에서 당 운영을 맡기는 결정을 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과의 결별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정권을 만드는 과정에서 본인 정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합심해 (대통령을) 만든 사람인데, 본인이 성과를 독차지하려고 하다가 결국 보수 진영을 절단 내고 본인도 불명예스러운 결말을 맞은 것”이라며 “저한테는 (사과) 안 해도 좋으니까 보수 진영 전반에서 본인을 도왔던 사람들에게 진솔한 사과 한 번 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성장 중요 시기…TK 선택에 희망 달렸다
이 의원은 이번 조기 대선에서 대한민국의 성장을 강조해나갈 방침이다. 박근혜 정부 이후 10여 년 동안 복지 담론이 주를 이뤘지만, 미래에는 기업이 창의를 바탕으로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확실하게 풀어버리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규제 기준국가제’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도 규제 샌드박스 등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저는 더 화끈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대한민국에서 사업할 때 한국의 규제 때문에 사업 못하고 미국이나 일본 가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더는 나오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로 IT 사업을 할 때 실리콘벨리에서 할 수 있는 거면 대한민국 판교에서 무조건 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가 교육도시로서 위상을 되찾도록 하겠다고도 공약했다. 보수 정권에서 연구·개발 예산을 삭감한 것을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하면서다.
이 의원은 “산·학이 동시에 투자로 발전해야 되는데, 대한민국에 돈이 없다니까 R&D 예산을 깎아버려서 미래를 잠식한 것”이라며 “보수 정권에서 굉장히 부끄러웠던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라고 해서 지지할 게 아니라 교육으로 먹고 사는 대구에서는 강하게 반대했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 돈이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에 있는 학생들이 자기 하고 싶은 연구하는데 들어가는 돈인데, 그것을 깎는다고 해도 보수 대통령이 하는 거니까 맞는 가보다 해서 아무 소리 안 하고 있다가 이렇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의 경우 연구나 교육에 투입되는 비용이 너무 적어서 경쟁력을 못 살리고 있다”라며 “저는 과감하게 조정해 자금을 지원·투입하고, 하고 싶은 연구도 할 수 있도록 왜곡된 교육재정부터 바로잡아 대구가 인재의 산실처럼 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될 당시의 대구를 떠올렸다. 엑스코 연설을 통해 탄핵의 강을 넘고, 보수를 살려보겠다는 각오에 호응했던 경북·대구 지역민의 호응도 회상했다.
이준석 의원은 “지역에서 화답해주셔서 당 대표가 됐고,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라며 “물론 그 뒤에 윤 정부에서 저를 쫓아내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때 희망찼던 모습이 계속 생각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TK도 새로운 정치, 새로운 보수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고, 저도 신나서 일했던 기억이 있는데, 보수의 위기가 2∼3년 만에 찾아오고 말았다”라며 “대구·경북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시 한 번 희망이 싹 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